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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자신의 뿌리를 찾아서…해외 입양인의 ‘특별한 러닝’

“한국은 내가 태어난 나라입니다. 그래서 대구에서 열리는 세계마스터즈육상경기대회에 참가하고 싶었습니다.”

자신의 뿌리를 찾아서…해외 입양인의 ‘특별한 러닝’

한국계 스웨덴인 티나 레이머

잃어버린 출생 기록 찾아 고국행

대구세계마스터즈 1천500m 8위 ‘개인 최고기록’

“한국 오면 비로소 마음 편해져

내가 어디서 왔는지 알 수 있길”

2026 대구세계마스터즈육상경기대회(WMAC)에 참여한 스웨덴 입양인 티나 레이머(Tina Reimer. 한국 이름 이수용)씨가 대구신문과 인터뷰를 하고 있다. 유채현기자

“한국은 내가 태어난 나라입니다. 그래서 대구에서 열리는 세계마스터즈육상경기대회에 참가하고 싶었습니다.”

한국계 스웨덴인 티나 레이머(Tina Reimer·한국 이름 이수용)씨가 ‘2026 대구세계마스터즈육상경기대회(WMAC)’에 참가했다. 한국에서 태어나 세 살 무렵 스웨덴으로 입양된 그에게 이번 대회는 세계 각국의 선수들과 함께 달리는 동시에 자신의 뿌리를 다시 돌아보는 시간이기도 했다.

1969년생으로 추정되는 티나씨는 1971년 10월 광주 학동시장 인근에서 발견된 뒤 대한사회복지회를 통해 스웨덴으로 입양됐다. 당시 머리에 상처가 있었다는 기록이 남아 있지만 자신의 출생과 관련된 기록은 거의 찾지 못했다. 발견 당시 담당 경찰서와 보호시설, 입양 전 자신을 돌봤던 위탁가정에 대한 기록도 남아 있지 않다.

그는 “내가 누구였고, 어디에서 왔는지를 추적할 수 있는 기록이 거의 없다”며 “그런 의미에서 이번 대회 참가는 여러 감정이 드는 일”이라고 말했다.

대회 참가를 결심한 계기는 2년 전 스웨덴에서 열린 세계마스터즈대회였다. 다음 대회가 대구에서 열린다는 소식을 들은 그는 한국에서 태어난 자신에게 특별한 기회라고 생각했다.

“내 실력이 세계적인 선수 수준이라고 생각하지는 않습니다. 누구나 참가할 수 있다는 것이 마스터즈대회의 좋은 점이죠. 한국에서 열린다고 하니 ‘한번 가볼까’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지난 13일 두 딸과 함께 한국에 온 티나씨는 서울과 광주, 부산을 거쳐 대구를 찾았다. 이번이 다섯 번째 한국 방문인 그는 1997년 해외 입양인을 위한 ‘웰컴 홈’ 프로그램으로 처음 한국을 찾았고, 2016년과 2019년에는 두 딸과 함께 국제한국입양인협회(IKAA) 관련 행사에 참가했다. 최근에는 해외입양인 지원단체 G.O.A.’L.의 뿌리 찾기 프로그램에도 참여했다. 이번에도 광주를 찾아 경찰서에 친가족 찾기 포스터를 전달하고 DNA 정보를 한국 경찰과 민간 유전자 검사기관에 제공했지만 아직 가까운 가족과 연결되지는 않았다.

스웨덴에서 성장한 티나씨는 한동안 다른 사람들과 똑같아지고 싶었다고 했다. 스웨덴 문화 속에서 자랐지만 외모 때문에 자신을 아시아인으로 바라보는 사람들의 시선과 자신이 생각하는 정체성 사이에서 고민도 많았다.

“어릴 때는 백인이 되려고 했어요. 하지만 내가 백인이 아니라는 사실을 받아들이면서 오히려 마음이 편안해졌습니다.”

이후 자신이 태어난 한국에 대해 더 알아야겠다고 생각했고 대학에서는 한국의 민주화와 노동조합을 주제로 학사 논문을 쓰며 한국의 역사와 사회를 공부했다.

그에게 한국은 여전히 특별하면서도 낯선 나라다. 그는 “내가 태어난 곳이긴 하지만 한국어도 하지 못하고 한국의 역사나 정치를 모두 아는 것도 아니다. 그래서 한편으로는 관광객 같은 느낌도 든다”면서도 “한국에 오면 마음이 편안하다”고 했다.

육상은 그를 다시 한국으로 이끈 또 다른 연결고리다. 40세 무렵 처음 달리기를 시작한 그는 스웨덴 지역 클럽에서 사람들과 함께 운동하며 친구를 얻고 자신감을 키웠다.

티나씨는 지난달 30일 WMAC 여자 55세 이상부(W55) 1,500m에 출전했다. 경기 전 약 2주 반 동안 여행으로 운동을 제대로 하지 못했고, 경기 당일에는 갑작스러운 폭우까지 쏟아졌다. 충분히 몸을 풀지 못한 데다 스파이크화 대신 일반 러닝화를 신고 트랙에 섰지만 끝까지 레이스를 이어갔다. 그 결과 개인 최고기록(PB)을 세우며 8위로 결승선을 통과했다.

경기를 마친 뒤 그는 “잘됐다. 그리고 행복하다”고 소감을 남겼다. 이어 “더 바랄 수 있다면 내가 어디에서 왔는지 더 알고 싶다”고 전했다.

유채현기자 ych@idaegu.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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