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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일잘러' 외국인, 中企 사무직도 꿰찬다

최근 국내 중소기업과 스타트업이 핵심 보직에 외국인을 채용하는 사례가 늘고 있다. 기존 생산직 등 블루칼라를 넘어 사무직인 화이트칼라 직종으로 확대되는 것이다. 이들은 아예 한국에서 대학을 졸업하고...

'일잘러' 외국인, 中企 사무직도 꿰찬다

한국서 학사·석박사 마치고

취업 후 신시장 개척 등 성과

2024년 국내 외국인 총연봉

24조원 육박 사상 최대 기록

한국선 '쉬었음 청년' 늘면서

일자리 둘러싼 갈등 우려도

경기도 수원시에 본사를 둔 농업 기업 누보는 직원 169명 중 19명이 외국 국적자다. 울산공장에서 일하는 생산직을 제외하고도 본사에서만 5명이 사무직으로 근무 중이다. 카자흐스탄국립대와 서울대에서 공부한 카자흐스탄 출신 사비나 아흐메토바 씨(가명·29)는 동유럽 시장 개척을 맡고 있다. 아흐메토바 씨는 카자흐스탄 가정용 원예 시장을 공략하는 아이디어를 냈는데, 회사가 이를 계기로 동유럽 국가 수출의 활로를 찾았다.

농업 기업 대동은 최근 카자흐스탄 직원을 채용했다. 현재 대동 서울사무소에서 근무하는 오테겐 가우하르 씨(27)는 중동 지역 마케팅 등을 도맡아 하고 있다. 카자흐스탄 국립대 한국학과를 졸업하고 2021년 한국에 온 그는 한양대에서 마케팅 석사 학위를 받으며 한국 취업에 나섰다.

최근 국내 중소기업과 스타트업이 핵심 보직에 외국인을 채용하는 사례가 늘고 있다. 기존 생산직 등 블루칼라를 넘어 사무직인 화이트칼라 직종으로 확대되는 것이다. 이들은 아예 한국에서 대학을 졸업하고 취업에 성공한 후 기업에서 주요 업무를 맡아 성과를 내고 있다. 국내 한 중소기업 관계자는 "해외 진출 시 파트너사를 두지만 한국에 대한 이해도가 높고 현지 규정까지 잘 알고 있는 외국인 직원들의 역할이 매우 크다"고 평가했다.

이처럼 중소기업에서 외국인 화이트칼라 근무자들이 활약하는 가운데 한국에서 외국인 근로자들이 받아간 총 연봉도 역대 최고치를 찍었다. 국세청 자료에 따르면 2024년 외국인 근로자의 총 연봉은 23조6387억원으로 2020년(16조426억원) 대비 47% 늘었다. 관련 통계가 집계된 2005년 이래 최대치로, 업계에서는 이 같은 추세가 지속될 것으로 보고 있다.

외국인 근로자 수도 2020년 54만4883명에서 2024년 66만8094명으로 크게 증가했다. 2024년 기준 외국인 근로자 국적은 중국이 19만5539명으로 가장 많았고, 베트남 6만2144명, 인도네시아 4만439명, 필리핀 3만914명, 미국 2만4152명 순이다.

구직 비자를 받은 외국인도 늘고 있다. 법무부에 따르면 2023년 3월 등록 외국인 수는 122만1685명이었는데, 이들 중 비전문·단순취업을 목적으로 하는 E-9 비자를 받은 인원은 26만3256명이었고, 구직 비자인 D-10은 1만3805명을 기록했다. D-10 비자는 국내에서 학업을 마친 후 구직활동을 하는 외국인들이 받을 수 있다. 이 수치는 올해 들어 크게 증가하고 있다. 올해 3월 기준 등록 외국인 수는 216만6955명인데 E-9 비자는 34만635명, D-10 비자는 2만6101명으로 뛰었다.

화이트칼라 외국인 근로자 증가는 한국 경제구조의 새로운 흐름으로 분석된다. 유병준 서울대 경영학과 교수는 "저출생 등으로 인해 국내 인력이 부족해지는 상황에서 비전문 인력뿐 아니라 고도화된 영역에서 근무하는 외국인 인력은 앞으로도 늘어날 것"이라며 "정부 차원에서도 우수 외국인 인력 유입 지원을 더 확대하고, 이들을 위한 전문인력 비자 발급, 안정적 정착 지원 등 다양한 대책을 제시할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

최근 전 세계적으로 한국과 서울의 위상이 높아지면서 한국에서 업무 경험을 쌓고자 하는 외국인도 늘고 있다. 일본인 오카와 미사토 씨(34)는 한국에서 한국어교육 석사를 마친 후 디자인 콘텐츠 기업 미리디에서 근무하고 있다. 그는 "한국 기업의 뛰어난 서비스를 일본에 알릴 수 있다는 점에서 자부심이 크다"고 말했다.

일각에서는 한국에서 '쉬었음 청년'이 증가하는 상황 속에서 향후 외국인 근로자와 일자리 갈등이 첨예해질 것이라는 예상도 나온다. 국가데이터처에 따르면 청년층(15~29세) 쉬었음 인구는 42만5000명, 20대 쉬었음 인구는 40만5000명으로 2020년 이후 최대치를 기록했다. 윤동열 건국대 경영학과 교수는 "'쉬었음 청년'의 핵심 원인은 원하는 경력형 일자리 부족, 반복된 탈락 경험, 장기 커리어 불안 등 구조적 문제"라면서도 "외국 인력의 증가가 청년층 일자리 기회를 일부 축소시키는 영향이 있을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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