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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잘 자고, 덜 아프고, 더 편하게"…집 안으로 들어온 '라이프테크'

가전과 헬스케어, 주거 서비스가 결합하며 집이 단순한 생활 공간을 넘어 건강 관리 플랫폼으로 진화하고 있다. 조명과 공조를 자동으로 제어하는 스마트홈을 넘어, 수면과 건강 데이터를 관리하고 생활 편의를 통합 제공하는 ‘라이프테크(Life-tech)’ 서비스가 빠르게 확산되는 모습이다.

"잘 자고, 덜 아프고, 더 편하게"…집 안으로 들어온 '라이프테크'

가전과 헬스케어, 주거 서비스가 결합하며 집이 단순한 생활 공간을 넘어 건강 관리 플랫폼으로 진화하고 있다. 조명과 공조를 자동으로 제어하는 스마트홈을 넘어, 수면과 건강 데이터를 관리하고 생활 편의를 통합 제공하는 ‘라이프테크(Life-tech)’ 서비스가 빠르게 확산되는 모습이다. 가전기업과 헬스케어 기업, 건설사와 유통업체까지 다양한 산업이 이 시장을 차세대 성장 분야로 보고 경쟁에 뛰어들고 있다.

대표적인 사례는 가전기업의 AI홈 플랫폼 확대다. LG전자는 아파트 맞춤형 AI홈 솔루션 공급을 늘리며 건설 B2B 시장 공략을 강화하고 있다. LG전자의 AI홈 허브 ‘씽큐 온’은 생성형 AI를 기반으로 이용자의 생활 패턴을 학습하고 맥락을 이해해 가전과 IoT 기기를 자연어 대화로 제어할 수 있는 것이 특징이다. 입주민은 “에어컨 끄고 로봇청소기 돌려줘. 한 시간 뒤 제습기 켜줘” 같은 복합 명령도 음성으로 수행할 수 있다.

LG전자 모델이 일상 언어로 대화하면 맥락과 공간을 이해해 연동된 가전과 IoT 기기를 제어하고 서비스까지 연결하는 'LG 씽큐 온'을 체험하고 있다.

LG전자는 지난해부터 포스코이앤씨 주거 브랜드 ‘더샵’ 아파트에 씽큐 온을 공급해 누적 1만 세대를 넘어섰다. 단순 가전 제어 기능을 넘어 단지 생활 서비스까지 연결한 점이 특징이다. AI홈 플랫폼 ‘씽큐’ 앱을 통해 제공되는 ‘우리 단지 연결’ 서비스는 올해 1분기 기준 적용 세대가 30만 세대를 돌파했다. 엘리베이터 호출, 주차 위치 확인, 조명·난방·환기·콘센트·가스밸브 제어, 방문 이력 확인, 커뮤니티 시설 예약 등 다양한 아파트 기능을 스마트홈과 연동해 제공한다.

이 서비스는 AI홈 허브와 결합하면 앱을 열지 않고도 음성 명령으로 이용할 수 있다. 예를 들어 집에서 “엘리베이터 불러줘”라고 말하면 단지 시스템과 연동해 호출이 가능하고, “주차 위치 알려줘” 같은 생활 정보 확인도 가능하다. LG전자는 이런 통합 솔루션을 기반으로 빌트인 가전과 스마트홈 플랫폼을 함께 공급하는 B2B 모델을 확대하고 있다.

LG전자는 해외 시장에서도 유사한 전략을 추진하고 있다. 북미 건설사 고객을 위해 가전과 공조 시스템을 통합 관리하는 B2B용 AI홈 솔루션 ‘LG 씽큐 프로(ThinQ Pro)’를 공개했다. 이 솔루션은 건물 관리자가 대시보드를 통해 단지 내 가전과 공조 설비를 실시간으로 관리할 수 있도록 돕고, 입주민은 제품 이상 징후를 미리 파악해 원격으로 A/S를 접수할 수 있다. 스마트홈이 단순한 편의 기능을 넘어 건물 관리와 서비스 운영 효율을 높이는 플랫폼으로 활용되는 사례다.

헬스케어 기업들도 집을 중심으로 한 건강 관리 서비스 확장에 나서고 있다. 세라젬은 디지털 헬스케어 분야 기업들과 협력해 ‘헬스케어 얼라이언스’를 구축했다. 이번 협약에는 디지털 바이오마커 분석 기업 딥메디, 비대면 진료 플랫폼 솔닥, 근골격계 헬스케어 기업 에버엑스, 임플라인치과그룹 등이 참여했다. 이들은 디지털 기술과 의료 서비스를 결합한 통합 건강 관리 서비스를 공동 개발할 계획이다.

세라젬은 자사의 디지털 헬스케어 플랫폼을 중심으로 건강 데이터 기반 서비스를 확장하고 있다. 딥메디와는 바이오마커 분석 기술을 활용한 건강 데이터 분석 가능성을 검토하고, 솔닥과는 플랫폼에서 수집된 데이터를 기반으로 개인 맞춤형 건강 관리 서비스와 의료기관 협력 모델을 모색한다. 에버엑스와는 근골격계 데이터를 활용한 운동 및 관리 프로그램을 개발하고, 임플라인치과그룹과는 온·오프라인 건강 관리 프로그램을 추진할 계획이다.

수면과 생활환경 관리 기술도 라이프테크 시장의 핵심 축으로 떠오르고 있다. 현대백화점은 슬립테크 기업 에이슬립과 함께 ‘파인 슬리핑 엑스포’를 열고 다양한 수면 관련 기술을 체험하는 행사를 진행했다. 삼성전자, 세라젬, 카카오헬스케어, 경동나비엔 등 10개 기업이 참여해 수면 단계별 체험 공간을 마련했다. 행사장은 ‘입면’, ‘숙면’, ‘기상’ 등 세 가지 구간으로 구성돼 관람객이 수면 과정을 체험할 수 있도록 꾸며졌다.

경동나비엔 숙면 존 전용 코너 모습

경동나비엔은 행사에서 AI와 사물인터넷 기반 숙면 기술을 선보였다. 숙면매트와 보일러, 환기청정기를 결합해 수면 환경을 자동으로 조절하는 방식이다. AI 수면모드는 이용자의 호흡 패턴을 분석해 수면 단계를 파악하고 적정 온도를 자동 조절한다. 경동나비엔에 따르면 이 기능을 사용할 경우 깊은 수면 시간이 124% 증가하고 총 수면 시간도 평균 27분 늘어나는 효과가 확인됐다.

수면 환경 개선과 생활 편의를 결합한 라이프테크 확산의 배경에는 국민 건강에 대한 관심도 자리하고 있다. 시몬스가 대한수면학회와 발표한 ‘대한민국 수면 통합지수(KSIQ)’는 66.25점으로 조사됐다. 응답자의 72.1%는 수면 질 저하로 인한 불편을 최소 주 1회 이상 경험한다고 답했고, 69.2%는 권장 수면시간 7시간에 미치지 못한다고 응답했다. 수면 부족이 일상생활의 집중력 저하나 감정 변화 등 다양한 문제로 이어지고 있다는 의미다.

업계에서는 이런 변화가 ‘집 중심 라이프테크’ 시장 확대를 이끌 것으로 보고 있다. 가전기업은 AI홈 플랫폼으로 생활 환경을 관리하고, 헬스케어 기업은 건강 데이터를 기반으로 서비스를 제공하며, 유통기업은 체험형 콘텐츠로 시장을 키우는 구조다. 조명, 공조, 수면 환경, 건강 관리, 생활 편의 기능이 하나의 플랫폼으로 연결되는 흐름이 나타나고 있다.

결국 집은 단순한 거주 공간을 넘어 생활 데이터를 기반으로 서비스를 제공하는 플랫폼으로 진화하고 있다. AI가 집 안의 가전을 제어하고 건강 상태를 분석하며 생활 편의를 제공하는 ‘라이프테크’ 시대가 본격화되는 모습이다.

사진=각 사

박주범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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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주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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