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항, 이동 플랫폼서 산업 플랫폼으로...인천 체류형 구조 전환 필요
인증 없인 운용도 수출도 불가 UAM·방산 연계 핵심 과제로
인천 제조업, 글로벌 공급망 진입 막혀 기업 매칭·전략 부재
"예산은 줄고 말만 넘친다"…공항 경제권 정책 실효성
인천투데이=현동민 기자│인천을 항공우주·방위산업 중심 도시로 육성하기 위해서는 공항 중심 산업 구조 전환과 함께 인증 체계 구축, 제조 생태계 연계, 정책 실행력 확보가 동시에 이뤄져야 한다는 제언이 나왔다.
8일 인하대학교 60주년 기념관에서 열린 ‘고성장 인천 미래 신산업, 항공우주 그리고 방산’ 토론회에서는 인천국제공항을 기반으로 한 산업 확장 전략과 도심항공교통(UAM), 방산 연계 방안이 집중적으로 논의됐다.
8일 인하대학교에서 열린 ‘고성장 인천 미래 신산업, 항공우주 그리고 방산’ 토론회.
공항 산업 구조 변화…“인천, 체류형 산업으로 전환해야”
이희정 항공우주산학융합원 부원장은 공항 산업이 단순 인프라를 넘어 산업 플랫폼으로 전환되고 있다고 진단했다.
이희정 부원장은 “과거 공항이 여객과 화물을 처리하는 이동 플랫폼이었다면, 현재는 유통·관광·항공정비(MRO)·제조까지 확장되는 산업 플랫폼으로 진화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세계 주요 공항들은 공항 주변에 산업 클러스터를 형성해 자체적인 경제권을 구축하고 있다”며 “공항을 중심으로 산업과 도시 기능을 결합하는 전략이 핵심 경쟁력이 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 부원장은 글로벌 항공 수요 증가와 산업 구조 변화도 함께 언급했다. 국제 항공 여객과 물동량은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있으며, 공항은 물류와 관광뿐 아니라 첨단 제조 산업까지 흡수하는 복합 산업 거점으로 확대되고 있다는 것이다.
특히 공항 인근에 바이오, 반도체, 정밀제조 등 시간 민감 산업이 집적되는 흐름이 나타나고 있다고 분석했다.
인천공항 구조적 한계도 지적했다. 이 부원장은 “인천공항은 183개 도시와 연결된 글로벌 허브지만, 인천에 실제 머무는 외국인 비율은 6.3%에 불과하다”며 “공항을 통과하는 구조에서 벗어나 체류형 산업 구조로 전환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 “공항 경제권 논의는 10년 넘게 이어졌지만 실행 조직과 예산이 없는 상태”라며 정책 추진력 부재를 문제로 짚었다.
이어 "24시간 공항 운영 체계 강화와 디지털 기반 공항 전환, 항공정비 산업 확대, 기업과 스타트업이 함께 참여하는 산업 플랫폼 구축 등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UAM·방산 연계 핵심은 인증…“산업 진입의 전제 조건”
유창경 인하대학교 항공우주공학과 교수는 항공 모빌리티와 방위산업을 연결하기 위해서는 인증 체계 확보가 핵심이라고 강조했다.
유창경 교수는 “항공 산업은 인증을 받지 못하면 실제 운용이나 수출이 불가능하다”며 “인증 역량은 기술을 넘어 국가 경쟁력을 좌우하는 요소”라고 말했다.
또 “국내 항공 기술 수준은 선진국 대비 60~70% 수준이며, 전기 추진 기반 중대형 기체 분야는 기술과 인증 모두 부족한 상황”이라며 현재 산업 수준을 진단했다. 이러한 격차는 단순 기술 개발의 문제가 아니라 인증 기준과 시험 인프라, 국제 협력 체계 등 제도 전반과 연결돼 있다고 설명했다.
유 교수는 특히 인증 과정이 산업 성장의 병목으로 작용하고 있다는 점을 지적했다. 항공기 개발 이후 인증 획득까지 수년이 소요되면서 사업화가 지연되고, 이는 기업 투자 부담으로 이어진다는 것이다.
인천 입지는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유 교수는 “인천은 국제공항과 경제자유구역을 동시에 갖춘 지역으로, 민군 통합 항공 모빌리티 실증과 테스트베드(실험환경) 구축이 가능한 조건을 갖췄다”고 말했다.
이어 “단순 기체 개발 중심이 아니라 인증, 운항, 정비, 데이터까지 포함한 산업 생태계를 함께 구축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제조업 연계 필요성 제기…“공급망 진입 전략 마련해야”
토론에서는 인천 지역 제조업과 항공 산업 간 연계 필요성도 제기됐다.
최기상 인천테크노파크 항공센터 센터장은 “인천 제조업은 정밀가공과 조립 역량을 갖추고 있음에도 글로벌 항공 공급망 진입이 쉽지 않다”며 “인증 규제와 시장 정보 부족이 주요 장애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단순히 산업 인프라를 구축하는 데 그칠 것이 아니라, 기업 간 매칭과 공급망 진입을 위한 전략이 함께 추진돼야 한다”고 덧붙였다.
8일 인하대학교에서 열린 ‘고성장 인천 미래 신산업, 항공우주 그리고 방산’ 토론회.
정영철 “인증·수출 연계 없으면 산업 성장 한계”
정영철 국방기술진흥연구소 연구위원은 방위산업 관점에서 인증 체계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정영철 연구위원은 “항공·방산 분야는 인증이 전제되지 않으면 실제 운용이 불가능하고 수출 역시 제한될 수밖에 없다”며 “인증 체계 확보가 산업 진입의 핵심 조건”이라고 말했다.
또 “국내는 무기체계 개발 과정에서도 인증 문제로 상당한 시간이 소요되고 있으며, 이는 산업 경쟁력 저하로 이어질 수 있다”고 지적했다.
정 연구위원은 인천 역할도 언급했다. 그는 “인천은 공항과 경제자유구역을 기반으로 민군 통합 항공 모빌리티 실증이 가능한 지역”이라며 “방산과 연계한 테스트베드 구축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어 “단순 기체 개발이 아니라 인증과 유지보수, 운용 체계까지 포함한 산업 구조를 만들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정책 실행력 부족” 지적…공항 경제권 실효성 논쟁
토론에서는 공항 경제권 정책의 실효성 부족에 대한 비판도 제기됐다.
신규철 인천시 항공민관협력회의장은 “인천공항은 지역의 핵심 자산이지만 시민 삶과 연결된 산업 효과는 체감되지 않는다”며 “정책이 선언에 그치지 않게 실행 체계를 갖춰야 한다”고 지적했다.
또 "인천시 항공산업 관련 예산이 오히려 감소하고 있는 상황에서 산업 육성을 이야기하는 것은 앞뒤가 맞지 않는다”며 “정책 의지가 있다면 재정 투입과 실행 계획이 함께 나와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어 “공항공사와 지방정부가 각자 사업을 추진하는 구조에서는 공항 경제권이 제대로 형성되기 어렵다”며 “협력 체계를 제도화하고, 실질적으로 작동하는 거버넌스를 구축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