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길을 걷다가 다른 사람과 부딪혔는데, 전화기가 깨졌다며 수리비를 달라고 한다면, 어떻게 하시겠습니까?
돈을 줄 것 같은 사람을 골라 일부러 부딪친 다음 2천만 원 넘게 뜯어낸 20대가 구속됐습니다.
황현규 기자입니다.
[리포트]
사람들로 붐비는 지하철 역사, 회색 잠바를 입은 남성 한 명이 지나가던 행인과 부딪친 뒤, 휴대전화를 바닥에 떨어뜨립니다.
놀란 행인은 미안한 듯, 연신 고개를 숙입니다.
휴대전화의 주인은 20대 남성 안 모 씨, 안 씨는 유동 인구가 많은 장소에서 일부러 사람들과 부딪친 뒤, 휴대전화를 놓쳤다며, 수리비 명목으로 돈을 뜯어냈습니다.
이미 망가진 휴대전화였지만, 상대방 때문에 깨진 것처럼 속인 겁니다.
안 씨는 퇴근 시간대 사람들로 붐비는 이곳 서울 잠실역에서 범행을 벌였는데요.
10대 학생이나 장애가 있어 보이는 행인들을 주로 노렸습니다.
지난 1월부터 다섯 달간 이어진 안 씨의 범행에 속은 피해자는 모두 38명.
피해액은 2,200만 원이 넘습니다.
대부분 피해자는 자신이 속은 것도 모른 채 수리비를 건넸지만, 한 피해자가 수상한 낌새를 알아채며 결국 덜미가 잡혔습니다.
[김대근/서울 송파경찰서 형사1과 5팀장 : "수리비가 약 120만 원 정도로 과도하게 나온 게 의심스러워서 우리 송파경찰서에 방문 접수했습니다."]
무직이었던 안 씨는 생활비를 벌려고 이러한 범행을 저지른 것으로 파악됐습니다.
안 씨는 지난달 구속 심사에도 나오지 않은 채 충남 천안으로 달아났다가 붙잡혔고, 경찰은 안 씨를 사기 혐의로 구속 송치했습니다.
KBS 뉴스 황현규입니다.
촬영기자:류현수/영상편집:신남규/그래픽:김성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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