순이익 약 70% 상위 2곳에서
이자 이익 감소에 전망도 위태
지역·규모별 격차 갈수록 커져
저축은행업권이 적자에서 벗어나 흑자 전환에 성공했지만 실적 회복은 일부 대형사에 집중된 모습이다. 수익 구조와 지역별 여건 차이가 맞물리며 저축은행업계 내 양극화가 더욱 뚜렷해지는 양상이다. /연합뉴스
저축은행업권이 적자에서 벗어나 흑자 전환에 성공했지만 실적 회복은 일부 대형사에 집중된 모습이다. 업계 순이익의 상당 부분이 SBI저축은행과 OK저축은행에 쏠리면서 전반적인 업황 개선이라기보다 '상위권 중심 회복'에 가깝다는 평가가 나온다. 수익 구조와 지역별 여건 차이가 맞물리며 저축은행업계 내 양극화가 더욱 뚜렷해지는 양상이다.
23일 저축은행업계에 따르면 2025년 업계 순이익 흑자 전환에도 영업 회복을 확신할 수 없는 상황이다. 금융감독원 경제통계시스템 분석 결과 지난해 저축은행업계는 당기순이익 4168억을 기록하며 흑자 전환에 성공했다. 2024년 당기순이익은 –4332억원이었다.
여신 감소로 기존 수익인 이자 이익이 줄어든 상황에서 흑자 전환에 성공한 데에는 유가증권 운용수익을 통한 이익 방어가 영향을 미쳤다. 비용 측면에서도 수신 축소로 인한 이자 비용 절감, 대손충당금 전입 규모 감소가 변수로 작용했다.
그러나 흑자 전환에도 불안의 목소리는 여전하다. 순이익의 67%가 SBI저축은행과 OK저축은행에서 나온 불균형한 구조 때문이다.
상위 5개 은행 중 SBI·OK만 회복
SBI저축은행의 지난해 당기순이익 1131억원으로 나타났다. 이는 2024년 대비 40.0% 성장한 수치다. OK저축은행은 같은 기간 323.1% 늘어난 1659억원을 달성, SBI저축은행을 제치고 순이익 1위를 기록했다. 두 회사 실적의 합은 2790억원으로 저축은행업계 전체의 67.0%를 차지한다.
그러나 자산 규모 상위 5개사(SBI·OK·웰컴·한국 투자·애큐온) 중에서 실적 성장을 이뤄낸 건 SBI저축은행과 OK저축은행뿐이었다. 웰컴저축은행은 2024년 대비 83.2% 급감한 63억원을 기록했고 한국투자저축은행 역시 실적이 크게 하락했다.
특히 한국투자저축은행은 저축은행 경영공시 결과 2025년 순이익 16억원으로 저축은행 20개 회사 중 15위에 그쳤다. 한국투자저축은행의 낮은 실적은 대손충당금 선제 적립의 영향으로 풀이된다. 작년 한국투자저축은행의 대손충당금은 4175억원으로 2024년(3562억원) 대비 17.21% 증가했다.
애큐온저축은행은 –59억원으로 아예 적자로 전환됐다. 2025년 순이익 순위는 2024년 5위보다 11단계 떨어진 16위다. 애큐온 적자 또한 3분기에 PF 관련 대손충당금을 선반영한 점이 영향을 끼쳤다는 분석이다. 애큐온의 분기별 실적은 △1분기 47억원 △2분기 41억원 △3분기 –179억원 △4분기 32억원으로 나타났다.
상위 5개사 이외 회사들은 △JT저축은행 △상상인저축은행 △우리금융저축은행 △JT친애저축은행 △BNK저축은행 △예가람저축은행 △OSB저축은행이 적자에서 흑자로 전환하며 2024년 대비 순익 순위가 크게 올랐다. 특히 상상인저축은행은 -68억원에서 107억원으로 순익이 늘어나며 18위에서 6위로 12계단이나 상승했다.
OK저축은행은 2025년 매도가능증권 처분으로만 1859억원의 이익을 본 것으로 나타났다. 이 중 대부분은 지분증권 처분이익(1690억원)이었으며 취득원가 대비 평균 수익률은 60%에 달했다. /연합뉴스
유가증권 중심 수익, 문제는?
상위 5개사 이외의 저축은행들에서 성장세가 나타나긴 했으나 업계 순이익의 절반 이상이 두 은행에 몰렸다는 점에서 양극화 구조가 오히려 심화했다는 평가다.
수익을 낸 두 은행의 전망 역시 불안정하다는 의견이 많다. 본업인 이자수익은 줄고 유가증권 이익 기여도는 높아졌기 때문이다. 주식시장 상황에 따라 변동이 심하다는 특성상 증권 매도로 내는 수익은 위험으로 작용할 수도 있다.
실제로 SBI저축은행을 살펴보면 이자수익이 2024년 1조2821억원에서 2025년 1조1918억원으로 감소했지만 같은 기간 유가증권 관련 이익은 146억원에서 237억원으로 60% 증가했다.
OK저축은행 또한 같은 기간 이자수익은 1조3767억원에서 1조1769억원으로 감소했으나 유가증권 평가·처분이익은 2024년 408억원에서 2025년 2090억원으로 무려 5배가량이나 뛰었다.
OK저축은행은 2025년 매도가능증권 처분으로만 1859억원의 이익을 본 것으로 나타났다. 이 중 대부분은 지분증권 처분이익(1690억원)이었으며 취득원가 대비 평균 수익률은 60%에 달했다. 수익증권과 단기매매증권 처분까지 더하면 유가증권 관련 이익은 2000억원을 웃돈다.
양극화 심화하나
상대적으로 중·대형사가 비이자이익·유가증권 운용·비용 절감으로 수익을 내기 쉽다는 점을 고려하면 양극화 문제는 더 심해질 가능성이 높다. 익명을 요구한 한 업계 관계자는 여성경제신문과의 통화에서 "저축은행은 자기 자본의 100%를 유가증권 투자에 사용할 수 있고 주식은 50%까지 가능하다"라며 "투자 전문가 및 관련 부서가 필요한 만큼 중·대형사만이 할 수 있다"라고 비판했다.
여기에 수도권·비수도권 간 여신 규제와 영업 구역 규제도 양극화에 일조했다는 분석이 많다. 현재 저축은행은 6개 영업 구역 중 소속 구역에서 대출 비율을 40~50% 이상 유지해야만 한다. 지역 경기 영향을 크게 받을 수밖에 없는 구조인 것이다.
실제로 전 지역에서 실적이 개선됐음에도 서울과 다른 지역 간의 격차는 여전히 큰 것으로 나타났다. 당장 서울과 2등인 인천·경기 지역의 차이가 3000억원이 넘는다.
서울을 영업 구역으로 두고 있는 23개 저축은행의 지난해 당기순이익은 2024년 대비 425.2% 증가한 3424억원으로 나타났다. 이는 저축은행업계 전체 실적의 82.1%에 달하는 수치다. 그 뒤를 인천·경기 지역은 2024년에는 –1502억원으로 적자를 기록했으나 2025년 415억원으로 흑자 전환에 성공했다. 그 뒤로는 △광주·전라·제주(259억원) △대전·세종·충청(89억원) △대구·경북·강원(16억원) △부산·울산·경남 –35억원으로 집계됐다.
건전성 역시 상황은 비슷했다. 서울 소재 저축은행의 평균 연체율이 5.6% 수준이지만 지방 저축은행은 7% 후반대까지 치솟고 있다. 부동산 시장 위축으로 연체율이 상승한 상황에서 고위험 차주 비중도 높아 부질 자산에 대한 부담이 훨씬 높게 작용하는 모습이다.
관계자들의 의견 역시 비슷해 익명을 요구한 업계 관계자는 본지와의 통화에서 "양극화가 있을 수는 있어도 심화해선 안 된다"라며 "결국 문제의 본질은 지방-수도권 양극화"라고 지적했다.
☞대손충당금=
외상매출금·받을어음·대여금 등 회수 불확실 채권의 일부를 미리 비용으로 반영해 재무제표를 보수적으로 조정하기 위해 설정하는 회계 계정을 말한다.
☞유가증권=
재산권의 원활한 유통과 이용을 도모하는 증서. 상품증권·신용증권·자본증권으로 분류될 수 있다.
여성경제신문 김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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