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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

[인터뷰] 안병윤 예천문화관광재단 이사장 "스쳐가는 관광서 머무는 관광으로 바꿔야"

“관광객이 많이 오는 것만으로는 부족하다. 예천에서 한 끼를 더 먹고, 하루를 더 머물고, 다시 찾아오게 만들어야 한다.”

[인터뷰] 안병윤 예천문화관광재단 이사장 "스쳐가는 관광서 머무는 관광으로 바꿔야"

회룡포·금당실·삼강문화단지에 음식·숙박·체험·상권 연결

“몇 명 왔나보다 얼마나 머물고 어디서 소비했는지가 중요”

▲ 안병윤 예천문화관광재단 이사장(예천군수).

“관광객이 많이 오는 것만으로는 부족하다. 예천에서 한 끼를 더 먹고, 하루를 더 머물고, 다시 찾아오게 만들어야 한다.”

안병윤 예천문화관광재단 이사장(예천군수)은 예천 관광의 경쟁력을 단순 방문객 숫자가 아닌 ‘체류’와 ‘소비’에서 찾았다. 회룡포와 금당실전통마을, 삼강문화단지, 활과 곤충 등 지역 고유의 자원을 음식과 숙박, 체험, 농특산물, 전통시장과 연결해 예천 전체를 하나의 관광상품으로 만들겠다는 구상이다.

최근 재단은 ‘2026년도 지방 출자·출연기관 경영실적 평가’에서 최고 등급인 ‘가’ 등급을 받았다. 안 이사장은 그러나 “평가등급 자체가 최종 목표는 아니다”며 “군민들이 문화의 변화를 체감하고 관광객들이 다시 예천을 찾도록 만드는 것이 더 중요하다”고 말했다. 축제와 공연을 운영하는 기관을 넘어 문화와 관광, 지역상권을 잇는 ‘문화관광 플랫폼’으로 역할을 확대하겠다는 것이다.

-최근 경영실적 평가에서 최고 등급인 ‘가’ 등급을 받았다. 의미는.

△재단 임직원들의 노력과 군민 여러분의 관심과 참여가 함께 만든 결과라고 생각한다. 조직·인사와 재무관리부터 사회적 책임, 주요 사업, 고객만족도까지 기관 운영 전반을 평가받았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특히 지역 문화관광 자원을 활용한 축제와 관광 콘텐츠 확대, 군민들이 일상에서 체감할 수 있는 문화예술 프로그램을 꾸준히 추진한 부분이 좋은 평가를 받았다. 하지만 ‘가’ 등급 자체가 최종 목표는 아니다. 군민들이 ‘예천의 문화가 달라졌다’, 관광객들이 ‘예천에 다시 오고 싶다’고 느끼는 것이 더 중요하다. 이번 평가를 새로운 출발점으로 삼겠다.

-예천문화관광재단의 가장 중요한 역할은 무엇이라고 보나.

△예천이 가진 문화적·관광적 가치를 찾아내고 거기에 새로운 가치를 더하는 것이다. 예천에는 회룡포와 금당실전통마을, 삼강문화단지, 용문사를 비롯해 활과 곤충, 육상 등 다른 지역과 차별화할 수 있는 자원이 많다. 용궁순대와 지역 농특산물 등 먹거리도 풍부하다. 문제는 이런 자원을 개별 관광지나 개별 행사로만 봐서는 안 된다는 것이다. 관광과 문화를 연결하고 다시 음식과 숙박, 체험, 농특산물, 전통시장까지 이어야 한다. 재단이 단순히 행사를 운영하는 기관에 머무르지 않고 예천 전체를 하나의 문화관광 상품으로 만드는 전문기관이 돼야 한다고 생각한다.

-예천 관광의 가장 큰 과제는 무엇인가.

△‘체류’라고 생각한다. 관광객 숫자도 중요하지만 앞으로는 얼마나 오래 머물렀는지, 지역에서 얼마나 다양한 경험을 했는지가 더 중요하다. 회룡포를 보고 사진을 찍은 뒤 바로 다른 도시로 이동한다면 지역에 돌아오는 경제효과에는 한계가 있다. 관광객이 예천에서 점심을 먹고 카페에 들르고 체험한 뒤 저녁을 먹고 숙박하고, 다음 날 다른 관광지를 찾도록 해야 한다. 이제는 ‘몇 명이 왔느냐’뿐 아니라 ‘얼마나 오래 머물렀느냐’, ‘지역에서 어떤 소비가 이뤄졌느냐’를 함께 봐야 한다. 예천 관광의 경쟁력은 관광객 한 명을 더 데려오는 것뿐 아니라 이미 찾아온 관광객을 한 시간, 반나절, 하루 더 머물게 하는 데서 만들어질 수 있다.

▲ 예천군 용궁면 일원에서 개최한 ‘2026 예천 용궁순대축제’가 역대 최대 방문객을 끌어모으며 성황리에 열렸다. 예천군 제공

-체류형 관광을 현실화하려면 무엇이 필요한가.

△지역관광추진조직인 DMO의 역할을 강화해야 한다. 관광객의 연령과 여행 목적에 맞는 상품을 만들고 관광지와 숙박, 음식, 체험을 하나의 동선으로 연결해야 한다. 가족과 오는 관광객, 부모님을 모시고 오는 관광객, 연인이나 친구와 오는 관광객이 원하는 것은 모두 다르다. 획일적인 관광코스가 아니라 여행객이 자신의 취향에 맞춰 예천을 경험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중요한 것은 ‘예천에 무엇이 있습니다’라고 소개하는 데 그치지 않고 ‘예천에 오시면 이렇게 하루를 보내실 수 있습니다’라고 제안하는 것이다. 관광객의 입장에서 여행을 설계하는 것이 체류형 관광의 출발점이다.

▲ 지난달 4일부터 5일까지 이틀간 예천군 금당실전통마실 일원에서 개최한 ‘2026 예천 금당야행’이 성황리에 열리고 있다. 예천문화관광재단 제공

-지난달 4~5일 금당실전통마을에서 열린 금당야행에 약 1만7000명이 다녀갔다. 성공 요인은 무엇이라고 보나.

△금당실이 가지고 있는 고유한 공간 자체가 가장 큰 경쟁력이다. 고택과 돌담길, 송림을 인위적으로 새롭게 만드는 것이 아니라 마을이 간직해온 역사와 이야기를 관광객들이 직접 경험할 수 있도록 콘텐츠를 입혔다. 올해는 ‘인생 한 바퀴, 금당실 밤마실’을 주제로 사람의 일생을 돌잡이와 성인식, 혼례, 작별, 환생으로 풀어냈다. 관광객이 단순히 구경만 하는 것이 아니라 돌담길을 걸으며 프로그램에 직접 참여하도록 한 것이 좋은 반응을 얻었다. 앞으로 지역축제도 유명 연예인을 불러 많은 사람을 모으는 방식만으로 경쟁해서는 안 된다. 금당실처럼 ‘이곳에 와야만 볼 수 있고 경험할 수 있는 것’을 만들어야 한다. 그것이 지역축제가 오래 살아남는 방법이라고 생각한다.

-축제 방문객을 지역경제 소비로 연결하는 것도 중요하지 않나.

△매우 중요하다. 축제장에 1만명이 왔다는 숫자만으로 성공을 평가해서는 안 된다. 관광객이 지역 음식점과 카페, 전통시장, 숙박시설을 이용하고 농특산물과 지역 상품을 구입해야 축제가 지역경제에 실질적인 도움이 된다. 금당야행과 함께 운영한 ‘해보래장터’도 그런 시도다. 지역 셀러들이 직접 생산한 농특산물과 먹거리, 수공예품을 관광객에게 선보이며 관광과 지역 소비를 연결했다. 앞으로는 축제장 안에서 소비가 끝나는 것이 아니라 원도심과 전통시장, 음식점, 관광지까지 관광객의 동선을 확장해야 한다. 관광객이 쓰는 돈이 지역 안에서 순환하는 구조를 만드는 것이 중요하다.

-예천을 대표할 관광 브랜드는 무엇이라고 생각하나.

△어느 하나만 꼽기보다 예천이 가진 여러 자원을 하나의 이야기로 묶어야 한다고 본다. 회룡포는 자연과 경관, 금당실은 전통과 역사라는 강점이 있다. 활은 예천만의 역동적인 콘텐츠이고 곤충은 생태·교육·가족관광으로 발전할 가능성이 크다. 삼강문화단지는 낙동강과 주막문화를 활용할 수 있다. 이런 자원은 다른 지역이 쉽게 따라 할 수 없다. 특히 활과 곤충은 축제 기간에만 활용할 것이 아니라 사계절 체험·교육 관광상품으로 발전시켜야 한다. 스포츠와 생태, 교육, 문화가 관광과 결합하면 예천만의 확실한 경쟁력을 만들 수 있다.

-예천만의 자원을 하나의 관광상품으로 묶는다는 것은 어떤 의미인가.

△관광객이 관광지 한 곳만 보고 가는 구조를 바꾸자는 것이다. 예를 들어 회룡포를 찾은 관광객이 용궁에서 음식을 먹고 금당실을 걷고, 예천읍에서 지역 상권을 이용한 뒤 하루를 묵을 수 있다. 다음 날 활이나 곤충을 체험한다면 예천 전체가 하나의 관광상품이 되는 것이다. 개별 관광지의 경쟁력도 중요하지만 이제는 관광지와 관광지 사이를 무엇으로 연결할 것인지가 더 중요하다. 음식과 숙박, 체험, 쇼핑이 그 연결고리가 돼야 한다.

-관광뿐 아니라 문화사업도 재단의 중요한 역할인데.

△문화는 특정한 사람만 누리는 것이 아니라 모든 군민의 일상이 돼야 한다. 지역에 산다는 이유로 수준 높은 공연과 문화예술을 접할 기회가 적어서는 안 된다. 재단이 꿈의 오케스트라와 올해 ‘꿈의 예술단 플러스’ 등 다양한 문화예술 사업을 추진하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아이들에게는 문화예술을 경험하고 꿈을 키울 기회를 주고 부모와 어르신들에게는 일상에서 공연과 문화를 즐길 기회를 제공해야 한다. 문화회관도 공연이 있을 때만 찾는 장소가 아니라 군민들이 자연스럽게 찾는 생활 속 문화공간으로 만들어야 한다.

-도청신도시와 원도심을 문화관광으로 연결할 필요도 있어 보인다.

△신도시와 원도심을 따로 떼어놓고 봐서는 안 된다. 문화에는 사람을 움직이는 힘이 있다. 원도심에 사람들이 찾아올 이유를 만들어야 한다. 청년과 대학생, 예술가들이 원도심에서 창작하고 주민과 함께 활동할 수 있는 문화적 기반을 만들면 비어 있던 공간에 사람이 모이고 주변 상권에도 활력이 생길 수 있다. 신도시 주민들도 공연과 축제, 전통시장과 음식, 관광을 통해 원도심을 자연스럽게 찾도록 해야 한다. 문화와 관광이 신도시와 원도심, 관광객과 주민을 연결하는 가교가 될 수 있다고 생각한다.

-문화관광이 지역경제에서 어떤 역할을 할 수 있다고 보나.

△관광은 단순한 여가활동에 그쳐서는 안 된다. 관광객이 머물면 숙박업이 움직이고 음식점과 카페가 살아난다. 농특산물과 지역 상품도 팔릴 수 있다. 결국 관광객의 체류시간이 늘어나면 소상공인과 농업까지 함께 움직이는 구조가 만들어질 수 있다. 문화도 마찬가지다. 공연이나 축제를 통해 사람들이 움직이면 자연스럽게 주변 상권과 지역 소비로 이어질 수 있다. 문화와 관광이 지역경제의 새로운 부가가치를 만드는 산업이 돼야 한다.

-앞으로 재단이 궁극적으로 만들고 싶은 예천은 어떤 모습인가.

△‘한번 가본 예천’이 아니라 ‘다시 가고 싶은 예천’을 만들고 싶다. 관광지를 하나 더 만드는 것보다 기존 자원에 새로운 이야기를 입히고 서로 연결하는 것이 중요하다. 회룡포와 금당실, 삼강문화단지, 활과 곤충, 음식과 시장을 하나의 여행 동선으로 연결하면 예천 전체가 관광상품이 될 수 있다. 문화 역시 군민들이 일상 속에서 즐기고 지역에 자긍심을 갖도록 해야 한다. 예천문화관광재단은 ‘문화로 더하고 관광으로 나누는 매력도시 예천’을 만들어가는 중심 역할을 하겠다. 스쳐 지나가는 예천에서 머무는 예천으로, 한 번 찾는 관광지에서 다시 찾는 여행지로 변화시키겠다. 문화가 군민의 삶을 풍요롭게 하고 관광이 지역경제를 살리는 선순환 구조를 만드는 것이 우리가 가야 할 방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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