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계대출 규제·중저신용자 의무에 수익성 압박…비이자사업 확대
CSS·송금·디지털자산 기술 앞세워 '플랫폼 수출' 전환 가속
인터넷은행들이 국내 대출 중심 성장 모델의 한계를 넘기 위해 해외 시장으로 보폭을 넓히고 있다. 가계대출 규제와 중저신용자 대출 확대 의무로 수익성이 압박받는 가운데 신용평가모형(CSS)과 해외송금, 디지털자산 기술 등을 앞세운 '플랫폼 수출' 전략이 본격화되는 모습이다.
16일 금융권에 따르면 카카오뱅크, 케이뱅크, 토스뱅크 등 주요 인터넷은행들은 최근 동남아시아와 중앙아시아를 중심으로 해외 사업 확대에 속도를 내고 있다. 단순히 현지 지점을 설립하는 방식이 아니라, 자체 기술과 플랫폼을 수출하는 형태로 사업 구조를 다변화하는 것이 특징이다.
우선 카카오뱅크는 몽골 시장을 겨냥해 비금융 데이터를 활용한 CSS 수출에 나섰다. 현지 MCS그룹과 협력해 금융사에 신용평가모형과 디지털 금융 플랫폼을 제공하는 방식이다. 통신·유통 등 다양한 비금융 데이터를 결합해 금융 이력이 부족한 고객까지 포용할 수 있다는 점에서 현지 맞춤형 모델로 평가된다.
카카오뱅크 관계자는 "금융 이력이 부족한 고객도 포용할 수 있는 데이터 기반 신용평가 기술이 해외 시장에서 경쟁력 있다고 판단했다"며 "현지 파트너와 협력을 통해 플랫폼 수출 모델을 지속 확대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케이뱅크는 동남아 시장을 중심으로 결제 및 송금 협력에 나서고 있다. 태국 카시콘뱅크 등과의 협업을 통해 크로스보더 결제 인프라를 구축하고, 스테이블코인을 활용한 해외송금 모델도 검토 중이다. 기존 SWIFT망 대비 송금 시간과 비용을 크게 줄일 수 있다는 점에서 향후 핵심 수익원으로 부상할 가능성이 제기된다.
토스뱅크 역시 동남아 시장 진출을 염두에 두고 플랫폼 기반 금융 서비스 확장을 준비하고 있다. 특히 간편결제, 송금, 데이터 기반 신용평가 등 토스 생태계와 연계한 서비스 수출을 통해 비이자 수익 확대를 노리는 전략이다.
토스뱅크 관계자는 "국내에서 축적한 사용자 경험과 데이터 기반 금융 역량을 해외에서도 적용할 수 있을 것으로 본다"며 "아직 구체적인 해외 진출 실행 단계에는 이르지 않았지만 글로벌 확장을 염두에 두고 준비를 이어갈 예정이며, 향후 글로벌 시장에서 새로운 성장 기회를 확보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 같은 움직임은 국내 영업 환경 변화와 맞물려 있다. 금융당국의 가계대출 총량 관리와 중저신용자 대출 비중 확대 정책으로 인터넷은행의 핵심 수익원인 대출 사업은 성장 여력이 제한되고 있다. 실제로 인터넷은행들은 일정 비율 이상을 중저신용자 대출로 채워야 해 금리 리스크와 연체 부담이 동시에 커진 상황이다.
이에 따라 각 은행은 수수료·플랫폼 기반 수익 모델로 눈을 돌리고 있다. 해외에서는 금융 인프라가 상대적으로 부족한 만큼 디지털 금융 기술 수요가 높은 점도 기회 요인으로 작용한다. 단기간 내 대규모 자본 투입 없이도 기술 수출을 통해 수익을 창출할 수 있다는 점에서 효율성 측면에서도 유리하다.
다만 규제와 현지화는 여전히 과제로 꼽힌다. 국가별 금융 규제 체계가 상이한 데다, 데이터 활용과 관련한 법적 제약도 변수로 작용할 수 있다. 또한 현지 금융사와의 협업 구조에서 수익 배분 문제와 사업 지속성 확보 역시 중요한 과제로 지목된다.
한 시중은행 관계자는 "해외 시장은 금융 인프라가 부족한 만큼 디지털 금융 기술에 대한 수요가 높아 초기에는 수익 기여도가 크지 않더라도 장기적으로는 플랫폼 수출이 새로운 캐시카우 역할을 할 가능성이 있다"며 "다만 규제 환경과 데이터 이전 이슈, 현지 파트너와의 이해관계 조정 등 해결해야 할 과제가 적지 않다"며 "단순 진출이 아니라 현지화 전략과 리스크 관리가 성패를 가를 것"이라고 설명했다.
굿모닝경제 최희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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