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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정주영 정신까지 꺼냈다" 中시장 재도전 나선 독기 오른 현대차

아이오닉 V에는 대형 디스플레이 기반 인포테인먼트 시스템과 인공지능(AI) 기능이 적용되고 현지 IT 생태계와 연동되는 서비스가 탑재될 예정이다. 중국 최고기술책임자 허재호 전무는 "중국에서 생산하는 전 차종의...

"정주영 정신까지 꺼냈다" 中시장 재도전 나선 독기 오른 현대차

2026 베이징 국제 모터쇼 현대자동차 미디어 간담회에서 답변하고 있는 현대자동차 호세 무뇨스 사장. 사진=현대차그룹

현대차그룹이 베이징 국제 모터쇼에서 아이오닉과 현지화 전략을 전면에 내세우며 중국 시장 재공략에 나섰다. 과거 중국 시장에서의 실패를 인정하고 정주영 창업회장의 도전 정신까지 언급하는 등 그룹 차원의 총공세가 이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다만 첨단 모빌리티 기술을 앞세운 중국 기업들이 이미 내수 시장 주도권을 장악했으며 글로벌 확장까지 이어지고 있어 중국은 물론 국내에서도 사활을 건 승부가 불가피하다는 평가가 나온다.

무뇨스 사장 “향후 5년간 중국 시장 20종 신차 투입”

2026 베이징 국제 모터쇼(오토차이나 2026) 현장에 현대차그룹 주요 경영진이 총출동하며 중국 자동차 시장 경쟁이 뜨거워고 있다. 시장 규모는 물론 전동화와 소프트웨어 중심 자동차 기술로 무장한 중국 시장에서 승부를 보겠다는 선언으로 풀이된다.

오토차이나 2026은 전시 면적만 약 38만㎡ 규모로 축구장 50개에 달하는 공간에 1400여 개 모델이 전시된 글로벌 최대 모터쇼다. 4월 24일부터 5월 3일까지 진행되며 올해 현장에선 글로벌 완성차 기업들이 일제히 ‘중국을 위해(For China)’를 내세우며 현지화를 강조하는 점이 두드러진다.

현대차그룹 역시 중국을 핵심 시장이라 공식화했다. 호세 무뇨스 현대차사장은 현장에서 “중국은 세계 최대 자동차 시장임과 동시에 전기차와 소프트웨어 정의 차량 분야에서 가장 앞선 생태계를 갖춘 시장”이라며 “이 시장에서 진정한 경쟁력을 입증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중국 전략의 배경도 직접 언급했다. 무뇨스 사장은 “현대차는 지난 24년간 중국에서 약 1200만대를 판매했지만 상황이 좋을 때 과신하고 안주했다”며 “파트너사와 딜러, 고객의 목소리를 들으며 겸손해지는 법을 배웠다”고 말했다. 2016년 중국에서 약 180만대(현대차 약 114만대, 기아 약 65만대)를 판매하며 호조를 기록했으나 사드 사태로 한중 외교 관계가 틀어지며 최근까지 점유율을 회복하지 못한 최근 흐름을 극복하겠다는 의도로 풀이된다.

전략도 구체적으로 제시됐다. 향후 5년간 중국 시장에 20종의 신차를 투입하고 2030년까지 연간 판매량을 50만대 수준으로 끌어올린다는 방침이다. 무뇨스 사장은 “도전을 받아들이고 도약하는 것이 정주영 창업회장의 철학”이라며 “그 정신을 바탕으로 중국 시장에서 다시 도약하겠다”고 강조했다.

(왼쪽부터) 중국 CTO 허재호 전무, 현대제네시스 글로벌디자인담당 이상엽 부사장, 현대자동차 호세 무뇨스 사장, 베이징현대 우저우타오 동사장, 리펑강 총경리, 리솽솽 상임부총경리. 사진=현대차그룹

현지화로 탄생한 아이오닉V, 중국 공략의 해법되나

오토차이나 2026에서 공개된 아이오닉 V는 재도전의 출발점이다. 중국 시장에 맞춰 설계된 첫 전략형 전기차로 글로벌 모델 중심 접근에서 벗어난 전환의 상징으로 평가된다.

아이오닉 V는 개발 단계부터 현지화를 전제로 만들어졌다. 플랫폼은 합작 파트너인 베이징자동차와 공동 개발했고 배터리는 CATL 제품을 탑재했다. 중국 자율주행 기업 모멘타의 첨단 운전자 보조 시스템을 적용해 고속도로 기반 레벨 2+ 수준의 자율주행 기능도 구현했다. 이미 자율주행 등 첨단 기술에서 세계 최고 수준으로 평가받는 중국에서 검증된 현지 기술을 활용하는 것이 현실적인 전략이라는 판단이 반영된 것으로 해석된다.

박민우 현대차·기아 AVP 본부장은 현장에서 중국 기술 도입과 관련해 최종 목표는 내재화라고 선을 그었지만 시장 대응 속도를 고려한 접근이라는 점을 강조했다. 중국 시장에서 경쟁력을 확보하기 위한 일종의 중간다리 전략인 셈이다.

차량 구성은 중국 소비자 취향을 적극 반영했다. 아이오닉 V에는 대형 디스플레이 기반 인포테인먼트 시스템과 인공지능(AI) 기능이 적용되고 현지 IT 생태계와 연동되는 서비스가 탑재될 예정이다. 중국 최고기술책임자 허재호 전무는 “중국에서 생산하는 전 차종의 자율주행 성능을 강화하고 아이오닉 브랜드를 레벨 2++ 수준까지 고도화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아이오닉 V의 출시 시점 역시 전략적으로 설정됐다. 아이오닉 V는 올해 연말 중국 시장에 투입될 예정인데 전기차 보조금 축소와 경쟁 심화가 동시에 진행되는 시기다. 무뇨스 사장은 이에 대해 “근원적 경쟁력이 중요하다”며 “지원이 줄어드는 환경에서도 경쟁할 수 있는 구조를 만들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편 현장에서는 현지 기업과 협력 관계를 상징적으로 보여주는 장면도 연출됐다. 쩡위친 CATL 회장이 아이오닉 V 공개 직전 현대차 부스를 찾아 장재훈 현대차그룹 부회장과 짧은 환담을 나눴다. 쩡 회장은 “CATL 배터리가 탑재된 현대차의 전기차가 중국뿐 아니라 전 세계로 확대됐으면 한다고” 말한 것으로 알려지며 업계에선 향후 두 기업의 협력 확대 가능성을 보여주는 신호로 해석하고 있다.

아이오닉 V. 사진=현대차그룹

아이오닉 V 실내. 사진=현대차그룹

현대차 부스를 찾은 쩡위친 CATL 회장(왼쪽). 사진=연합뉴스

6분 충전에 자율주행 칩까지…“경쟁 쉽지 않다”

현대차의 비전이 나왔으나 쉽지는 않을 전망이다. 중국 완성차 업체들이 배터리와 자율주행, 소프트웨어까지 전 영역에서 경쟁력을 끌어올린 모습을 보여줬기 때문이다.

특히 배터리 기술이 눈에 띈다. CATL은 3세대 리튬인산철(LFP) 배터리 ‘선싱’을 공개하며 충전 속도를 대폭 끌어올렸다. 10%에서 98%까지 약 6분 27초, 10%에서 80%까지는 3분대로 충전이 가능해 전기차 사용 경험을 향상시킬 것으로 기대된다. 완성차 업체들도 이에 맞춰 성능을 강화했다. BYD는 초고속 충전 기술을 적용한 전기 SUV를 선보이며 약 9분 만에 90% 이상 충전 가능한 성능을 자랑했고, 고성능 브랜드 양왕은 최고 속도 400km/h를 넘는 전기 스포츠카를 공개했다.

자율주행과 차량 구조에서도 괄목할만한 성장을 이뤄냈다. 전기차 스타트업 니오는 자체 개발 자율주행 칩을 탑재한 모델을 공개했고 샤오펑은 AI 기반 주행 시스템을 적용한 차량으로 기술 고도화를 강조했다. 지리자동차그룹은 운전대가 없는 로보택시 전용 프로토타입 ‘EVA 캡’을 선보이며 레벨4 자율주행 상용화를 전제로 한 차량 구조를 선보였다.

중국 기업들의 기술력은 이미 시장 지표로 이어지고 있다. 내수 시장에서 로컬 브랜드 점유율이 약 70% 수준까지 올라서며 수입 브랜드를 밀어냈으며 사실상 시장 주도권이 중국 업체로 넘어간 흐름이다. 경쟁력은 내수에 머물지 않을 것으로 분석된다.

BYD는 이미 한국 시장에 진출했고 지리자동차그룹 산하 프리미엄 브랜드 지커 역시 국내 출시를 앞두고 있다. 실제로 지커는 한국 시장을 주요 전략 거점으로 보고 진출을 공식화한 바 있으며, 오토차이나 2026 현장에서 양쉐량 지리홀딩그룹 부사장은 프리미엄·럭셔리 제품군을 한국 시장에 투입할 계획이라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

세계 최대 자동차 시장에서 진행된 모터쇼는 중국 업체들의 기술력과 글로벌 진출로 이어지는 전략을 확인한 자리로 해석된다. 업계에서는 현대차가 중국 시장 재도전에 나선 동시에 중국 기업들의 국내 진입까지 대응해야 하는 구도가 본격화됐으며, 이번 모터쇼가 경쟁의 난이도를 보여준 현장이라고 평가하고 있다.

지리자동차그룹이 오토차이나 2026에서 로보택시 프로토타입과 첨단 AI 기술 생태계를 공개했다. 사진=지리자동차그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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