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일 경기도 고양 일대 농지.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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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일 농림축산식품부가 발표한 농지조사 후속조처의 핵심은 특별조치법을 만들어 상속 농지 및 고령농의 휴경지, 관행적 임대차 등이 현행 농지법을 위반하더라도 조건 없이 처분하지 않기로 한 것이다. 농식품부는 지난달만 하더라도 이런 사안을 ‘경미한 농지법 위반’으로 규정하고, 정식 임대차 체결 등의 양성화 또는 농지은행에 위탁할 경우 처분을 유예하겠다는 방침을 세웠었다. 그러나 이번 조처로 현행 농지법 위반 사항을 그대로 두더라도 특별법을 만들어 무력화하는 모양새가 됐다.
정부는 처분 대상이 되는 투기 행위의 유형도 제시했다. 이를 보면 △토지거래허가구역 내에 영농계획서를 제출해 농지를 취득(상속 제외)하고도 방치하거나 임대하는 경우 △시세 차익을 목적으로 허위 영농계획서를 제출해 농지를 취득하고 방치하거나 임대하는 경우 △농업법인을 만들어 농사를 짓지 않고 농지를 쪼개 팔거나 임대하며 부동산 수익을 올리는 경우로 제시했다. 정부가 파악한 토허구역 내 농지만 15만㏊로, 그중 거짓 영농계획서를 낸 경우 등을 확인할 방침이다. 정부는 충분한 소명 기회를 준 뒤 현행 농지법에 따라 처분명령 여부를 정하기로 했다. 이런 명백한 투기가 아니라면 상속 농지 휴경이나 고령농, 관행적 임대차 농지 등은 모두 강제처분을 하지 않는다. 농지은행에 맡기는 것도 의무가 아니라 선택 사항으로 했다. 다만 지방자치단체마다 투기에 대한 판단이 달라 제각각 처분할 우려에 대해서 송미령 농식품부 장관은 “자의적으로 처분하지 않도록 전국 공통 가이드라인을 가지고 처리하겠다”고 말했다.
정부는 특별조치법을 통해 2~3년간 특례 기간을 두고, 관행적 임대차는 서면 계약을 체결하면 적법한 임대차로 인정하기로 했다. 미허가 시설도 사후 허가 신청을 가능하도록 하고, 장기간 임야화된 농지 등의 지목을 변경할 수 있도록 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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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가 사상 최초로 농지 전수조사를 추진하는 과정에서 농촌 현장의 다양한 사례를 충분히 고려하지 않고 투기 엄벌 기조 메시지를 앞세우는 바람에 현장의 불안을 키워 ‘스텝이 꼬였다’는 지적이 나온다. 민간 농업 연구단체인 지에스앤제이(GS&J)의 황의식 농정혁신연구원장은 “현재 농지 활용 실태가 어떤지조차 알 수 없기 때문에 전수조사 취지는 의미가 있는데, 강제처분이 강조된 면이 있다”며 “농지법상 처분에 대한 유예 기간이라도 좀 더 뒀다면 이 정도까지 혼란이 커지진 않았을 것”이라고 말했다.
내년 상반기엔 조사 결과를 토대로 현실과 괴리된 내용을 보완하는 농지법 개정도 추진한다. 헌법의 ‘경자유전’(농사를 짓는 사람이 농지를 보유해야 한다) 원칙이 훼손되는 것 아니냐는 논쟁이 일 가능성도 있다. 송 장관은 “경자유전 원칙이 지향하는 바는 농지 투기를 막아야 한다는 것”이라며 “예외적 조항을 운영하는 게 농지법이고, 농지법이 30년 전에 만든 묵은 제도이기 때문에 현실에 맞게 바꾸는 것에 대해선 이견이 별로 없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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