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빚투’ 늘자 판매 중단·한도 조절
인터넷전문은행 3곳이 일제히 신용대출을 제한한다. 신규 마이너스통장(마통·신용대출 한도) 개설을 아예 중단하는가 하면, 신용대출 한도도 대폭 낮추기로 했다. 지난주 이미 일부 시중은행이 신용대출 한도를 낮춘 데 이어 비교적 급전을 빌리기 수월했던 인터넷은행들마저 대출에 빗장을 걸고 나섰다.
증시 활황으로 ‘빚을 내 투자(빚투)’하려는 수요가 대거 늘면서 가계대출 급증을 우려한 금융당국이 전 금융권에 ‘대출 조이기’를 강하게 주문한 영향이다.
케이뱅크는 16일부터 다음달 말까지 신규 마통 개설을 중단했다. 케이뱅크 관계자는 “안정적인 가계대출 공급을 위해 마이너스통장 상품의 판매를 일시 중단한다”고 말했다.
토스뱅크는 18일부터 신용대출 한도를 기존 3억원에서 1억원으로, 신규 마통 한도는 기존 1억5000만원에서 5000만원으로 낮춘다고 이날 밝혔다.
지난해 ‘6·27 가계부채 관리방안’에 따라 이미 신용대출은 차주의 연 소득 범위로 좁혀놨기 때문에 이번 조치는 연봉 1억원이 넘는 고소득자를 겨냥한 것으로 풀이된다. 카카오뱅크도 오는 22일부터 마통 한도를 2억4000만원에서 1억원으로 조인다. 다음달부터는 약정 5000만원 이상인 마통의 만기를 연장할 때, 최근 6개월간 한도 사용률이 20% 이하인 계좌는 한도를 최대 20% 감액하기로 했다.
당국, 카드사 등 대출 수요 이동도 모니터링
앞서 시중은행들은 지난주 각종 신용대출 제한조치를 내놨다. KB국민은행·하나은행은 신용대출 한도를 최대 1억원으로 낮췄고, NH농협은행도 이날 ‘한도 1억원’ 대열에 합류했다. 신한은행은 마통 만기 연장 시 한도를 제한하기로 했고, 우리은행은 대출비교 플랫폼에서 비대면 신용대출 접수를 중단했다.
배경에는 가파른 신용대출 증가세가 있다. 5대 은행 신용대출 잔액은 지난해 6월부터 월 104조원 안팎을 오르내리다 지난달 갑자기 전월 대비 2조1741억원 늘어난 106조5154억원으로 집계됐다. 그리고 이달 중순 108조7654억원을 기록하면서 한 달도 안 돼 2조2500억원이 늘었다.
지난달 전 금융권의 주택담보대출 증가세는 4조원대였으나 신용대출 등 기타대출이 5조3000억원 증가했다. 기타대출 증가세는 5년 만에 규모가 가장 컸다. 지난달 코스피가 7000선을 돌파하면서 빚을 내 주식을 사려는 수요가 급증했고, 특히 미국·이란 전쟁 종전 기대감이 빚투 심리를 부채질했다고 평가된다.
금융위원회는 지난 12일 가계부채 점검회의를 열고 고액 연봉자 신용대출 한도 축소 등의 조치를 논의했다. 금융당국은 카드사 등 제2금융권도 유의하고 있다. 금융감독원 관계자는 “카드론을 모니터링하던 중 최근 많이 증가한 부분이 있어서 최근 업계와 면담했다”며 “카드사들이 자체적으로 대출 컷오프(한도 축소) 등을 판단할 것”이라고 했다.
다만 대표적인 ‘급전 창구’인 신용대출·마통 한도가 줄면서 일반 금융 소비자들이 피해를 입을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한 시중은행 관계자는 “갑작스럽게 자금 계획이 틀어진 사람 중에는 급히 카드론을 이용하는 사례도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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