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상혁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6일 국회에서 열린 정무위원회 제1차 전체회의에서 여당 간사로 선임된 뒤 인사말을 하고 있다. 국민의힘은 원구성 강행에 반발해 이날 회의에 불참했다. 오승현 기자
22대 하반기 국회에서 정무위원장 자리를 국민의힘에서 가져온 더불어민주당이 부동산감독원 설치 등 이재명 정부의 핵심 국정과제를 위한 법안 처리에 속도를 내기로 했다. 7월 세제 개편안을 통해 부동산 가격 안정화에 나서는 정부는 특별사법경찰(특사경)을 통해 투기 매매 정황을 낱낱이 들여다 볼 수 있는 부동산감독원의 설치를 요구한 것으로 알려졌다. 아울러 정무위는 자본시장 개혁을 위한 주가누르기방지법과 저신용자의 정책대출 확대를 위한 서민금융진흥원법 등도 연내 입법을 완료한다는 방침을 세웠다.
6일 민주당에 따르면 정무위와 당 소속 K자본시장특별위원회 등은 회의를 열고 하반기 주요 입법 과제로 부동산감독원법 등을 포함해 총 9개의 법안을 선정했다. 정무위의 한 의원은 “의원 워크숍에서 정부가 요구한 부동산감독원법 설치 등이 하반기 입법 과제로 선정됐다”고 밝혔다.
이미 발의돼 정무위에 계류 중인 부동산감독원법은 국무총리실 산하에 부동산감독원 설치를 골자로 한다. 부동산감독원은 불법 전매, 부정 청약, 시세 조작 등 부동산 관련 26개 법령 위반 행위를 단속한다. 소속 직원에게 특사경 권한을 부여해 압수수색 및 체포 등 강제 수사를 직접 진행할 수 있도록 설계됐다. 아울러 금융거래 정보 및 대출 현황 등 신용 정보를 영장 없이 열람하고 현장 조사 및 장부·서류 영치까지 요구할 수 있는 강도 높은 조사 권한을 포함하고 있다. 세제 개편안과 함께 부동산감독원이 출범할 경우 시장에 가격 안정에 대한 강력한 메시지를 낼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아울러 민주당은 주가누르기방지법 등 자본시장법 개정안 역시 올해까지 국회에서 빠르게 처리한다는 방침이다. 김현정 의원이 발의한 주가누르기방지법은 주가순자산비율(PBR)이 2년 연속 1.0을 기록한 상장사에 주가 제고를 위한 방안을 의무 공시하는 법안이다. 이외에도 인수합병(M&A) 과정에서 주주를 보호하기 위한 의무공개매수제도 도입, 물적분할 시 모회사 일반주주에 대한 신주 우선 배정을 담은 자본시장법 개정안 역시 올해 하반기 내 처리하기로 했다. 간사로 선출된 박상혁 의원은 이날 K자본시장특위에도 참석해 “자본시장법 같은 경우 시급하게 해야 될 법안들이 있다”며 “K자본시장특위에서 논의된 법안들을 정무위에서 입법화하겠다”고 밝혔다.
‘포용적 금융’을 강조하고 있는 이재명 정부의 핵심 과제인 서민금융지원법 역시 주요 입법 과제로 선정됐다. 서민금융지원법은 서민금융안정기금을 설치해 햇살론 등 저신용자 정책 대출을 확대하기 위한 법안이다. 정무위 관계자는 “서민금융진흥원이 정책 대출을 담당하고 있지만 재원의 안정성과 공급의 탄력성이 미흡하다는 지적이 존재했다”며 “서민금융안정기금이 설치될 경우 정책 대출 상품의 안정적인 공급이 가능해질 것”이라고 설명했다.
쿠팡 등 온라인 플랫폼 사업자에 대한 규제 입법인 온라인플랫폼법 역시 하반기 국회에서 집중 검토될 예정이다. 민주당은 미국 의회를 등에 업은 쿠팡에 대한 제재 법안이 통상 마찰로 이어질 수 있다는 판단 하에 온라인 플랫폼법 논의를 중단했지만 다시 추진할 것으로 알려졌다. 박 의원은 “미국 연방 하원 법사위원회가 객관적인 사실의 검증도 없이 쿠팡의 일방적인 면피성 진술에만 의존해서 왜곡된 보고서를 발간해서 많은 국민들께서 걱정을 하고 있다”며 “쿠팡이 대한민국의 사법체계 위에 군림할 수는 없다. 대한민국의 사법주권과 국익을 지켜 내기 위해서 초당적으로 협력해 주실 것을 부탁드린다”고 밝혔다.
아울러 정무위는 법원에 의해 회생절차가 폐지된 홈플러스 사태에 대한 청문회도 추진할 예정이다. 민병덕 민주당 의원은 “단순한 기업의 부실이 아니라 고액의 차입금으로 기업을 인수한 뒤 껍데기만 남기고 ‘먹튀’하는 약탈적 사모펀드가 전형적인 민생 참사”라며 “MBK의 약탈적 금융 기법과 자본시장법 위반 의혹 등 이런 부분들을 철저히 규명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다만 국민의힘이 정무위에 참여하지 않고 있어 여당 단독 청문 개최 여부는 불투명하다.
이외에도 정무위와 K자본시장특위는 투자금이 과도하게 쏠리는 삼성전자·SK하이닉스 단일종목 레버리지 ETF의 모니터링도 강화하기로 했다. 특위 위원장인 오기형 의원은 “필요한 대책이 있으면 시장과 소통하면서 방향을 제시할까 싶지만 현재로서는 지켜봐야 할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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