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표하지 않은 작품도 되도록 자기 머릿속에서 꺼내는 게 좋지 않은지 생각이 되는 이유는, 작가가 뇌를 쓰는 운동선수와 유사하다고 할 때 머릿속에 흥미로운 시냅스를 많이 만들어둔 사람이 유리해서이다. 초반부터 AI에 의지한다면 시냅스가 생길 리가 없다. 창작자들은 뇌라는 놀라운 기관을 수명 안에 얼마나 재밌게 굴릴 수 있는지를 겨루는 긴 스포츠 게임에 속해 있다고 봐도 틀리지 않으니, 훈련하듯 부러 불편한 쪽을 택하는 것이 외려 효과적이겠다.”
정세랑의 <당신의 독자가 될게요> 중, 마음산책
“오늘 들은 내용, 책으로도 읽을 수 있으면 좋겠어요.” 강연에서 소설가 정세랑을 만난 한 독자가 건넨 이 같은 제안이 단초가 되어 나온 산문집이다. 주제와 소재 찾기, 표절을 피하는 방법 같은 창작론부터 인공지능(AI) 시대를 맞이한 작가로서의 마음가짐까지 쓰는 사람으로서 고민해야 할 여러 이야기가 담겼다. 저자는 글쓰기에는 특별한 재능이 필요한 것이 아니라며 “삶과 창작 사이의 벽은 그리 두껍지 않다”고 말한다. 2010년 장르문학 잡지 ‘판타스틱’에 작품을 발표하며 데뷔한 정세랑은 <보건교사 안은영> <피프티 피플> 등의 작품을 냈다. ‘스타워즈’ 세계관을 주제로 전 세계 애니메이션 스튜디오들이 선보이는 단편 애니메이션 시리즈 <스타워즈: 비전스>에 각본으로 참여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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