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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인천 대전환, 미래 지도를 그린다] 19. 인천에서 출발하는 미래가 필요하다

국제관계, 인공지능, 에너지 전환 등 여러 영역에서 기존 질서와 기준이 동시에 바뀌고 있다. 특정 분야의 변화가 아니라 도시를 둘러싼 환경 전체가 달라지는 다중 전환의 시대다.

[인천 대전환, 미래 지도를 그린다] 19. 인천에서 출발하는 미래가 필요하다

국제관계, 인공지능, 에너지 전환 등 여러 영역에서 기존 질서와 기준이 동시에 바뀌고 있다. 특정 분야의 변화가 아니라 도시를 둘러싼 환경 전체가 달라지는 다중 전환의 시대다. 이러한 변화 속에서 인천의 미래를 새롭게 그려보기 위해 인천도시연구회와 인천일보는 지난 2월26일부터 18주 동안 '인천대전환, 미래지도를 그린다' 연재를 이어왔다.

▲ 인천의 미래는 새로운 이름을 붙인 관성적 성장에 머물러서는 안 된다. 도시가 가진 역사와 문화, 지역자산과 시민의 삶을 다시 살피고, 오늘의 변화에 맞게 활용하는 데서 출발해야 한다./인천일보DB

▲대전환기, 인천의 역할을 다시 묻다

이번 연재는 도시공간, 교통, 문화, 청년, 평화, 국제교류 등 여러 분야에 걸쳐 인천이 축적해 온 성과와 과제를 돌아보고, 더 나은 내일의 방향을 모색하기 위한 기획이었다. 인천과 다양한 인연을 맺어 온 대학과 연구기관의 전문가들이 필진으로 참여해 각자의 전문성과 현장 감각을 바탕으로 인천의 현재를 진단하고 미래 과제를 제안했다.

▲세계와 한반도를 잇는 인천

18편의 글이 공통적으로 가리킨 출발점은 인천의 역할을 다시 묻는 일이었다. 인천은 공항과 항만, 경제자유구역, 국제기구, 접경 수역을 함께 가진 도시다. 그동안 인천의 국제화가 해외도시 교류, 국제회의 유치, 투자 유치 등 양적 성과를 중심으로 전개돼 왔다면, 이제는 축적된 도시발전 경험을 전략자산으로 전환해야 한다.

남북관계가 경색돼도 서해와 한강하구는 여전히 한반도 평화의 공간이다. 송도 국제기구와 공항·항만의 연결성은 기후·보건·재난 등 비정치적 의제를 매개로 한 다자협력의 기반이 될 수 있다. UN 글로벌 AI 허브 유치 역시 기술 자체보다 AI가 노동, 이주, 보건, 개발, 안전과 만나는 사회적 거버넌스의 관점에서 접근할 때 인천의 강점이 더 분명하게 드러난다.

▲기후·산업 전환의 현장, 인천

인천의 역할은 기후와 산업의 전환 속에서 더욱 중요해진다. 인천에는 발전시설, LNG 인수기지, 공항, 항만, 수도권 폐기물 처리 기능이 집중돼 있다. 그만큼 환경 부담도 크다. 그러나 에너지, 물류, 산업, 해양환경이 함께 존재하는 인천은 탄소중립과 환경대전환을 실험할 수 있는 현장이기도 하다. 기후위기 대응은 별도의 환경사업에 머물러서는 안 된다. 도시계획, 교통, 건축, 산업, 복지, 재정 등 시정 전반의 기준으로 반영돼야 한다. 산업 역시 제조와 물류에 머무르지 않고 바이오, 항공MRO, K-컬처 등을 고부가가치 서비스경제로 확장해 나가야 한다.

▲성숙형 도시로 나아가야

도시공간의 전환도 피할 수 없다. 인천은 여전히 성장도시로 인식되지만, 장기적으로는 인구 정점 이후의 감소와 도시 노후화에 대비해야 한다. 상당수 택지개발지구는 이미 조성 후 20년 이상이 지났고, 기반시설 노후화는 시민 안전과 직결되는 문제가 되고 있다. 이제 공간정책은 새로운 확장 개발만이 아니라 기존 도시를 진단하고 관리하는 방향으로 바뀌어야 한다. 원도심 정비 역시 개발 속도보다 공간의 질을 기준으로 삼아야 한다. 낡은 건물이 새 아파트로 바뀌더라도 도로, 보행환경, 공원, 주차장, 생활서비스가 함께 개선되지 않으면 시민의 삶은 나아지기 어렵다.

▲스쳐가는 관문에서 연결하는 중심지로

이러한 공간 전환은 이동체계와 맞물려야 한다. 인천은 오랫동안 대한민국의 문호도시로 불려 왔다. 그러나 문호는 드나드는 입구일 뿐, 그 자체로 중심은 아니다. 인천이 스쳐 지나가는 도시가 아니라 사람과 기회가 모이는 도시가 되려면 광역 접근성과 내부 연결성을 함께 높여야 한다. KTX와 경강선, GTX-B, 제2공항철도, 경인선 지하화 등 여러 교통 의제도 시민 다수가 체감할 수 있는 구조로 연결될 때 효과가 축적된다. 요금지원과 통행료 지원은 시민 체감도가 크지만 장기적 재정책임도 수반한다. 지금 필요한 것은 더 가까이 있고 더 자주 오며, 더 믿고 탈 수 있는 대중교통이다.

▲삶이 쌓이는 도시를 향해

결국 도시의 전환은 사람의 삶으로 귀결된다. 청년이 들어오는 것과 머무는 것은 다르다. 많은 청년이 서울과 경기로 출퇴근하며 일과 관계, 진로 준비의 시간을 다른 도시에서 보낸다면 인천은 삶이 쌓이는 도시가 되기 어렵다. 청년정책은 사업 수를 늘리는 일이 아니라 다양한 청년의 실제 하루를 살피고, 지역 안에서 일하고 배우고 쉬며 다시 도전할 수 있는 생태계를 만드는 일이어야 한다. 문화 역시 사람이 머무는 도시의 핵심 조건이다. 인천은 K-컬처 기착지를 넘어 문화 허브로 성장할 잠재력을 갖고 있다. 섬과 갯벌, 접경, 항만과 공항이라는 장소성을 시대적 의제와 연결한다면 인천의 문화적 자산은 세계와 만나는 힘이 될 수 있다.

▲인천에 뿌리두는 미래전략 기대

18주간의 연재가 공통적으로 말한 것은 하나다. 인천의 미래는 더 크게 짓고 더 많이 유치하는 방식만으로 열리지 않는다는 점이다. 인천은 이미 많은 것을 축적한 도시다. 이제 필요한 것은 지역에 뿌리내린 유·무형의 자산을 새롭게 읽어내고, 그 가치를 하나의 미래 전략으로 연결하는 일이다. 인천대전환은 또 다른 이름의 성장 관성에 머무는 일이 아니라, 세계와 지역, 도시의 삶과 문화를 잇는 성숙한 전환의 길을 인천에서부터 찾아가는 여정이어야 한다.

/김수한 박사·인천연구원 선임연구위원

김수한 박사는

▲ 김수한 박사

인천연구원 선임연구위원으로 국제관계·중국·재외동포 분야를 연구하고 있다. 인하대 중어중국학과를 졸업한 후 베이징대와 중국사회과학원에서 각각 석·박사 학위를 취득했다. 단독 저서인 <중국지역연구> 4권을 비롯해 100여 편의 논문·저서·보고서를 집필했다. 서울시립대와 인천대에서 연구교수를 지냈으며, 대만외교부 방문학자를 역임했다. 현재 인천시 글로벌도시·재외동포 관련 위원회에 참여해 정책자문을 수행하고 있으며 ㈔한국유라시아학회 회장을 맡고 있다.

※ 본고는 필자의 개인 견해로, 소속기관의 공식 의견과 무관합니다.

/이은경 기자 lotto@incheon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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