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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전문가 “한은, 4월 금리 못 내린다…유가 폭등에 금융시장 ‘패닉’”

다수의 전문가들은 우리나라 경제가 반도체 중심의 수출 개선 흐름이 이어지고 있고 추가경정예산 편성 효과까지 감안하면 예상보다 양호한 모습이라고 진단했다. 경기 하방 위험이 완전히 사라진 건 아니지만 그렇다고...

전문가 “한은, 4월 금리 못 내린다…유가 폭등에 금융시장 ‘패닉’”

중동발 긴장 고조에 국제유가 급등…물가 불안 다시 폭발

4월 금통위, 기준금리 동결 유력…메시지는 ‘매파’

반도체 수출 회복·추경 효과에 경기 버텨…인하 명분 갈수록 약화

트럼프 발언·이란 협상 변수에 채권시장 초긴장…변동성 더 커질 듯

시장금리엔 이미 긴축 기대 반영…방향은 유가가 좌우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가 26일 오전 서울 중구 한국은행에서 열린 금융통화위원회 본회의에서 회의를 주재하고 있다. 사진=한국은행 제공

오는 10일 열리는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에서 기준금리를 현행 2.50%로 만장일치 동결할 것이라는 전망이 지배적이다. 다만 이번 금통위가 단순히 '쉬어가는 회의'가 아니라 '금리인하 기대를 정면으로 꺾는 매파적 신호'가 될 수 있다는 점에서 시장의 긴장감이 커지고 있다.

중동발 지정학적 리스크가 국제유가를 밀어 올리면서 물가 불안이 다시 고개를 들었다. 문제는 고유가가 물가만 자극하는 게 아니라는 점이다. 에너지 가격 급등은 소비와 투자 심리를 짓누르며 성장 둔화 공포까지 동시에 자극하고 있다.

시장은 4월 금통위가 사실상 '매파적 동결'을 할 것으로 보고 있다. 키움증권 안예하 연구원은 "4월 금통위에서 기준금리 동결을 전망한다. 중동발 지정학적 리스크에 따른 국제유가 상승으로 인플레이션 경계감이 높아진 가운데 동시에 성장 둔화 우려도 병존하며 경기 불확실성이 확대된 점을 고려할 때 정책 대응은 관망 기조가 적절하다"라고 말했다.

다수의 전문가들은 우리나라 경제가 반도체 중심의 수출 개선 흐름이 이어지고 있고 추가경정예산 편성 효과까지 감안하면 예상보다 양호한 모습이라고 진단했다. 경기 하방 위험이 완전히 사라진 건 아니지만 그렇다고 한은이 서둘러 금리를 내려야 할 정도로 급박한 상황도 아니라는 해석이 힘을 얻고 있다.

유진투자증권 김지나 연구원은 "4월 금통위에서 기준금리가 만장일치로 동결될 것"이라며 "다만 이창용 총재가 주재하는 마지막 회의라는 상징성이 있다고 해서 시장 친화적 발언이 나올 것으로 기대하긴 어렵다"라고 내다봤다. 전쟁 여파로 인한 물가 상승 압력이 뚜렷하고 원화 약세 부담까지 겹친 만큼 이번 회의에서 나오는 발언의 결은 결국 매파적일 수밖에 없다는 진단이다.

김 연구원은 가장 시장 친화적인 시나리오로도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3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수준을 예상했다. 즉 정책은 유지하되 단기 인플레이션 위험은 커졌고 필요하다면 대응 옵션도 열어둘 수 있다는 식의 '건조하지만 날카로운 매파 톤'이다. 시장 입장에선 '지금 당장 인상을 예고하는 건 아니지만 인하를 기대할 환경도 아니다'라는 신호로 받아들일 가능성이 크다.

더 큰 문제는 시장 자체의 민감도다. 이미 국내 채권시장은 전쟁 이후 글로벌 주요국 대비 더 큰 폭의 약세와 더 거친 변동성을 나타냈다. 이런 상황에서는 기자회견에서 원론적인 수준의 매파 발언만 나와도 시장이 과도하게 흔들릴 수 있다는 것이다.

공식적인 6개월 포워드 가이던스는 이번 회의에서 확인할 수 없더라도 금통위 내부의 분위기와 향후 정책 경로에 대한 힌트는 기자회견을 통해 일정 부분 드러날 가능성이 있다. 시장이 특히 주목하는 건 '인하 소수의견이 아예 사라졌는지' 그리고 '정책 대응력'이라는 표현이 얼마나 강한 톤으로 제시되는지다.

물가 여건도 결코 만만치 않다. 3월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예상을 밑돌았지만 내용을 뜯어보면 안심하기 어렵다. 농축수산물과 여행 관련 품목 가격이 일시적으로 안정되며 숫자를 눌렀을 뿐 석유류 가격은 오히려 크게 뛰었다. 4월 들어서는 에너지 가격 상승 충격을 다른 품목이 상쇄하기 쉽지 않다는 점에서 물가 상방 위험은 다시 한층 더 커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특히 트럼프 대통령의 발언은 시장의 불안 심리를 한층 더 자극하고 있다. 이란과 미국의 협상 여부, 그리고 협상 내용에 따라 국제유가가 다시 크게 흔들릴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협상 진전이 없거나 강대강 대치가 이어질 경우 유가가 다시 급등하고 그 충격은 곧바로 국내 채권시장과 외환시장으로 번질 수 있다. WGBI 자금 유입 같은 호재가 있더라도 전쟁과 원자재 가격 충격 앞에서는 시장이 훨씬 더 민감하게 반응할 수 있다는 경고다.

결국 시장의 시선은 금통위 결과 그 자체보다 국제유가와 중동 정세에 더 쏠리고 있다. 키움증권 안예하 연구원은 "시장금리는 이미 상당 부분 긴축 기대를 선반영한 상황"이라며 "금통위의 매파적 스탠스 자체가 시장금리에 미치는 추가적인 영향은 제한적일 가능성이 높다. 오히려 단기적으로는 통화정책 변수보다 국제유가 흐름이 금리 방향성을 결정짓는 핵심 요인으로 작용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때문에 시장 일각에선 "사실상 금리인하 사이클이 끝난 것 아니냐"라는 전망이 나온다. 고유가로 인한 물가 상방 압력이 남아 있는 데다 기대인플레이션이 다시 불안해질 경우 정책 신뢰도에도 적잖은 부담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결국 한은이 당분간 더 보수적이고 더 경직된 스탠스를 유지할 가능성이 커졌다는 분석에 힘이 실린다. 내년 금리인상 전환 가능성까지 조심스럽게 거론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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