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선 4기 광주 교육 성과 회고
수능 만점부터 공약 이행까지
“이제는 통합교육 초석으로”
이정선 광주시교육감이 풍영초등학교 교통안전 캠페인을 펼치고 있는 모습. 광주시교육청 제공
“아이들은 모두 저마다의 빛깔과 재능을 가지고 있습니다. 지난 4년 동안 광주 아이들이 가진 그 고유한 빛이 세상 밖으로 찬란하게 비춰질 수 있도록 교육 공동체가 함께 토양을 만드는 데 노력했습니다.”
민선 직선 4기 광주시교육청을 이끌어 온 이정선 교육감이 30일 퇴임을 앞두고 지난 4년간의 소회와 함께 광주 교육의 미래를 향한 메시지를 전했다.
이 교육감은 “마지막 광주시교육청의 수장이었다는 점에 영광을 느낀다”며 “교사, 학생, 학부모가 하나 되어 만든 ‘교육공동체의 힘’이 지금의 광주 교육을 가능케 했다”고 평가했다.
그는 지난 4년간 아이들의 삶을 넓고 깊게 확장하기 위해 매 순간 최선을 다했으며, 이러한 성과들이 향후 출범할 ‘전남광주통합특별시교육청’의 성공적인 안착을 위한 든든한 밑거름이 될 것이라고 기대했다. 이 교육감은 ‘다양성이 곧 실력’이라는 철학을 바탕으로 학력 신장에만 매몰되었던 기존 교육의 틀을 깨고 학생 개개인의 소질과 가능성을 발굴하는 데 주력했다. 특히 10년 만의 수능 만점자 배출, 2년 연속 교육부 ‘최우수 교육청’ 선정, 4년 연속 공약 이행 최우수 등급 획득 등은 말뿐인 행정이 아닌, 시과 약속을 실천한 구체적인 결실로 평가받고 있다. 다음은 이 교육감과의 일문일답.
-퇴임을 앞둔 현 시점의 소회는.
▲마지막 광주시교육청의 수장이었다는 점에 대해 영광스럽게 생각한다. 직선4기 광주교육을 이끌며 교사, 학생, 학부모가 함께 만드는 ‘광주 교육공동체의 힘’을 확인했다. 지난 4년간 신바람이 나서 일할 때도, 때로는 어려운 난관에 부딪히기도 했지만 정책을 나열하기보다는 아이들의 삶을 더 넓고 깊게 확장하기 위해 매순간 최선을 다했다. 열심히 뛴 만큼 성과도 많이 이뤘다. 이러한 성과들은 새롭게 출범을 앞둔 전남광주통합특별시교육청의 성공을 견인하는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한다.
-재임 기간 거둔 가장 큰 변화는.
▲직선4기 광주교육은 이전과는 완전히 다른 길을 걸었다. 취임과 동시에 제시한 ‘다양한 실력이 미래다’라는 비전은 새로운 이정표가 됐다. 그동안 ‘학력 신장’에 매몰됐던 교육정책이 ‘다양성’을 갖추게 됐다. 아이들이 각자의 소질과 가능성을 마음껏 펼치고 자신의 꿈을 향해 한 발 한 발 나아가게 됐다. 공부가 재미있는 학생들은 학습에만 집중할 수 있도록 했으며, 끼와 흥이 많은 학생들은 문화예술 프로그램을 통해 예비 예능인으로 거듭났다. 글로벌 시대에 발 맞춰 전세계 곳곳에서 견문을 넓힐 수 있는 길을 마련해줬으며, 디지털 소외계층이 없도록 스마트기기를 보급해 지원했다. 교육복지사업을 통해 경제적 여건 때문에 학교를 포기하는 아이들이 없도록 촘촘히 살폈다. 이러한 정책들은 학생, 학부모의 신뢰를 높였으며, 광주교육의 든든한 기반이 됐다.
이정선 광주시교육감이 수능 D-day 100일에 고3 수험생을 격려하는 모습. 광주시교육청 제공
-‘이정선표 포용 교육’ 최고의 결실은.
▲대학시절까지 포함하면 꼬박 40년을 오로지 교육 한길만을 걸었다. 대학교수, 총장으로 재임하며 학교현장을 누구보다 깊이 이해하고, 국제교육 동향, 선진 교육 흐름을 체감한 교육 전문가라고 자부한다. 그 길에서 ‘광주교육이 미래로 도약하고 세계로 향하는 대전환하는 길을 책임지고 방향을 제시하는 역할을 해야겠다’는 사명감을 느꼈다. 특히 단 한 명의 아이도 교육으로부터 배제되지 않는 ‘포용 교육’을 꿈꿨다. 다양성을 최우선 가치로 학생 개개인의 성장을 중심에 두는 교육을 실현하고, 교사 역량 강화를 위한 수업 혁신, 미래교육 전환 등을 추진한 결과, 진로·진학·직업교육에서 뚜렷한 성과를 냈다. 광주에서 10년 만에 수능 만점자가 배출됐으며, 직업계고 열풍이 일어났다. 특정영역에 치우치지 않고 노력한 것이 빛을 내기 시작한 것이다.
-‘실력 광주’ 재건의 가장 큰 보람은.
▲2026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에서 10년 만에 만점자가 나왔다. 일반계 고등학교 학생이라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사교육 열풍이 거세다보니 공교육 만으로는 실력을 키우기가 어렵다는 인식이 지배적이었는데, 이번 수능 만점자는 대부분의 학습을 학교와 정규 교과과정 안에서 해결했다고 밝혔다. 실제 모든 고등학교에 조성한 개방형 학습공간 ‘365-스터디룸’에 대한 학생, 학부모 만족도가 높다. 안전하면서도 쾌적하게 공부할 수 있어 더 많은 시간을 학교에서 머물게 된 것이다. 하루가 멀다하고 바뀌는 대입 제도에 선제적으로 대응하기 위해 ‘1교 1대입디렉터’를 배치했으며, 온라인 편의성과 오프라인 전문성을 결합한 진로진학 상담 플랫폼 ‘빛고을 진학 꿈트리’를 운영해 서울 대치동 못지않은 입시정보를 제공했다. 이러한 정책들을 바탕으로 공교육에 대한 신뢰도가 회복되고 모든 학생이 ‘열심히 하면 나도 할 수 있다’는 자신감을 얻게 된 것 같아 뿌듯하다.
이정선 광주시교육감이 경제·금융교육과 연계한 전통시장 체험교육 현장에 방문한 모습. 광주시교육청 제공
-공약 이행 최우수 평가가 갖는 의미는.
▲직선4기 광주교육은 2024년, 2025년 등 2년 연속 교육부 ‘시·도교육청 평가’에서 ‘최우수 교육청’으로 선정되는 쾌거를 이뤘다. 특히 교육정책의 현장 안착을 지원하기 위한 국가시책 추진 실적 정량평가에서 ‘사교육비 경감 추진 노력’ 등 21개 지표가 모두 기준 이상의 실적을 인정받았다. 전국 시·도교육감을 대상으로 이뤄지는 ‘공약 이행 및 정보공개 평가’에서도 4년 연속 최우수 등급을 받았다. 전체 공약의 99% 이상이 완료 또는 정상 추진되는 등 공약 이행의 실효성과 책임성을 입증받은 셈이다. 이러한 평가들은 직선4기 광주교육이 말로만 번지르르한 행정이 아니라, 시민과의 약속을 지켰다는 것을 의미한다.
-AI 미래 교육 인프라, 무엇이 바뀌었나.
▲시대의 흐름에 따라 학교 교육도 달라지고 있다. 과거에는 획일적이고 일률적이며 규격화, 표준화된 방식의 교육이 이뤄졌다. 21세기에는 우수한 아이는 재능을 더욱 발휘할 수 있도록 지원하고, 부족한 아이는 한계를 극복할 수 있도록 채워줘야 한다. 이를 위해서는 디지털 기기와 교육이 필요하다. 요즘 아이들은 챗GPT에 질문하고 답을 얻는다. 디지털 기기 사용을 무조건적으로 억제하는 정책으로는 미래사회를 이끌 인재를 육성할 수 없다. 학교에서는 수업을 통해 체계적인 디지털교육을 받고, 집에서도 가족과 함께 개인 맞춤형 수업이 가능한 ‘AI 홈워크 시스템’을 보급·운영한다면 자기 주도적인 학습이 가능하다. 교사 역량 강화를 위해 정보화교사 확충, 코딩·SW, AI교육 과정도 설계 운영한다. 미래교육은 학생들이 스스로 학습할 수 있도록 환경을 만들고 지원하는데 초점을 맞춰야 한다. 이러한 지원이 뒷받침되어야 디지털 경쟁력을 갖춘 인재로 성장할 수 있다.
-가장 고심했던 갈등과 극복 과정은.
▲가장 오랫동안 고민했던 사안은 학교비정규직연대회의와의 단체협약안이 떠오른다. 2024년 단체협약안이었는데 인력 운영, 근로여건 개선과 관련한 의견이 계속 충돌해 좀처럼 합의를 이루지 못했다. 그래도 포기하지 않고 1년 6개월간 본교섭과 68차례 실무교섭을 거쳐 274개 항목에 대해 최종 합의했다. 이번 합의를 통해 교육공무직원의 사기가 진작되고 노동 존중문화가 확산될 것으로 기대한다. 최근에는 광주시 법정전입금 문제가 있었다. 광주시가 지난해 재정난을 이유로 법정전입금 1천억원을 주지 않았다. 당초 올해 추경에 편성하기로 했으나, 또다시 편성이 이뤄지지 않아 논란이 있었다. 미편성된 1천억원은 수만명에 달하는 교직원의 2개월분 급여에 해당되는 막대한 규모다. 안정적 교육행정 운영을 위한 ‘생명줄’과도 같은 재원인 셈이다. 광주시에서 9월 추경에는 반드시 편성한다고 약속한 만큼 믿고 기다리는 수 밖에 없다. 잘 마무리될 것으로 기대한다.
국립아시아문화전당 연계한 2025 미래운동회에 이정선 광주시교육감이 참여한 모습. 광주시교육청 제공
-현장과의 소통, 어떻게 자평하나.
▲교육감으로 선출된 직후 새로운 출발은 광주교육과 함께 해야한다고 생각했다. 인수위원회를 꾸리고 전문가들의 목소리를 들은 데 이어 고교 학생의회 집행부, 한국교총 간담회, 광주교육시민연대 회의, 실천교사모임 간담회, 광주교사노조간담회 등 교육공동체들의 목소리를 듣고 이를 정책적으로 반영하고자 노력했다. 이러한 노력은 임기 내내 계속됐다. 학교현장을 수시로 찾아가 필요한 것은 무엇인지, 불편한 점은 없는지 점검하고 보완했다. 학생 등교맞이, 학부모와 함께 하는 캠페인도 주기적으로 진행하며 현장 의견을 청취했다. 역대 교육감 중 현장을 가장 많이 찾았을 것이라고 자부할 수 있다. 모든 해답은 현장에 있다. 학교현장을 자주 살폈기 때문에 ‘365-스터디룸’ ‘365진로진학상담’ 등 정책을 구상할 수 있었고, 실제 호응도 컸다. 앞으로도 원로 교육자로서 더 낮은 자세로 현장 의견을 듣고 목소리를 내겠다.
-임기 내 매듭짓지 못한 아쉬움은.
▲상당수 공약을 현실화하는데 성공했지만, ‘방학 중 무상급식 지원사업’은 끝내 이루지 못해 아쉬움이 있다. 요즘은 맞벌이 가정이 많지 않나. 맞벌이 부모 입장에는 방학기간 돌봄이 아주 큰 숙제다. 방학 중 무상급식은 방학기간에도 안심하고 학교에 자녀를 맡길 수 있도록 지원하고자 기획했다. 따뜻한 밥 한 끼 먹이고 싶은 마음에서 출발했는데, 이해당사자 간 합의가 이뤄지지 않아 결국 도시락을 제공하는 수준에 머물게 됐다. 2015년부터 비정상적으로 운영되고 있는 홍복학원 문제도 해결하기 위해 많은 노력을 기울였으나 아직까지 좋은 소식을 전하지 못해 아쉽다. 10년 넘게 관리 체제가 이어지면서 토지 분쟁, 부채 문제 등으로 학생들의 등굣길 안전문제까지 불거져 결국 교육청 차원에서 중재역할을 하고자 했다. 올해 초 재정기여자 모집을 통해 정상화에 속도를 내기 시작했으나, 아직까지 큰 성과는 없는 상황이다. 장기화를 막기 위해서는 다양한 대안 논의가 필요할 것 같다. 전남광주교육통합에 따른 교직원 불안심리가 큰 것도 마음이 무겁다. 인사적 불평등이 없을 것이라고 믿지만 일각에서는 여전히 불안해하고 있다. 일방적인 정책으로는 전남광주교육 통합의 성공을 견인할 수 없다. 결국 지역 사회가 함께 머리를 맞대고 지혜로운 해법을 찾아야 한다.
이정선 광주시교육감.
-광주 교육 가족에게 남길 당부는.
▲10년 만의 수능 만점자 배출, 2년 연속 최우수 교육청 선정, 1천억원에 달하는 누적 인센티브 확보. 이러한 모든 성과는 광주교육가족 모두가 함께 만들어 낸 ‘기적과도 같은 변화’다. 교실에서 열심히 아이들을 가르치는 교사, 학교를 믿고 응원해주는 학부모, 자신의 가능성을 믿고 도전하는 학생, 학교현장 지원을 위해 불철주야 노력하는 교직원, 마지막으로 광주교육 발전을 한마음으로 응원해준 시민. 한 명 한 명의 땀방울과 발걸음이 모여 오늘의 광주교육을 만들었다. 이제 광주교육은 역사의 뒤안길로 사라지지만, 전남광주교육이라는 새로운 역사를 써야하는 과제가 남았다. 지난 성과는 또 다른 도약의 발판이 될 것이다.
끝이 아닌 시작의 마음으로 전남광주교육을 지지하고 응원해주시길 부탁드린다.
-시민들에게 어떤 교육감으로 기억될까.
▲지난 4년간 정말 많은 사랑을 받은 교육감이 아니었나 싶다. 광주시민들은 광주교육이 나아갈 방향을 비춰주고, 힘을 불어준 주역들이다. 한 가지 바람이 있다면 전남광주교육통합이 성공하는데 힘을 보탠 교육수장으로 기억되고 싶다.
-지휘봉 내려놓은 후 향후 행보는.
▲광주·전남 아이들의 오늘은 곧 우리의 내일이다. 광주교육 수장 자리에서는 내려오지만, 우리의 내일을 위해 할 수 있는 역할은 계속 고민할 생각이다. 전남광주통합특별시교육청이 안착하기 위해서는 광주·전남 지역민과 교육가족의 적극적인 관심과 지지가 필수적이다. 오로지 교육 한길만을 걸어온 나부터 전남광주 교육통합에 힘을 보태겠다. 광주·전남이 대한민국 교육의 희망이 되도록, 아이들의 오늘을 지키고 미래를 여는 일에 함께하겠다. 마지막으로, 직선4기 광주교육 발전을 위해 지지와 애정을 보내준 시민, 교육가족께 감사를 전한다.
한경국기자 hkk42@md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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