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상운 논설고문
지난 6월29일 이재명 대통령은 삼성 이재용, SK 최태원 양 회장과 함께 ‘전남광주특별지치시에 두 그룹이 각각 400조원씩 도합 800조원을 투자한다고 발표하였다.
또한 두 회장은 4천765억원과 4천100억원의 대규모 투자 계획도 내 놓았다. 지금까지와 차원이 다른 메가 프로젝트에 나라가 온통 들썩거린 게 이상하지 않은 일이다.
대부분의 경우 이처럼 대대적인 특급 발안이 터지면 언론은 국가와 지역에 미칠 경제적 효과와 그로부터 입을 커다란 소득과 각종 혜택을 점치고 계산해 분위기를 띄우기 마련이다. 나아가 그에 의해 이루어질 국제적인 경쟁력 도약은 물론 각종 산업으로 파급 확장될 거대한 효과를 계산해내기에만도 분주했을 판이다.
80년대 말 10조원을 투자하는 경부고속철과 그에 버금가는 인천국제공항 건설이 그랬다. 30년 계획의 대간척사업인 새만금사업도 30년이 넘어 2차계획으로 지금까지 얼치기로 굴러온 격이 되었지만 시작은 그러했다.
그런데 이번 반도체 팹(공장) 발표는 우선 언론부터 뉴앙스가 달랐다. 물이 있느냐, 전력이 가능하겠느냐, 제대로 운용할 인력은 어디서 구하느냐 등 부정적인 의문 투성이의 문제 제기가 다분하였다. 심지어 4천865억이라고 억 단위까지 짚은 양사 회장의 구체적이고 디테일한 천문학적 숫자는 상관없다는 듯이 800조원만 물고 늘어지는 이상현상이 난무했다.
그러는 사이에 소위 ‘800조 효과’가 엉뚱한 곳에서 뜻하지 아니하게 발생하고 있다. 삼전(삼성전자)은 2047년에 완공할 반도체 공장을 2040년까지 7년 앞당기게 되었고, 13-15년 걸리는 원전건설 기간이 7년으로 절반으로 줄어들고, 토지보상과 전력과 인프라 등을 5년이 다 걸려서도 아직 진행중인 닉스(SK하이닉스)도 순식간에 바로 해결된다는 등 이미 국가와 두 반도체회사가 벌써 800조원 이상을 벌어들이고 있는 계산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전남광주 800조원 투자에는 시비거리가 많다. 지금부터 일사천리로 준비를 마치고 팹 건설도 이 정부 임기인 2030년까지 완성하여야 하는데 일부에서는 2030년까지 공장 착공을 해야 한다고 4년이나 사업을 지 연시키는 음모 같은 소리를 내고 있다. 심지어 지금 진행하고 있는 용인 반도체 클러스터를 완공한 뒤 전남광주 사업을 시작해야 한다는 주장도 한쪽에서 나오고 있는 판이다.
공개적으로 전남광주의 반도체 산업을 진행할 수 없게 막겠다는 듯한 글도 있다. 며칠 전 서울의 C일보에 나온 박병원 전 금융위원장 칼럼에서다. 박 전 위원장은 미국과 일본이 외국의 반도체 공장 유입을 위해 부지를 무상으로 제공한 예를 설명하며 전남광주의 반도체 공장 부지도 싼 값에 내놓기를 권하면서, 경상북도 구미시에서 반도체 공장 유치를 위해 땅 값을 평당 1,000원에 하겠다고 하니 광주도 1,000원 이하로 하도록 하라는 것이다.
그러면 용인 땅값은 얼마를 하란 말인지 언급은 없다. 광주특별자치시민들이 어떤 반응을 보였는지 모른다. 그러나 확실한 것은 박병원이 광주시민에게 이처럼 비수를 들이대는 태도는 분명히 도리를 넘고 있다는 것이다.
아무튼 전남광주는 2030년까지 팹을 짓지 못하면 이런 수모를 면치 못할 것이다.
노상운 논설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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