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두 번째 키워드 '끝났다더니 왜 기름값·물가가 더 무섭나?'입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우리가 이겼다, 전쟁은 끝났다는 취지로 말하고 있는데요.
그런데 시장은 오히려 더 불안해하는 모습입니다.
전쟁이 끝난 거면 유가도 내려야 하고, 물가 걱정도 줄어야 하는 것 아닌가 싶은데, 왜 속고 있을 수 있다는 말이 나오는 건가요?
[답변]
첫 번째 착시는 '트럼프식 전쟁 레토릭'입니다.
겉으로는 전쟁이 정리된 듯한 메시지가 나오고 있지만, 시장은 아직 전쟁이 끝났다고 보지 않고 있다는 점이 핵심입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3월 11일 켄터키 연설에서 사실상 승리를 강조했지만, 같은 날 미국 정부는 전략비축유 1억 7천200만 배럴 방출 계획을 내놨습니다.
정말 상황이 정리됐다면 이렇게 큰 규모의 비축유 카드부터 꺼낼 이유가 크지 않은 것입니다.
미국은 이 조치가 국제에너지기구, IEA와 공조한 총 4억 배럴 방출의 일부라고 설명했습니다.
더 중요한 것은 돈입니다.
미 국방부가 의회에 보고한 내용을 보면, 이란 공습 첫 이틀에만 탄약 비용이 56억 달러, 우리 돈 약 8조 원 이상 들었고, 첫 엿새 비용은 113억 달러, 약 16조 7천억 원을 넘는 것으로 추산됐습니다.
전쟁이 짧고 싸게 끝나는 그림이 아니라는 뜻입니다.
이런 가운데 트럼프 행정부는 대법원판결로 막힌 기존 관세를 대신할 카드로 무역법 301조 조사를 다시 꺼내 들었습니다.
아직 전쟁 비용을 관세로 메우겠다고 공식화한 것은 아닙니다.
하지만 군사적 부담이 커질수록 통상 압박도 함께 세질 수 있고, 그렇게 되면 그 여파는 한국 기업의 수출 비용과 대외 불확실성으로 번질 수 있다는 점까지 봐야 합니다.
시장도 같은 신호를 줬습니다.
중동 충돌 이후 국제유가는 한때 배럴당 120달러에 근접했고, 신흥국들의 금리인하 기대도 빠르게 후퇴했습니다.
한마디로 정치적 메시지는 "정리 중"인데, 금융시장의 해석은 "아직 진행형"인 것입니다.
그래서 시청자들은 트럼프 대통령의 강한 발언보다 유가, 달러, 금리 기대 변화부터 보셔야 합니다.
그게 돈의 방향을 먼저 말해주기 때문입니다.
[앵커]
그렇다면 두 번째 착시는 뭔가요?
[답변]
AI 반도체입니다.
지금 시장에서는 AI면 무조건 간다, 반도체 수요는 계속 폭발한다, 이런 기대가 큰데요.
이 부분도 너무 낙관하면 안 됩니다.
AI 수요 자체가 사라진다는 뜻은 아니지만, AI 투자 속도와 타이밍은 흔들릴 수 있다는 점을 봐야 합니다.
특히 중동은 최근 오일머니를 앞세워 AI 데이터센터와 반도체 인프라 투자에 공격적으로 나서던 곳입니다.
사우디와 UAE를 중심으로 아마존, 구글, 마이크로소프트, 오라클, 엔비디아가 얽힌 대형 프로젝트들이 줄줄이 추진돼 왔습니다.
예를 들어 아마존웹서비스(AWS)는 사우디 데이터센터에 53억 달러 이상, 구글과 사우디 국부펀드는 AI 허브에 100억 달러, 마이크로소프트는 UAE에 2023년부터 2029년까지 152억 달러 투자 계획을 제시한 상태입니다.
문제는 전쟁이 그 'AI 허브' 구상에 접 상처를 내고 있다는 점입니다.
최근 UAE와 바레인의 AWS 시설이 공격받았다는 보도가 나왔고, 해저 케이블과 통신 허브까지 군사 리스크에 노출될 수 있다는 경고가 나오고 있습니다.
데이터센터는 전기만 있다고 되는 산업이 아니라, 통신망·물류·보안·인력 이동이 함께 돌아가야 하는 산업입니다.
그래서 전쟁이 길어지면 투자 집행이 연기되거나 재검토될 가능성이 있는 것입니다.
결국 시청자분들이 조심해야 할 착시는 AI는 대세니까 반도체도 무조건 직진한다가 아니라, AI는 대세여도 돈이 들어가는 경로와 속도는 지정학에 따라 흔들릴 수 있다는 것입니다.
특히 한국 시장은 반도체 비중이 크기 때문에 중동발 투자 차질, 에너지 가격 상승, 공급망 불안이 겹치면 기대가 너무 앞선 종목부터 흔들릴 수 있습니다.
[앵커]
그러면 결국 가장 무서운 것은 전쟁 뉴스 자체가 아니라, 그게 내 지갑에 어떤 영향을 주는가? 이 부분이겠네요.
실제로 한국 소비자와 투자자들은 뭘 가장 경계해야 할까요?
[답변]
결론은 물가와 금리입니다.
전쟁 뉴스가 길어지면 결국 장바구니 물가가 상승하고, 대출금리도 오를 가능성이 크다는 것입니다.
한국은행도 3월 12일 통화신용정책 보고서에서 글로벌 인플레이션 위험이 잠재해 있다고 경고했습니다.
특히 AI 투자 확대에 따른 반도체·천연가스·비철금속 가격 상승과 중동 지역 분쟁에 따른 국제유가 불안이 물가 상방 위험이라고 짚었습니다.
그리고 글로벌 인플레이션이 1%포인트 오르면 국내 물가를 0.2%포인트 끌어올리는 것으로 추정했습니다.
여기에 IMF도, 유가가 10% 올라 그 상태가 오래가면 글로벌 인플레이션이 0.4%포인트 높아질 수 있다고 경고했습니다.
또 신흥국 중앙은행들은 원래 금리를 내리려던 계획을 줄 줄이 재검토하고 있습니다.
유가가 뛰면 물가가 자극되고, 물가가 자극되면 금리인하가 늦어지고, 그러면 주식·부동산·대출자 모두 부담이 커지는 구조입니다.
그래서 시청자분들은 세 가지를 보셔야 합니다.
첫째, 트럼프 대통령의 강한 발언보다 국제유가가 정말 꺾이는지 보셔야 합니다.
둘째, AI 낙관론만 보지 말고 실제 투자 집행이 늦춰지는지 확인하셔야 합니다.
셋째, 한국은행이 물가 불안을 더 강하게 말하기 시작하면 금리인하 기대도 다시 조정될 수 있다는 점을 염두에 두셔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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