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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전라 Insight]새만금, AI산업 기지로 뛴다

이재명 대통령의 미국 순방은 새만금에 새로운 문을 열었다. 젠슨 황 엔비디아 최고경영자와의 회동, 앤트로픽 등 글로벌 AI 기업과의 연쇄 면담은 한국이 AI 공급망의 주변이 아니라 중심으로 가려는 의지를 분명히 보여줬다.

[전라 Insight]새만금, AI산업 기지로 뛴다

이재명 대통령의 미국 순방은 새만금에 새로운 문을 열었다. 젠슨 황 엔비디아 최고경영자와의 회동, 앤트로픽 등 글로벌 AI 기업과의 연쇄 면담은 한국이 AI 공급망의 주변이 아니라 중심으로 가려는 의지를 분명히 보여줬다. 그 흐름 속에서 새만금은 단순한 개발지가 아니라 AI 산업 기지 후보로 급부상했다. 편집자

◆새만금이 산업 지도에 올랐다.

이번 순방의 핵심은 한국이 반도체 생산, AI 데이터센터, 피지컬 AI를 한 축으로 묶어 미래 산업 지도를 다시 짜겠다는 것이다. 이 대통령은 샌프란시스코에서 "대한민국은 대체 불가한 글로벌 AI 협력 플랫폼으로 도약할 것"이라고 했다. 이 발언은 선언에 그치지 않는다. 실제 투자와 산업 배치를 끌어오겠다는 강한 신호로 읽힌다.

AI는 이제 연구실 안의 기술이 아니다. 전력과 땅, 데이터와 인재, 반도체와 서버가 맞물려 돌아가는 국가 산업이다.

새만금은 이 구상과 잘 맞아떨어진다. 넓은 부지, 재생에너지 확장성, 대규모 인프라 구축 가능성이 동시에 있기 때문이다. AI 데이터센터는 땅만 넓다고 되는 시설이 아니다. 친환경 전력, 냉각, 송전, 통신망이 함께 들어가야 한다.

이런 조건을 한꺼번에 충족할 수 있는 곳은 많지 않다. 새만금은 그 드문 후보지다. 평지와 대규모 부지, 에너지 전환 가능성을 함께 갖춘 입지라는 점에서 다른 지역과 결이 다르다.

◆현대차 투자에 정부 지원까지, 방향이 겹쳤다.

현대차그룹의 새만금 투자도 이 흐름에 힘을 보탠다. 지난 새만금 투자협약식에서 정의선 회장은 새만금을 울산보다 더 큰 산업단지로 만들겠다고 밝혔다. 단순한 수사가 아니다. 로봇, AI, 수소, 데이터센터가 함께 묶이는 복합산업단지를 염두에 둔 발언이다.

이후 정의선 회장의 제안에 젠슨 황 CEO가 새만금 AI 밸리와 데이터센터 협력 가능성에 긍정 반응을 보인 점도 의미가 크다. 글로벌 기업과 국내 대기업의 이해가 같은 방향을 향하고 있다는 뜻이기 때문이다. 이제 새만금은 단순한 토지 개발지가 아니라 산업 전략의 전면에 서게 됐다.

특히 이 대통령이 젠슨 황 CEO를 만나 새만금과 현대차를 직접 언급한 장면은 상징적이다. 대통령은 "한국 젊은이들과 전북 지역 주민들도 엄청난 기대를 하고 있다"고 했다. 새만금이 전북만의 사업이 아니라 국가 전략사업이라는 뜻이다. 오랫동안 "기다림의 땅"으로 불린 새만금이 실제 투자와 착공을 말할 수 있는 단계로 들어섰다는 평가가 나오는 이유다.

정부도 움직였다. 한성숙 국무총리는 지난 24일 취임 후 첫 지방 일정으로 새만금을 찾아 '새만금 투자활성화 기업간담회'를 주재하고, 현대차 투자 예정지인 새만금 국가산단 7공구를 점검했다. 한 총리는 이 자리에서 새만금 개발 목표를 2050년에서 2035년으로 15년 앞당기고, 범정부 '새만금·전북 대혁신 TF'를 가동해 종합 지원계획을 마련하고 있다고 밝혔다.

경제 효과도 작지 않다. 현대차의 새만금 투자로는 약 7만1000명의 일자리와 16조원의 경제 유발 효과가 기대된다. 수치가 말해준다. 이 사업은 건물 하나 짓는 수준이 아니다. 협력업체, 전력망, 물류, 인재 유입까지 뒤따르는 산업 생태계의 시작이다. 대기업 한 곳의 투자가 지역의 산업 구조와 인구 흐름까지 바꿀 수 있다.

◆남은 과제는 속도, 행정이 먼저 뛰어야 한다.

다만 기대감만으로는 부족하다. AI 산업은 늦으면 밀린다. 현대차 투자와 글로벌 기업 협력 구상도 결국 착공과 가동으로 이어져야 의미가 있다.

전력 확보 방안, 인허가 절차, 기반시설 조성, 주민 수용성 확보가 동시에 풀려야 한다. 새만금이 기지로 가려면 행정이 먼저 움직여야 한다. 투자 유치의 성패는 발표가 아니라 실행에서 갈린다. 행정의 속도가 곧 경쟁력이다.

여기서 정부와 정치권의 역할이 중요하다. 반도체 팹 4기와 협력업체들을 한 곳에 몰아넣는 방식은 현실적이지 않다. 반도체 밸리와 호남 클러스터라는 큰 그림에 맞게, 기능은 분산하고 효과는 연결해야 한다. 생산, 협력업체, 연구, 인재 양성이 호남 각 거점에 포진하는 균형 배치가 필요하다. 한 지역에 모든 기능을 몰아넣는 방식은 속도도, 지속성도 담보하기 어렵고 갈등만 키운다. 호남 안에서의 분산은 분열이 아니다. 기능을 나누고 성과를 묶는 전략이다.

◆에너지와 인재까지, 새만금의 진짜 가치.

새만금이 더 주목받는 이유는 산업만이 아니다. 에너지와 인재를 함께 품을 수 있어서다. AI 산업은 전기를 먹고 자란다. 전력망이 불안하면 데이터센터도, 로보틱스도, 반도체 생태계도 버티기 어렵다.

그런 점에서 새만금은 재생에너지 확대와 연계할 수 있는 몇 안 되는 대형 후보지다. 태양광과 풍력, 저장장치와 송전망을 함께 설계할 수 있다는 점은 다른 지역이 쉽게 따라오기 어렵다. 여기에 전북대와 지역 대학, 연구기관, 산업현장을 연결하면 인재 양성까지 한 묶음으로 갈 수 있다. 산업은 결국 사람이 움직인다. 전북 청년이 수도권으로 떠나지 않아도 되는 일자리 구조를 만드는 것이 새만금의 진짜 가치다.

또 하나는 상징성이다. 새만금은 오랫동안 "가능성은 크지만 진척은 더딘 사업"으로 평가받아 왔다. 그러나 지금은 다르다. 대통령의 순방, 글로벌 빅테크의 반응, 현대차의 투자 계획, 총리의 첫 지방 행보가 한 줄로 연결되면서 새만금은 처음으로 세계 산업 흐름 안에 들어왔다.

이제 필요한 것은 과감한 행정, 빠른 인허가, 분명한 전력 대책이다. 말보다 일정이 앞서야 하고, 구호보다 착공이 먼저여야 한다. 이 고비를 넘기면 새만금은 전북의 상징을 넘어 대한민국 AI 산업의 실험장이 될 수 있다. 이 기회를 살리느냐, 다시 기다림으로 돌리느냐는 결국 실행 속도에 달려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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