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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인터뷰] "소나무 재선충에 송이 재배 농가 몰사 위기"

김태규 회장은 전문임업인협회 중앙회 감사로부터 이 내용을 카카오톡으로 전달받았다. "큰일 났다"는 생각과 함께 그는 즉각 움직였다. 문제의 구조는 명확하면서도 잔혹하다. 소나무 재선충을 옮기는 장수하늘소를...

[인터뷰] "소나무 재선충에 송이 재배 농가 몰사 위기"

김태규 포항시 전문임업인협의회 회장은 15일 포항시 산림조합에서 소나무 재선충 방제 세미나를 개최했다.

지난 3월 6일, 국민신문고에 올라온 답변내용이 송이버섯 임업인들의 생계를 뒤흔들었다. 국립산림과학원이 ‘송이 채취 지역 내 소나무는 나무주사 대상에서 제외된다’는 내용이었다.

쉽게 말해서 송이버섯을 채취하는 지역에 있는 소나무는 재선충 병에 걸려 고사하더라도 현재 사용중인 화학적 살충제를 소나무에 주사하면 안된다는 내용이었다.

그런데 살충제를 쓰지 않으면 소나무재선충을 막을 방법이 없고, 재선충이 번지면 소나무가 죽고, 소나무가 죽으면 송이는 사라진다.

이 이중의 함정 앞에서 사단법인 한국전문임업인협회 포항시협의회 김태규 회장은 책상 앞에 앉아 있지 않았다. 그는 4월 15일 포항·영덕의 정회원 임업인 10여명을 긴급히 초청하고, 포항시 산림조합 세미나실에서 바이오 백신을 사용하는 방안에 대한 세미나를 열었다.

이날 대덕바이오의 성창근 대표(충남대 명예교수)는 파인세이버(pine saver)라는 이름의 바이오 백신으로 소나무 재선충을 방제한 연구결과와 사용법 등을 소개했다. 바이오 백신은 소나무 재선충의 천적인 일종의 곰팡이이다.

이 천적을 재선충에 걸린 소나무에 주사하면, 재선충이 3-4일 사이에 분해되는 놀라운 효과를 내는 사실이 여러 번의 실험결과 나타났다. 곰팡이가 재선충을 분해해서 박멸시키기 때문에, 화학적 살충제를 사용할 경우 예상되는 부작용은 없다는 것이 성 박사의 주장이다.

김태규 회장은 송이버섯 생산자이기도 하다. 포항에만 5만 2천여 평, 영덕 등 여러 지역까지 합산하면 8만~9만 평에 달하는 임지를 직접 관리하는 송이 산주다. 지난해 소나무 재선충의 피해를 본 김 회장은 직접 능선을 걸으며 재선충 피해를 확인했다.

중턱과 정상 부근 곳곳에 고사목이 약품 처리된 채 흙더미에 덮여 있었다. 피해율은 대략 30%에 달했다. 지금같이 소나무 재선충이 계속 확산되는 상황에서 살충제 마저 사용하지 못하도록 하면 "송이버섯 농사는 내년 가면 가망이 없어질 것"이라는 그의 말은 절박함이 배어있다.

산림청 국립산림과학원의 답변 내용

사태의 발단은 (사)한국전문임업인협회 중앙회 감사가 국민신문고를 통해 국립산림과학원에 질의를 올리면서 수면 위로 드러났다. 질문은 단순했다.

‘소나무 재선충 수간주사 약제가 송이버섯 생장에 미치는 영향’을 물었다. 소나무 재선충을 방제하기 위해 현재 많이 사용하는 화학적 살충제를 송이버슷 재배지역 소나무에 수간주사를 할 경우, 화학적 살충제가 송이버섯에 악영향을 미치는 것인지를 물은 것이다.

이에 대해 국립산림과학원은 ‘소나무재선충 약제를 소나무에 수간주사할 경우 송이에 미치는 영향은 연구된 바 없다’고 답변했다. 하지만 국립산림과학원은 ‘송이채취 지역내 소나무는 나무주사 대상에서 제외되고 있다’고 답변했다.

김태규 회장은 전문임업인협회 중앙회 감사로부터 이 내용을 카카오톡으로 전달받았다. "큰일 났다"는 생각과 함께 그는 즉각 움직였다.

문제의 구조는 명확하면서도 잔혹하다. 소나무 재선충을 옮기는 장수하늘소를 방제하는 현재 수단은 살충제뿐이다. 그런데 송이버섯을 재배하는 산에서 살충제 사용을 금지한단다. 만약 송이에서 농약 성분이 검출된다면, 소비자가 그 송이를 구매할 리 없다. 시장은 즉시 붕괴한다. "살충제 수간주사는 사용하지 말고, 소나무는 살려야 한다"는 김태규 회장의 말은 이 이중 함정을 압축한다.

포항은 경상북도 내 송이 생산량 2위 지역이며, 경주에 집하장이 없어 경주산 송이까지 포항으로 유입되는 구조여서 실질적 피해 범위는 더욱 넓다. 포항·영덕 지역 송이 농가 수는 600명을 넘는 것으로 파악된다.

이에 송이재배 농가가 대안으로 선택한 길은 천연 생물제제 기반의 바이오 백신 현장 실험이었다. 대덕바이오는 사안의 중대성에 공감하고, 바이오 백신인 파인세이버를 10개 송이버섯 생산자에게 무상으로 제공하겠다는 제안했다.

4월 15일 포항시 산림조합 사무실에 열린 세미나.

김 회장은 "송이버섯 재배농가에서 직접 써보고 효과가 있으면 포항시청에 가서 지원 방안을 요청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그는 포항시 재선충 방제팀장을 포함한 관계 기관 담당자를 세미나에 초청하고 경북도 전문임업인협의회장도 자리에 불렀다. 10개 농가에 100리터 분량의 약재를 무상 지원받아 시범 접종을 진행하고, 6개월에서 1년 후 결과를 도출한다는 것이 구체적인 계획이다.

비용 문제도 그의 다음 과제다. 바이오 백신의 단가는 화학 살충제의 약 10배 수준으로, 자비 부담으로는 지속이 어렵다.

김 회장은 "송이버섯 재배 농가에서 직접 사용한 결과 효과가 입증되면 포항시와 협상을 통해 지원을 요청할 것"이라고 밝혔다. 한국전문임업인협회가 22개 시군으로 구성된 경상북도 단위 조직을 갖추고 있는 만큼, 포항에서 시작된 이 실험의 성과는 도 전체의 정책 대응을 이끄는 근거가 될 수 있다.

"살충제를 대신할 대안이 현재는 바이오 백신 밖에는 없는 것 아니냐." 인터뷰 내내 김태규 회장은 이 말을 반복해서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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