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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인터뷰] "악성민원에 고통받는 교사 눈물 닦아주고 싶었다"

루지코지는 교사가 교육활동 중 겪는 상황을 체계적으로 기록·보존할 수 있도록 설계된 온디바이스 AI 기반... 나중에는 AI가 이 기록들을 분석해 대응 가이드까지 제공하는 기능을 목표로 하고 있다." - 1월 출시 이후...

[인터뷰] "악성민원에 고통받는 교사 눈물 닦아주고 싶었다"

AI를 활용한 악성민원 대응 솔루션 루지코지 개발자 노명성 교사.

에듀프레스 장재훈 기자 = “저는 불안장애 교사입니다. 언제, 어떻게 악성민원에 시달릴지 몰라 늘 불안했습니다. 생활지도 과정에서 아동학대로 고소당해 경찰 조사를 받았다는 이야기나, 변호사 비용으로 큰돈을 썼다는 사례를 들을 때면 남 일 같지 않았죠. 실제로 정신과 치료를 받고 병휴직까지 했고요. 그래서 나처럼 불안에 시달리는 교사들에게 도움이 되는 일을 해보자는 생각으로 시작했습니다.”

불안장애에 시달리는 현직 초등교사가 사비를 들여 2년여의 연구끝에 개발한 악성민원 대응 솔루션 ‘루지코지’가 교사들 사이에서 큰 호응을 얻으며 주목받고 있다. 주인공은 경기도 한 초등학교에 재직 중인 노명성 교사다. 그는 교직 1년 차 당시 학급에서 발생한 학교폭력 사안을 처리하는 과정에서 극심한 심리적 압박을 겪었고 이후 불안장애 치료를 받아왔다.

노 교사는 <에듀프레스>와의 인터뷰에서 “나와 같은 고통을 겪는 교사가 더 이상 나오지 않았으면 하는 마음으로 루지코지를 개발해 무료로 배포하고 있다”고 말했다. 루지코지는 교사가 교육활동 중 겪는 상황을 체계적으로 기록·보존할 수 있도록 설계된 온디바이스 AI 기반 증거 기록 플랫폼이다. 수정 이력이 남는 타임라인 기록을 통해 분쟁 발생 시 교사를 보호하는 심리적·법적 방어막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된다.

- 악성민원 솔루션 프로그램을 개발하게 된  계기는.

“교직 생활을 시작하면서부터 학부모와의 갈등이나 악성민원에 대한 두려움이 늘 있었다. 교사를 위한 제도적 보호장치는 부족한데 주변에서는 악성민원에 시달리는 사례를 어렵지 않게 접할 수 있었다. 특히 생활지도를 하다 보면 학부모에게 연락이 오는 일이 흔한데 그때마다 ‘이 일이 혹시 커져서 나에게 아동학대 문제로 돌아오면 어떡하지’라는 생각이 머릿속을 떠나지 않았다. 그런 불안이 계속 쌓이면서 일상생활 자체가 점점 버거워졌다. 그러다 보니 나처럼 이유 없이 불안에 시달리는 교사들이 생각보다 많겠다는 걸 느끼게 됐고 ‘기록을 통해 스스로를 보호할 수 있는 객관적 장치가 필요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 첫 담임 때 겪은 학폭 사건의 여파가 컸나.

“심각한 수준의 사건은 아니었지만 그걸 처리하는 과정이 개인적으로는 굉장히 힘들었다. 아이들 사이의 갈등을 조정하고 학부모와 소통하는 과정에서 감정적으로 많이 소모됐다. 특히 그 일을 겪고 나서부터는 ‘이런 일이 또 생기면 나는 버틸 수 있을까’, ‘내가 대응을 조금이라도 잘못하면 문제가 더 커지는 건 아닐까’ ‘선배 동료 교사들에게 피해를 주면 어떡하나’ 같은 두려움이 컸다. 주변에서 학교폭력 사안에서 말 한마디, 표현 하나 때문에 교사가 문제의 중심에 서는 경우도 볼수 있었다. 학폭은 언제든 발생할 수 있는 일인데 그 부담을 온전히 교사가 개인이 떠안아야 하는 구조가 무섭게 느껴졌다.”

- 결국 교사 스스로 각자도생 해야 한다고 여긴건가.

“‘이대로는 안 되겠다’ 싶었다. 불안은 계속 쌓이는데 해소할 방법이 없었다. 문제가 생겼을 때 나를 지켜줄 수단이 필요했고 그때 가장 먼저 떠올린 게 기록이었다. 사안 발생 시 그 과정을 객관적으로 남겨두면 최소한 나를 설명할 근거는 생기겠다고 본 것이다. 현재 사용돠는 나이스 시스템은 기록 수정이 비교적 자유로워 나중에 학부모가 이의를 제기할 경우 신뢰성 문제에서 자유롭지 못할 수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서 아예 처음부터 ‘사후 조작 의심을 원천 차단하는 증거용 기록 도구’를 직접 만들어보자고 마음 먹었다.”

루지코지 화면 캡쳐

- 루지코지만의 핵심 기능은 무엇인가.

“단순히 메모를 남기는 수준이 아니라 하나의 사건을 ‘증거’로 남길 수 있도록 구조화한 플랫폼이다. 사건이 발생하면 핵심 사실, 이전 상황과 배경, 내가 취한 조치, 증거 목록 등을 하나의 묶음으로 기록하게 돼 있다. 특히 수정 이력이 모두 남는 타임라인 방식을 채택해 기록의 고유성을 확보했다. 또 내용증명 문서도 자동으로 생성해서 PDF로 만들 수 있다. 나중에는 AI가 이 기록들을 분석해 대응 가이드까지 제공하는 기능을 목표로 하고 있다.”

- 1월 출시 이후 반응이 뜨겁다. 수익 구조는 어떻게 되나.

“올해 1월 베타 공개 이후 크롬 다운로드 기준으로 약 1,000건을 넘겼다. 이용료는 완전히 무료고 앞으로도 유료화 계획은 없다. 일반적으로 AI 서비스는 서버 비용 때문에 유료화되지만 루지코지는 AI가 사용자 컴퓨터 안에서 직접 돌아가는 ‘온디바이스’ 구조다. 사용자가 늘어나도 서버 비용 부담이 없기에 교사들에게 평생 무료로 제공할 수 있다. 운영에 들어가는 기본적인 경비는 월급으로 충당하고 있다. 아내가 초등교사여서 너그럽게 이해해 준다.(웃음)”

- 최근 유명 사교육업체에서 교사 개인정보가  유출되는 일이 벌어졌다. 보안 문제는 안전한가.

“개인정보 보호 등 보안문제는 이 프로그램을 만들면서 가장 예민하게 고민했던 부분이다. 그래서 애초에 기록 데이터가 외부로 나가지 않도록 구조 자체를 설계했다. 한마디로 말하면 루지코지는 기록 기능이 인터넷이나 외부 서버와 연결되지 않고 모든 데이터가 교사 개인 컴퓨터 안에서만 저장되고 처리된다. AI 역시 외부 서버를 호출하는 방식이 아니라 사용자 기기에서 직접 작동하는 온디바이스 방식이다. 그래서 인터넷이 없어도 사용할 수 있고 입력한 내용이 외부로 전송되는 일도 없다. 외부와 연결되는 기능은 변호사 상담 채팅뿐인데 이 또한 별도의 링크로 분리돼 있어 내부 기록 데이터와는 완전히 독립된 구조다. 결국 핵심은 민감한 정보가 시스템 밖으로 나가지 않도록 원천적으로 차단했다는 점이다.”

- 변호사 상담 기능까지 있나.

“학폭이나 민원은 법적인 부분이 많다 보니 변호사 자문이 절실했다. 그래서 국내 로펌에 루지코지 취지를 설명하고 도움을 요청하는 메일을 300여통의 보냈다. 그 중 몇분이 호응을 해줬고 유능한 교권 변호사를 섭외할 수 있었다. 현재는 교사 인증을 거친 이용자에 한해 변호사와 실시간 무료 채팅 상담을 제공하고 있다. 변호사님이 저의 취지에 공감해 지금은 무료로 상담해 준다.하지만 인원이 늘어나면 상담 자문비를 드려야 할지도 모르겠다. 그 부분도 감당해볼 생각이다.”

- 그동안 말못할 고생이 많았을 텐데 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이 프로그램을 통해 교사들이 조금이라도 덜 불안해졌으면 좋겠다. ‘내가 기록을 남겨두고 있으니 최소한의 보호 장치는 있다’는 마음의 위안을 드리고 싶다. 다만 역설적으로 교사들이 이런 도구에 의존하지 않아도 되는 세상이 오는 게 가장 바람직하다고 생각한다. 그런 환경이 올 때까지 루지코지가 교사들의 든든한 방패가 되었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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