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내년 각 1조원 유상증자 검토…종투사 진입·IB 도약 로드맵 가속
임종룡(왼쪽) 우리금융 회장이 지난달 23일 연임 후 첫 일정으로 서울 여의도 텔레픽스 본사에서 조성익 대표에게 제품 설명을 듣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포인트데일리 조혜승 기자] 우리금융그룹이 '임종룡 2기' 체제 첫해를 맞아 우리투자증권 육성에 승부수를 던진다.
올해와 내년 각각 1조원씩 총 2조원을 투입해 종합금융투자사업자(종투사) 진입을 가속화하고 은행·증권·보험 3축 시너지를 통해 비은행 수익 구조를 본격적으로 재편하겠다는 구상이다.
2일 금융권에 따르면 우리금융지주가 올해 우리투자증권에 1조원, 내년 1조원 등 총 2조원 안팎의 자본을 단계적으로 투입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앞서 우리금융은 증권사 출범 직전 우리종합금융에 5000억원 규모 유상증자를 단행해 계열사 경쟁력 강화에 나선 바 있다.
자본 투입의 기반도 마련됐다. 우리금융은 지난 2월 23일 우리투자증권 지분 0.06%에 대해 주식매도청구권을 행사, 100% 완전 자회사 편입을 완료했다. 소수 주주와의 갈등이나 절차적 걸림돌 없이 지주사 결단만으로 즉각적인 유상증자가 가능하다.
우리금융은 지주 차원에서 증권사 육성 원칙을 공식화했다. 곽상민 우리금융그룹 최고재무책임자(CFO)는 지난 2월 26일 연간 실적발표 컨퍼런스 콜에서 "중장기적으로 초대형 IB·종투사 달성을 위해 단계적인 유상증자 추진이 불가피하다"고 밝혔다.
곽 CFO는 "자체 성장을 통해 증권 부문을 키운다는 전략 아래 단계적 유상증자 원칙은 변함이 없다"면서도 "자본금을 3조원에서 4조원으로 확대하는 데 법적 절차상 2년 이상이 소요되는 만큼 중기 관점에서 접근할 수밖에 없다"고 덧붙였다.
이 같은 행보는 임종룡 우리금융 회장의 2기 경영 전략과 궤를 같이 한다. 임 회장은 지난달 정기 주주총회에서 2029년 3월까지 연임에 성공한 후 생산적 금융 확대, AX(AI 전환) 본격화, 그룹 시너지 강화를 핵심 과제로 제시했다.
임 회장이 지난 3년간 내부통제 강화와 자회사 인수 등 포트폴리오 구축에 집중했다면, 앞으로 3년은 은행·보험·증권 간 시너지를 통한 수익 성과가 경영 성패를 가를 것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우리금융은 오는 2030년까지 생산적 금융 73조원, 포용금융 7조원 등 총 80조원을 공급하겠다는 목표도 밝힌 바 있다. 이 중 1조원은 '증권 중심 모험자본 투자'로 배정됐다. 생산적 금융의 본격 실행을 위해 증권사 외형 확대가 필요한 시점이라는 판단이다.
현재 우리투자증권의 자기자본은 약 1조2000억원 수준이다. 계획대로 2조원의 자본이 투입되면 자기자본이 3조원을 넘어 종투사 자본금 요건을 충족하게 된다.
우리투자증권은 출범 당시 5년 내 자기자본 3조 원 달성과 종투사 라이선스 확보, 10년 내 자기자본 5조 원과 초대형 IB 도약을 목표로 제시했다. 종투사로 지정되면 기업 대상 신용공여, 구조화금융, 인수금융 등 IB 업무 범위가 대폭 확대돼 수익구조 다변화가 가능해진다. 현재 국내 종투사는 한국투자증권·미래에셋증권 등 10곳에 불과하다.
우리투자증권은 우리은행과의 시너지를 기반으로 IB 트랙레코드를 쌓는 한편, 은행·증권 복합점포 등 WM 부문 시너지도 확대하고 있다. 고객 수도 출범 당시인 2024년 68만 5000명에서 지난해 말 70만 9000명으로 늘어나는 추세다.
시장에서는 자본 확충이 이뤄질 경우 우리투자증권이 장기 성장의 촉매가 될 것으로 본다. 은행 기반 고객 데이터와 영업 네트워크를 활용해 빠른 성장 기반을 마련할 수 있다는 평가다.
우리투자증권 관계자는 "증자 계획과 규모는 지주와 협의 중"이라며 "종투사 진입 시점과 관련해 출범 시 제시한 목표 달성을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다"고 말했다.
우리투자증권이 종투사 진입 이후 IB 시장에서 존재감을 드러낼 수 있을지, 은행·증권·보험 간 시너지를 통해 비은행 경쟁력을 실질적으로 끌어올릴 수 있을지가 임 회장 2기 체제의 성패를 가를 것으로 보인다.
우리금융 관계자는 "포텐셜은 증권사에 있다"며 "증권사가 제 역할을 하려면 자기자본 규모가 뒷받침돼야 한다. 현재 1조2000억원의 자기자본에 올해 1조원을 추가하는 등 단계적으로 증자를 추진해 나가려고 한다"고 말했다.
우리투자증권 사옥 전경. 사진=우리투자증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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