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시간대 소비자심리지수 55.5…전쟁 이후 응답에서 심리 급격히 악화
JOLTS 구인 695만건 소폭 반등했지만 고용시장 냉각 흐름 지속
4분기 GDP 성장률 0.7%로 하향…연준 물가지표 PCE는 2.8% 상승
미국 경제를 지탱해온 주요 지표들이 동시에 흔들리고 있다. 미국과 이란 간 전쟁 여파로 국제유가가 급등하면서 소비 심리가 빠르게 위축됐고 고용과 성장률에서도 둔화 신호가 나타나고 있다. 그동안 견조한 소비와 노동시장에 기대어 확장을 이어온 미국 경제가 외부 충격에 영향을 받기 시작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사진=구글 제미나이(Google Gemini) 생성 이미지]
[중앙이코노미뉴스 윤남웅] 미국 경제를 지탱해온 주요 지표들이 동시에 흔들리고 있다. 미국과 이란 간 전쟁 여파로 국제유가가 급등하면서 소비 심리가 빠르게 위축됐고 고용과 성장률에서도 둔화 신호가 나타나고 있다. 그동안 견조한 소비와 노동시장에 기대어 확장을 이어온 미국 경제가 외부 충격에 영향을 받기 시작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13일(현지시간) 미시간대에 따르면 3월 소비자심리지수는 55.5로 집계됐다. 전월 56.6보다 1.1포인트 하락한 수치로 지난해 12월(52.9) 이후 가장 낮은 수준이다.
이번 조사는 지난달 17일부터 이달 9일까지 진행됐다. 조사 기간 절반가량은 2월 28일 미·이란 전쟁 개전 이전에 완료됐다.
미시간대는 전쟁 이후 수집된 응답에서 소비 심리가 빠르게 악화하면서 초기 조사에서 나타났던 개선 흐름이 완전히 상쇄됐다고 설명했다.
세부 지표를 보면 현재 경제 상황을 반영하는 현재 여건 지수는 57.8로 전월보다 상승했다. 반면 향후 경기를 반영하는 기대지수는 56.6에서 54.1로 하락했다.
미시간대 소비자심리지수 집계를 담당하는 조안 슈 디렉터는 소비자들이 휘발유 가격 상승을 즉각 체감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다만 에너지 가격 상승이 다른 상품 가격으로 얼마나 전가될지는 아직 불확실한 상황이라고 덧붙였다.
소비심리 위축 속 고용시장도 둔화 조짐
노동시장에서도 냉각 신호가 나타나고 있다. 미 노동부가 공개한 구인·이직보고서(JOLTS)에 따르면 1월 미국 구인 건수는 695만건으로 집계됐다.
지난해 12월 구인 건수는 655만건으로 코로나 팬데믹 시기인 2020년 9월 이후 가장 낮은 수준까지 떨어졌는데 이번에는 이보다 소폭 반등했다. 시장 전망치였던 670만건도 웃돌았다.
다만 고용 수요는 이전보다 둔화된 상태다. 최근 발표된 고용 지표에서도 노동시장 약화 흐름이 확인된다.
미국의 2월 비농업 일자리는 전월 대비 9만2000명 감소했다. 코로나19 팬데믹 직후인 2020년 12월 이후 가장 큰 감소폭이다.
월가에서는 최근 노동시장 흐름을 두고 ‘노 하이어 노 파이어(no hire, no fire)’ 현상이 이어지고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경기 불확실성이 커지면서 기업들이 신규 채용도 대규모 해고도 쉽게 결정하지 못하는 상황이라는 의미다.
여기에 인공지능(AI) 기술 확산까지 겹치면서 기업의 채용 전략 자체가 바뀌고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노동시장 확장 속도가 과거보다 느려질 가능성이 제기되는 이유다.
성장률 둔화에 유가 변수까지…경제 불확실성 확대
경제 성장세 역시 눈에 띄게 둔화했다. 미 상무부에 따르면 지난해 4분기 미국 국내총생산(GDP) 증가율은 전기 대비 연율 기준 0.7%로 집계됐다. 이는 앞서 발표된 1.4%보다 0.7%포인트 낮은 수치다. 시장 전망치였던 1.5%도 크게 밑돌았다.
미국 경제는 지난해 3분기 4.4% 성장률을 기록하며 강한 확장세를 보였지만 불과 한 분기 만에 성장 속도가 크게 둔화한 셈이다.
상무부는 소비자 지출과 기업 투자 둔화가 이번 성장률 하향 조정의 주요 요인이라고 설명했다. 정부 지출 감소와 무역 부문의 악화도 성장률 하락에 영향을 미쳤다.
특히 지난해 10월 발생한 연방정부 셧다운 여파로 정부 지출 감소폭이 예상보다 컸던 것으로 나타났다.
연간 기준으로 미국의 지난해 GDP 성장률은 2.1%로 집계됐다. 이전 예상치보다 0.1%포인트 낮은 수준이다.
여기에 중동 전쟁 변수까지 겹치면서 시장에서는 향후 성장 전망 불확실성이 커졌다는 평가가 나온다. 호르무즈 해협 봉쇄 우려 속에 국제유가가 한때 배럴당 100달러를 넘어서는 등 에너지 가격 상승 압력이 커지고 있기 때문이다.
같은 시각 미국 금융시장도 불안한 흐름을 보이고 있다. 14일 오전 12시40분(한국시간) 기준 뉴욕증시에서 나스닥 지수는 전장 대비 103.13포인트(0.46%) 하락한 2만2208.85를 기록하고 있다.
S&P500 지수는 17.57포인트(0.25%) 내린 6655.05에 거래되고 있으며, 다우존스 산업평균지수는 9.72포인트(0.02%) 상승한 4만6687.57로 보합권 흐름을 보이고 있다.
중동 전쟁 장기화 우려와 국제유가 상승이 겹치면서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을 비롯해 미국 증시 전반에서 투자 심리가 위축되는 모습이다.
다만 물가 지표는 아직 비교적 안정적인 흐름을 보이고 있다. 미 상무부에 따르면 1월 개인소비지출(PCE) 가격지수는 전년 동월 대비 2.8% 상승했다.
시장 예상치였던 2.9%보다 낮은 수치다. 전월 대비 상승률은 0.3%로 전문가 예상과 일치했다.
식료품과 에너지를 제외한 근원 PCE 가격지수는 전년 대비 3.1%, 전월 대비 0.4% 상승했다. 시장 전망과 대체로 비슷한 수준이다. PCE 가격지수는 미국 연방준비제도(Fed)가 통화정책을 판단할 때 가장 중요하게 참고하는 물가 지표다.
시장에서는 현재 물가 상승세가 비교적 안정적이지만 중동 전쟁 장기화와 유가 상승이 이어질 경우 인플레이션 압력이 다시 확대될 가능성도 있다고 보고 있다. 소비심리 악화와 고용 둔화, 성장률 하락 신호가 동시에 나타나는 가운데 국제유가 변수까지 겹치면서 미국 경제의 향방을 둘러싼 불확실성이 커지고 있다는 분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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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남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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