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북자치도 도지사 선거가 한 치 앞을 내다볼 수 없는 초박빙 국면이다. 선거 종반전에 접어들면서 민주당 이원택 후보와 무소속 김관영 후보가 여러 여론조사에서 오차 범위 내 접전을 벌이고 있다. 본보 여론조사에서는 16.6% p로 김 후보가 앞서는 등 혼조세 형국이다. 중앙 정치권의 시각으로는 언뜻 이해하기 어려운 이례적인 현상일지 모른다.
이른바 민주당 텃밭으로 불리는 전북에서 현직 지사가 무소속으로 출마해 당 공인 후보와 대등한 세를 유지하고 있는 배경에는 변화된 전북의 정치적 위상과 도민들의 깊은 실리주의가 자리 잡고 있다.
과거 도내 선거는 늘 절박함과 소외론이 지배했다. 보수정권 시절이나 야당 시절, 도민들은 우리가 뭉치지 않으면 예산 한 푼 제대로 가져오기 어렵다는 생존 본능적 위기감 속에서 ‘미워도 민주당’이라는 정당 울타리를 선택해 왔다. 무소속이나 타 정당 후보에 눈길을 돌렸다가 지역이 중앙 정치에서 고립될지 모른다는 공포가 투표 심리를 제약했던 것이 사실이다.
그러나 지금의 전북은 다르다. 지역 국회의원들이 대거 민주당 중앙당의 핵심 당직을 장악하고 있고 정부 부처에서도 이너서클을 형성하고 있는 등 사실상의 주류 체제를 구축하고 있다. 정부와 중앙 정치권에 튼튼한 핫라인이 확보되면서 도민들 사이에는 역대 어느 정권 때보다 “누가 지사가 되어도 지역 발전의 큰 틀이 무너지지 않는다”는 심리적 안도감과 여유가 생겨났다. 전북이 변두리의 방관자가 아니라 중앙 정치를 움직이고 정권을 창출해 낸 당당한 주역이라는 자부심이 기저에 깔린 것이다.
이 위기감의 해방이 도민들에게 일당 독점의 맹목적 투표의 굴레를 벗겨주고 있는 것 같다. 생존을 위한 정당 충성의 필요성이 옅어지자, 도민들이 비로소 지역 발전의 실리와 인물이라는 냉철한 잣대로 후보들을 대면하기 시작한 것이다.
결국 오는 6월3일 도지사 선거는 민주당 후보냐, 무소속 후보냐의 이분법적 구도를 넘어, 전북의 도약과 실익을 위해 어떤 카드가 더 유용한지를 도민들이 스스로 증명하는 무대가 될 것 같다.
이번 선거에서 이재명 정권 창출의 주역인 도민들이 내릴 세련되고도 준엄한 선택에 여야 정치권은 겸허하게 그 결과를 받아들여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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