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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

[전라 Insight] 피카소가 빚은 또 다른 캔버스

20세기 현대미술의 거장 파블로 피카소의 또 다른 예술세계 ‘도예 작품’을 만날 수 있는 전시가 전북도립미술관에서 막을 올렸다.

[전라 Insight] 피카소가 빚은 또 다른 캔버스

20세기 현대미술의 거장 파블로 피카소의 또 다른 예술세계 ‘도예 작품’을 만날 수 있는 전시가 전북도립미술관에서 막을 올렸다.

전북도립미술관은 국립현대미술관과 공동으로 'MMCA 지역동행' 사업의 일환인 '피카소 도예: 발로리스의 여름(Picasso Ceramics: A Summer in Vallauris)'을 오는 10월 11일까지 개최한다.

이번 전시는 국립현대미술관 이건희컬렉션 가운데 피카소의 도예 작품 97점과 아카이브 자료를 선보인다. 회화와 판화, 조각을 넘나든 그의 조형 언어가 도자라는 입체 매체로 확장되는 과정을 집중적으로 조명한 것이 특징이다.

피카소는 1946년 남프랑스 발로리스의 마두라 공방을 방문한 뒤 이듬해부터 본격적으로 도예 작업을 시작했다. 이후 생을 마감할 때까지 약 20년 동안 수많은 도예 작품을 남겼다.

이번 전시에 소개되는 작품들 역시 대부분 1940년대 후반부터 1960년대 사이 제작된 것들이다.

흥미로운 점은 피카소의 도예가 일반적으로 생각하는 '단 하나의 작품'이 아니라는 점이다.

피카소는 판화처럼 하나의 원형을 만든 뒤 공방의 전문 도공들과 협업해 에디션 작품을 제작했다.

작품마다 새겨진 번호는 같은 형태를 여러 점 제작한 에디션을 의미하며, 이는 예술성과 대중성을 함께 추구했던 피카소의 작업 방식을 보여준다.

전시는 모두 네 개의 전시실로 구성된다. 1전시실 '도예의 시작, 마두라 공방'에서는 피카소가 도예를 시작하게 된 배경과 공방의 작업 환경을 소개한다.

2전시실 '만질 수 있는 회화'에서는 점토 위에 그림을 그리고 음각과 양각, 유약을 활용한 다양한 표현 기법을 통해 회화가 입체 작품으로 변화하는 과정을 보여준다.

3전시실 '뜨거운 여름 축제, 투우'는 전시의 백미다. 스페인 출신인 피카소에게 투우는 삶과 죽음, 인간과 동물의 관계를 상징하는 대표적인 주제였다.

발로리스 지역의 여름 축제를 모티브로 꾸며진 공간에서는 투우사와 황소, 경기 장면이 접시와 화병 위에서 반복되고 변주되는 모습을 만날 수 있다. 당시 투우 경기를 관람하는 피카소의 영상도 함께 상영돼 현장감을 더한다.

4전시실 '겹쳐진 시선, 변주된 형태'에서는 우리가 익숙하게 알고 있는 피카소의 입체주의적 시선이 도예에서 어떻게 구현됐는지 확인할 수 있다.

단순한 물병과 화병처럼 보이는 작품들은 인물이나 동물의 형상을 동시에 품고 있으며, 평면 회화에서 보이던 다중 시점과 초현실주의적 요소가 입체 조형으로 확장된 모습을 보여준다.

자료실에서는 피카소가 국내에 어떻게 소개되고 수용됐는지 신문 기사와 잡지, 국내 전시 기록 등을 통해 살펴볼 수 있다.

전시는 단순히 피카소의 도자기를 감상하는 데 그치지 않는다. 그동안 '화가 피카소'에 가려졌던 도예가 피카소를 통해 한 예술가가 새로운 재료와 매체를 어떻게 자신의 언어로 바꾸었는지를 보여준다.

7~8월에는 피카소 도예를 주제로 한 미술사 강연 4회와 발로리스 시기의 창작 과정을 담은 다큐멘터리 상영 프로그램도 함께 운영될 예정이다. 홍지안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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