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이버 증권.
글로벌 인공지능(AI) 데이터센터 증설에 따른 전력망 교체 수요라는 강력한 호재에도 불구하고, 국내 전기장비 업종이 23일 그간 가파른 상승에 따른 피로감을 이기지 못하고 6% 넘게 급락했다.
전선주의 원가와 직결되는 국제 구리 가격이 하락세로 돌아서고, 미국 대선을 앞둔 에너지 정책 불확실성이 차익 실현 욕구를 자극했다. 업황의 펀더멘털은 견고하지만 시장의 눈높이가 너무 높아진 탓에 작은 변수에도 민감하게 반응하며 매물이 쏟아졌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서전기전은 이날 전일 대비 15.14% 상승한 7150원에 거래를 마감했다. 정부의 원전 산업 육성 정책에 따른 수혜 기대감이 몰리며 업종 내에서 독보적인 강세를 나타냈다.
전력 변환 기기 전문 기업 서전기전이 철도 통신 시스템 등 신사업 진출을 통해 에너지 솔루션 시장에서의 입지를 강화하고 있다. 서전기전은 반세기에 가까운 시간 동안 국내 전력 계통의 핵심 부품과 솔루션을 공급해 왔다.
발전소에서 생산된 전력이 송변전 계통을 거쳐 각 가정과 산업 현장에 배전되는 과정에 필수적인 수배전반과 전력 기자재를 제조하여 납품한다. 철도 통신 시스템 사업에도 전격 진출하며 사업 포트폴리오를 다각화했다.
서전기전은 부설 연구소를 중심으로 독보적인 지식재산권을 확보하며 기술 중심 경영을 펼치고 있다. 다양한 국내외 인증을 바탕으로 혁신적인 전력 솔루션을 지속적으로 출시하며 원가 경쟁력과 품질을 동시에 잡았다는 평가다. 급변하는 전력 시장 환경에 맞춰 고부가가치 제품 라인업을 확대하고 글로벌 에너지 기업으로 거듭나겠다는 방침이다.
이비테크 역시 소폭 상승하며 5580원을 기록해 소폭 오름세를 지켜냈다. 썬테크는 전일과 동일한 가격으로 장을 마쳤으나 거래량이 유지되며 보합권을 형성했다.
증권 전문가들은 이번 조정을 과열된 시장이 숨 고르기에 들어간 것으로 분석했다. 전력 설비 담당 애널리스트는 "변압기와 전선 섹터는 이미 향후 3~4년치 수주 물량을 확보한 상태라 실적 우려는 크지 않다"면서도 "다만 주가가 단기간에 실적 기대치를 선반영해 급등했기 때문에 기관과 외국인의 차익 실현 물량이 지수를 끌어내린 것"이라고 설명했다.
본격 하락세는 전선주와 중소형 장비주에서 나타났다. 가온전선과 키스트론이 하락세를 보였다. 이어 KBI메탈과 LS에코에너지, SK시그넷, 광명전기도 매도세에 밀리며 장을 마쳤다. 구리 가격 변동에 민감한 전선 업체들과 전기차 충전 인프라 관련주들이 업황 둔화 우려에 직격탄을 맞은 모습이다.
수출 효자 품목인 변압기주들도 일제히 하락했다. 위너스와 산일전기, 제룡산업이 하락 마감했다. 업계 대장주인 HD현대일렉트릭은 4.80% 하락한 91만 3000원을 기록했으며, 효성중공업 역시 5.34% 하락하며 258만 9000원까지 밀려났다. 초고압 변압기 시장의 장기 호황 전망에도 불구하고 단기 주가 부담이 매도 압력으로 작용했다.
서남과 피앤씨테크, 일진홀딩스, 제룡전기가 하락세를 보였다. 이어 세명전기와 한중엔시에스, LS ELECTRIC, 대원전선우도 약세권을 형성했다. LS ELECTRIC은 스마트 전력 솔루션 확대에도 불구하고 시장 전반의 하락 압력을 이겨내지 못하고 하락했다.
지수 하락을 주도한 하단 종목들의 낙폭은 더욱 깊었다. 일진전기와 비나텍, 서진시스템, 제일일렉트릭이 하락 마감했다.
대한전선과 지엔씨에너지, LS도 큰 폭으로 하락했다. 지주사인 LS는 자회사들의 동반 약세에 9.88% 하락한 27만 3500원을 기록했다. 티씨머티리얼즈와 지투파워 역시 하락하며 부진한 흐름을 보였다.
가장 큰 충격은 전선 대형주인 대원전선과 원전 수혜주로 꼽히던 보성파워텍에서 발생했다. 대원전선은 10.92% 하락한 5710원을 기록했으며, 보성파워텍은 11.83% 하락하며 1만 1330원까지 폭락했다. 이는 그간 기대감으로 급등했던 테마성 자금들이 대거 이탈하며 매수 공백이 발생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전기장비 전문가는 "글로벌 전력 인프라 교체 주기는 이제 막 본궤도에 올랐기에 섹터 자체의 생명력이 끝난 것은 아니다"라고 진단했다.
이어 "지금은 추격 매수보다는 2분기 실적 발표를 통해 실제 이익 성장 폭을 확인하는 과정이 필요하며, 낙폭 과대 구간에서 핵심 변압기 제조 역량을 보유한 우량주 위주로 비중을 재편하는 전략이 유효하다"라고 말했다.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