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접 차 타고 점검, 정의선의 지피지기 경영
아이오닉 V 전격 공개, 중국 재공략 승부수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이 29일 중국 베이징에서 열린 2026 베이징 모터쇼 내 현대차 부스를 찾아 아이오닉V를 살펴보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포인트데일리 성창훈 기자] 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회장이 29일(현지시간) 중국 베이징 국제전람센터에서 개막한 '오토차이나 2026(베이징 모터쇼)' 현장을 직접 방문했다.
30일 현대차에 따르면 정 회장이 베이징 모터쇼를 직접 찾은 것은 지난 2018년 이후 8년 만이다. 이는 세계 최대 자동차 시장인 중국에서 결코 물러서지 않겠다는 강력한 의지를 대내외에 천명한 것으로 현대차그룹의 ‘차이나 리부트’ 전략이 본격적인 실행 궤도에 올랐음을 알리는 신호탄으로 풀이된다.
◇ 현장 경영으로 확인한 '지피지기'… 직접 차 타고 문 두드린 정의선
현대차에 따르면 전시장에 나타난 정 회장은 곧장 중국 기업들의 기술력을 확인하기 위해 발 빠르게 움직였다. 세계 전기차 판매 1위인 BYD를 비롯해 지리자동차, 샤오미, 화웨이 등 현지 전기차 및 정보기술(IT) 강자들의 부스를 일일이 방문하며 한참 동안 현장을 살폈다.
특히 정 회장은 중국 업체들의 전시 차량에 직접 탑승해 내부 마감 재질과 사용자 인터페이스(UI)를 꼼꼼히 점검했다. 정 회장은 현지 업체들의 비약적인 성장을 현장에서 눈으로 확인하며 임직원들에게 "중국은 가장 어렵지만 동시에 가장 많이 배워야 할 시장"이라고 강조했다. 이는 중국의 속도전에 밀리지 않기 위해 현장 경영을 통해 기술 격차를 직접 확인하고 대응 전략을 마련하겠다는 정 회장의 평소 지론이 반영된 행보로 풀이된다.
◇'아이오닉 V' 앞세운 전동화 승부수… 현지 생태계 깊숙이 침투
현대차가 2026 베이징 국제 모터쇼’에서 ‘아이오닉 V’를 세계 최초로 공개했다. 사진=현대자동차
정 회장은 이번 모터쇼에서 현대차의 중국 전략을 '중국에서, 중국을 위해(Made in China, For China)'로 재정립하고 그 첫 결과물인 전용 전기차 '아이오닉 V'를 세계 최초로 공개했다. 아이오닉 V는 중국 소비자의 라이프스타일에 최적화된 공간 구성과 현지 IT 생태계를 반영한 인포테인먼트 시스템을 탑재해 현지 미디어의 큰 관심을 끌었다.
또한 정 회장은 독자 노선을 고수하던 과거 방식에서 탈피해 철저한 '실용주의' 파트너십을 선택했다. 중국 자율주행 기업 모멘타(Momenta)와의 기술 협력을 강화하고 세계 최대 배터리 기업 CATL과의 협력 관계를 공고히 함으로써, 현지 공급망 안정화와 가격 경쟁력을 동시에 확보한다는 전략이다. 이는 중국 현지 기술 생태계와 결합해 시장 점유율을 회복하려는 정 회장의 치밀한 계산이 담긴 행보로 평가된다.
◇파격적 제품 혁신과 라인업 다변화… 'EREV' 카드로 시장 공략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 사진=현대차그룹
정 회장의 구상은 단순한 전기차 출시를 넘어 제품 포트폴리오의 근본적인 혁신으로 이어진다. 현대차는 향후 5년 내에 총 20종의 신차를 중국 시장에 순차적으로 투입할 계획이다. 특히 내년에는 중국의 충전 인프라 상황과 광활한 영토 특성을 고려한 주행거리 연장형 전기차(EREV) 모델을 전격 도입하기로 했다.
이는 순수 전기차(BEV)로의 급격한 전환 과정에서 발생하는 소비자들의 주행거리 불안감을 해소하고, 내연기관과 전기차의 장점을 결합해 틈새시장을 파고들겠다는 전략이다. 정 회장은 하이브리드와 전동화 기술력을 바탕으로 중국 소비자들에게 가장 현실적이고 효율적인 모빌리티 솔루션을 제공하며 판매 반등의 발판을 마련한다는 복안이다.
◇"5년 내 50만 대 회복"… '차이나 리부트'로 역전 드라마 쓴다
업계에서는 정 회장의 이번 베이징 등판이 현대차그룹이 중국 시장을 포기할 것이라는 세간의 우려를 단번에 불식시켰다고 보고 있다. 북미와 유럽에서 현대차를 세계 3위권으로 끌어올린 정 회장이 이제는 '가장 아픈 손가락'인 중국에서 역전의 드라마를 준비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정 회장은 연간 판매량 50만 대 회복을 목표로 브랜드 이미지를 프리미엄 친환경 브랜드로 완전히 탈바꿈시키겠다는 청사진을 밝혔다.
글로벌 시장의 진정한 강자로 거듭나기 위한 마지막 퍼즐인 중국 시장 정상화에 정 회장의 모든 역량이 집중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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