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정치

장동혁 “전국 재선거” vs 비당권파 “자리보전용 구호”

지방선거 패배라는 대외적 악재 속에서 터져 나온 ‘투표용지 부족 사태’가 국민의힘을 유례없는 대혼란으로 몰아넣고 있다. 장동혁 당대표가 서울을 포함한 전국 주요 격전지에 대해 선거소청을 강행하며 ‘전국 재선거’라는 초강수 카드를 꺼내 들자 당내 비당권파와 정면충돌하는 양상이다.

장동혁 “전국 재선거” vs 비당권파 “자리보전용 구호”

6·3지방선거 투표용지 부족 사태로 촉발된 잠실 개표소 봉쇄 시위가 이어진 16일 국민의힘 장동혁 대표가 서울 송파구 올림픽공원 핸드볼경기장에서 대한체육회, 방송 라이브 취재진 등의 진입과 관련해 진입 불가한 상황을 알리고 있다. 연합뉴스

지방선거 패배라는 대외적 악재 속에서 터져 나온 ‘투표용지 부족 사태’가 국민의힘을 유례없는 대혼란으로 몰아넣고 있다. 장동혁 당대표가 서울을 포함한 전국 주요 격전지에 대해 선거소청을 강행하며 ‘전국 재선거’라는 초강수 카드를 꺼내 들자 당내 비당권파와 정면충돌하는 양상이다.

이번 사태는 단순한 선거 관리 부실에 대한 대응을 넘어 지선 패배 책임론과 당권 향배를 둘러싼 계파 간 사생결단식 주도권 싸움으로 번지고 있다.

가장 먼저 쟁점이 된 것은 장 대표가 추진하는 선거소청과 재선거 드라이브의 ‘정치적 의도’다. 장 대표는 서울, 경기 등 기존 6개 지역에 충북을 추가해 소청 대상을 7곳으로 확대하면서 “최종 목표는 전국 재선거”라고 못 박았다. 당의 유불리를 떠나 유권자의 참정권 침해라는 민주주의의 근본적 가치를 바로잡겠다는 명분이다.

그러나 비당권파의 시각은 전혀 다르다. 이들은 장 대표의 행보를 지선 패배에 따른 사퇴 압박을 무마하고 당대표직을 지키기 위한 ‘방패막이용’으로 규정한다. 특히 소청 대상에 포함된 오세훈 서울시장이 “흔들리는 리더십과 빈약한 입지를 의식한 정략적 이용이자 자리보전용 구호”라고 날을 세운 것은 이 같은 기류를 단적으로 보여준다.

당선 무효 가능성이 극히 희박한 상황에서 선거소청을 밀어붙이는 것은 결국 지지층을 결집해 사퇴 여론을 잠재우려는 정치적 계산이라는 분석이다. 김용태, 진종오 의원 등이 “정치적 생존에만 몰두한 민주당식 선동정치”라고 가세한 것도 같은 맥락이다. 박정훈 의원 역시 “본인 선거였으면 재선거하자고 했겠느냐”며 “장 대표의 재선거 주장은 오히려 제도 개혁과 혁신을 방해하고 있으며 이 국면을 생명 연장을 위해 이용하는 행위는 책임 있는 정치인으로서 도저히 해서는 안 될 일”이라고 맹비난했다.

의사결정 과정의 ‘절차적 정당성’을 둘러싼 갈등도 깊다. 소장파 모임 등 당내 의원들은 이처럼 중차대한 문제를 의원총회를 통한 총의 수렴 없이 지도부가 긴급 최고위원회의를 열어 기습 의결한 것을 두고 ‘독단’이라며 거세게 반발하고 있다.

반면 장 대표는 소청 시한의 촉박함을 이유로 들며 사퇴 요구를 하는 의원들을 향해 “월례 행사처럼 사퇴를 주장하는 자판기 수준”이라고 거칠게 맞받아쳤다. 이는 지도부와 원내 구성원 간의 감정적 골이 이미 돌아올 수 없는 강을 건넜음을 시사한다.

사태를 더욱 복잡하게 만드는 것은 잠실 개표소 봉쇄 현장을 둘러싼 ‘공권력 투입’ 대치 상황이다. 경찰의 강제 진입 가능성이 제기되자 장 대표와 당 지도부는 현장으로 총집결해 시민들과 함께 육탄저지를 선언했다.

나경원 의원이 경찰 지휘부에 공문을 보내 “무리한 진입은 증거인멸 시도로 오해받을 수 있다”고 경고한 것은 당내 주류와 비주류를 막론하고 선관위의 부실 대응에 대한 진상규명 요구에는 공감대가 있음을 보여준다.

결국 현 상황은 국민의힘의 갈등 구조가 다층적으로 얽혀 있음을 명확히 드러낸다. 투표용지 부족이라는 초유의 사태를 대하는 온도 차, 지선 패배의 책임을 누가 질 것인가에 대한 공방, 그리고 향후 보수 재건의 주도권을 누가 잡을 것인가에 대한 수싸움이 복합적으로 작용하고 있다.

김진오기자 kimjo@idaegu.co.kr

이 기사 공유하기
페이스북X

이 기사를 추천합니다

i

댓글

0

후 댓글을 작성할 수 있습니다.

아직 댓글이 없습니다 이 기사에 첫 의견을 남겨보세요.

댓글 수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