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주요 금융지주사들이 인터넷전문은행과 빅테크·핀테크 기업의 영토 확장을 향후 경영 환경의 위협 요인으로 꼽았다. 사진은 시중은행 ATM기. 사진=더비즈DB
[THE Biz(더비즈)=권유승 기자] 국내 주요 금융지주사들이 인터넷전문은행과 빅테크·핀테크 기업의 영토 확장을 향후 경영 환경의 위협 요인으로 꼽았다. 금융과 비금융의 경계가 허물어지는 ‘빅블러(Big Blur)’ 현상 속에서 대환대출 플랫폼 활성화와 가계대출 규제 강화까지 맞물리며 은행권의 여수신 방어 경쟁이 한층 치열해지고 있다는 진단이다.
22일 금융권에 따르면 KB·신한·하나·우리·NH농협 등 주요 금융지주사들은 최근 제출한 올해 1분기 분기보고서에서 시장 환경 변화와 주요 리스크 요인을 제시했다.
금융지주사들은 특히 인터넷전문은행의 성장과 빅테크의 금융업 진출 확대를 주요 변수로 지목했다. 2017년 케이뱅크와 카카오뱅크 출범 이후 2021년 토스뱅크까지 가세하면서 굳어진 인터넷은행 3사 체제는 이미 시중은행의 경쟁 축으로 자리 잡았다.
최근 정치권을 중심으로 제4인터넷전문은행 도입 논의가 다시 거론되는 점도 전통 은행권의 긴장감을 높이는 요인이다.
KB금융은 보고서에서 "인터넷전문은행 확대 및 신규 인가, 핀테크 기업의 금융업 진출로 고객 이탈과 경쟁 심화가 예상된다"고 직접적인 우려를 표했다.
하나금융도 "인터넷은행이 주택담보대출, 오토론, 개인사업자 시장 등 전통 은행의 영역에 진입하고 있다"며 "빅테크 중심의 금융플랫폼 등장은 전통 은행의 판매 채널을 약화시켜 신규 고객 유치에 위협 요인"이라고 분석했다.
농협금융 역시 "IT 기반의 비대면·무점포 영업방식과 낮은 대출금리, 이용 편의성을 무기로 한 인터넷은행이 기존 은행들을 위협하고 있다"고 짚었다.
신한금융과 우리금융은 인터넷은행을 직접 언급하지 않으면서도 플랫폼 선점 경쟁을 핵심 과제로 꼽았다.
신한금융은 "오픈뱅킹 도입에 따라 플랫폼 선점 경쟁이 가속화돼 비대면 채널을 포함한 영업방식 전반에 많은 변화가 예상된다"고 밝혔고, 우리금융은 "빅테크·핀테크사의 은행업 진출로 금융·비금융 경계가 허물어지며 경쟁이 심화하고 있다"고 진단했다.
예금보호한도 상향과 대환대출 인프라 확대가 은행권 대출 경쟁을 더욱 심화시키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규제와 금융 인프라 변화도 은행권 경쟁을 키우는 요인으로 꼽혔다. 하나금융은 “예금보호한도 상향 움직임과 대환대출 인프라가 주택담보대출 및 전세대출까지 확대되면서 대출시장 내 경쟁이 가속화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설상가상으로 가계부채 억제를 위한 당국의 대출 규제가 강화되고 고금리 기조 장기화 및 인플레이션 재발 우려에 따른 불안정한 금융 환경이 지속되면서, 은행들의 주 수익원인 이자 마진 감소 우려도 커졌다.
이에 따라 시중은행들이 일제히 우량 기업대출 시장으로 눈을 돌리며 기업금융 부문에서도 쟁탈전이 치열해지는 추세다.
지주사들은 수익원 다변화를 위해 자산관리(WM), 신탁, 글로벌 진출 등을 모색하고 있으나 이마저도 여의치 않은 상황이다. 하나금융은 "홍콩 ELS 사태로 인한 상품 판매 중단 및 평판 악화 등으로 비이자이익 확대에 어려움이 있다"며 증권·보험 등 타 업권과의 불가피한 경쟁을 언급했다.
경기 침체 장기화에 따른 건전성 악화와 충당금 적립 부담, 그리고 금융의 사회적 책임 요구도 당면 과제로 제시됐다. 신한금융은 "고금리 장기화와 경기 변동으로 인한 가계대출 부실 위험, 기업 구조조정 등으로 인한 대손충당금 증가 위험을 극복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사회적 공공성과 금융소비자 보호, 서민·중소기업 지원 등 포용적 금융에 대한 사회적 요구가 커진 점도 은행들의 경영 부담을 높이는 요인으로 분석됐다.
한 금융권 관계자는 "이종 산업 간 플랫폼 경쟁으로 패러다임이 바뀌고 있다"며 "이는 시중은행들의 경쟁력을 강화할 수 있는 계기로 작용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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