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상법 개정으로 자사주 소각이 의무화된 가운데, 국내 주요 상장사들이 자사주를 전량 '소각'해 주주가치를 제고하려는 진영과 임직원 보상 등 경영상 목적을 위해 '처분'하려는 진영으로 나뉘며 엇갈린 행보를 보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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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사주 ‘소각’ 앞장서는 기업들…올해 벌써 46조원 돌파
서울경제에 따르면, 올해 3월 20일까지 자사주 소각을 발표한 상장사는 200개사이며, 그 규모는 46조원에 달해 연간 최대 수준을 경신했다. 자사주 소각 기업은 2021년 64개사에서 2025년 240개사로 급증하는 추세다. 이달 6일 시행된 3차 상법 개정안이 신규 취득 자사주는 1년 이내, 기존 보유 자사주는 1년6개월 이내 소각하도록 의무화하면서 정책 기조에 선제적으로 발맞추는 양상이다.
뉴시스는 대표적으로 삼성전자가 상반기 중 16조원 규모인 약 8700만주를 소각할 예정이며 , SK㈜는 5조1500억원 , 두산은 3조1000억원 규모를 전량 소각하기로 했다고 전했다.
현대백화점그룹 등 유통업계도 2100억원 규모의 자사주를 소각하며 대열에 합류했다. 흥국증권 분석에 따르면, 자사주를 20% 소각할 경우 주당순이익(EPS)은 25%, 주당순자산가치(BPS)는 20% 상승하는 효과가 발생하는 것으로 확인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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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택 기업도 등장…국민연금, 자사주 처분 계획 제동
반면 자사주 소각 대신 처분을 선택하는 기업들도 등장했다. 조선일보에 따르면, SK하이닉스는 30만주를 임직원 보상용으로 지급하는 안건을 상정했으며 , 현대차 역시 임직원 보상용 자사주 처분 계획을 논의한다. 이마트는 신세계푸드 완전자회사 편입을 위해 자사주를 활용한 포괄적 주식 교환을 추진하고 , KT&G와 한화시스템, LS일렉트릭, 크래프톤 등도 경영상 목적을 이유로 자사주 처분으로 선회했다.
이들 기업은 자사주를 활용한 보상이나 자회사 편입이 장기적인 기업 성장을 이끌어 주주 가치를 높이는 수단이라고 주장한다. 또한 자사주를 무조건 소각하면 향후 주가 안정이나 보상 수단으로서의 활용 폭이 줄어들 수 있다는 입장이다.
그러나 국민연금은 이들 기업의 처분 계획에 제동을 걸고 나섰다. 기업들이 자사주 취득 당시 공시한 '주주가치 제고' 목적과 임직원 보상 등은 맞지 않기 때문에 반대표를 던지겠다는 것이다. 국민연금 기금운용본부는 이 같은 행보가 상법 개정 취지를 우회하는 것이며 일반 주주의 권익을 보호하지 못한다고 지적했다
상법 개정으로 자사주 소각이 제도화되면서 한국 증시의 고질적인 코리아 디스카운트 해소를 위한 주주환원 정책이 속도를 내고 있다. 다만 기업의 장기적 성장을 위한 유연한 재원 활용 전략과 일반 주주 권익 보호라는 두 가지 가치가 주주총회에서 충돌하는 양상이다. 국민연금의 적극적인 의결권 행사가 향후 기업들의 자사주 처리 방식에 명확한 기준을 제시하는 분수령이 될 것으로 판단된다.
중기이코노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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