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연합뉴스
한국금융경제신문=임유진 기자 | 인터넷전문은행(인뱅) 3사(카카오·케이·토스)가 국내를 넘어 해외 시장으로의 영역 확장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가계대출 규제 강화로 예대마진에 기반한 이자이익 중심의 외형 성장이 제한되는 상황에서 해외로 눈을 돌려 새로운 수익원 발굴에 나서는 것이다.
디지털 기술에 기반한 업의 혁신을 주도하며 노하우를 쌓아온 만큼 인뱅의 해외 진출은 법인 설립을 통한 직접 진출 방식이 아닌 현지 기업에 대한 지분투자나 기술 협업 등의 방식으로 이뤄지고 있다.
직접 진출에 따른 리스크를 줄이면서도 협업 기업 성장에 따른 이익 공유, 현지 시장 내 영역 확장이 용이하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17일 금융권에 따르면 인뱅 3사 중 가장 먼저 해외 진출에 나선 곳은 카카오뱅크로, 인도네시아, 태국에서 현지 은행업 전반의 디지털 혁신에 힘쓰고 있다.
카카오뱅크는 2023년 인도네시아 디지털은행 ‘슈퍼뱅크’에 총 1139억원을 투자해 지분 10.05%를 확보했다. 단순 투자에 그치지 않고, 상품·서비스 기획부터 UX·UI 자문, 신규 금융상품 출시 자문까지 실질적인 운영 노하우를 현지에 이식했다.
2024년 6월 론칭한 ‘슈퍼뱅크’는 론칭 1년 6개월여 만인 지난해 12월 인도네시아 증권거래소(IDX)에 상장했고, 현지 디지털은행 중 시가총액 1위를 달성했다. 또한 지난 2월 기준 순이익 약 620억루피아, 640만명의 고객을 확보하며 시장에 성공적으로 안착했다.
카카오뱅크의 ‘저금통’ 아이디어를 차용한 소액저축상품 ‘쯜릉안(Celengan)’은 IDX)부터 ‘올해의 가장 혁신적인 금융상품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두 번째 진출 국가는 태국이다. 카카오뱅크는 2023년 6월 태국의 금융지주 SCBX와 ‘태국 가상은행 인가 획득’을 위한 업무협약을 체결하고, 컨소시엄을 구성, 태국 시장 진출을 위한 협력을 이어왔다.
지난해에는 태국 중앙은행이 카카오뱅크와 현지 금융지주 SCBX·중국 위뱅크 컨소시엄을 가상은행 사업자로 선정했다.
지난 1월에는 SCBX와 가상은행 설립을 위한 합작투자계약(JVA)을 체결하며 합작법인 ‘뱅크X’를 설립, 합작법인의 지분 10%를 획득했고 단계적으로 24.5%까지 늘려 2대 주주 지위를 굳힐 계획이다. 가상은행은 2027년 1분기 론칭을 계획 중이다.
인도네시아와 달리 태국에서는 카카오뱅크가 상품·서비스 기획뿐 아니라 모바일 앱 개발과 IT 시스템 구축 전반을 직접 주도한다. 한국에서 검증된 디지털 금융 설계 역량을 태국 현지에 그대로 이식하는 방식이다.
카카오뱅크는 여기서 멈추지 않았다. 윤호영 카카오뱅크 대표는 지난 3일 ‘2026 프레스톡’에서 몽골 진출을 공식화했다. 주목할 점은 몽골 측이 카카오뱅크에 먼저 손을 내밀었다는 것이다. 카카오뱅크가 자체 개발한 신용평가모형(CSS) ‘카카오뱅크스코어’의 기술력을 인정해 전수를 요청했다.
이 모형은 통신·금융·유통 등 비금융 데이터를 활용해 중·저신용자에게도 대출을 가능하게 한다. 이미 15조원 이상의 대출을 공급해 성과를 증명해냈다. 카카오뱅크는 MCS그룹과 현지 환경에 맞는 대안신용평가모형을 공동 개발하고, 이를 발판 삼아 중앙아시아까지 진출 기반을 다지겠다는 구상이다.
케이뱅크는 스테이블코인 기반 해외 송금·결제 인프라 구축에 집중하는 전략을 통해 해외 시장 공략에 나섰다. 케이뱅크는 지난 1월 UAE 디지털자산 전문기업 ‘체인저’, 국내 블록체인 기업 ‘비피엠지(BPMG)’와 3사 협약을 맺고, 원화-디르함 간 스테이블코인 기반 송금 기술검증(PoC)에 착수했다.
기존 SWIFT 방식이 아닌 블록체인 기술을 활용해 송금 속도와 수수료 측면에서 경쟁력을 확보한다는 계획이다. 케이뱅크는 지난해 한국과 일본 간 스테이블코인 송금 PoC 사업인 ‘팍스 프로젝트(Project Pax)’에 참여해 검증에 성공한 경험도 있다.
케이뱅크는 원화 입출금 계좌와 국내 자금세탁방지(AML) 등 규제 가이드라인을 준수하는 원화 정산 인프라를 담당하고, ‘체인저’는 디지털자산 수탁과 환전 및 현지 정산을 맡는 방식으로 역할을 분담했다. ‘비피엠지’는 원화 기반의 스테이블코인 송금 및 환전 인프라를 개발한다.
지난 2월에는 태국 최대 상업은행인 ‘카시콘뱅크’, 카시콘뱅크 금융그룹 산하 기업인 ‘오빅스테크놀로지’, ‘비피엠지’와 4자 해외 송금 협약을 체결하며 UAE에서 태국으로 스테이블코인 송금 네트워크를 확장했다. 양국을 오가는 실수요층을 겨냥해 계좌 발급부터 블록체인 기반 송금, 환전·결제 서비스까지 연결하는 생태계를 구축한다는 구상이다.
최우형 케이뱅크 은행장은 “디지털자산을 활용한 혁신적인 금융 인프라를 통해 한국과 태국 고객 모두에게 실질적인 편익을 제공하는 것이 목표”라며 “글로벌 시장으로 영역을 지속 확장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토스뱅크는 중장기적인 시계에서 해외 진출을 준비 중이다. 특히, 단순한 글로벌로의 시장 확장이 아닌 ‘고객 경험 혁신’을 바탕으로 신흥국 뿐만 아니라 선진 시장으로의 진출도 검토하고 있다. 이은미 토스뱅크 대표는 지난해 4월 기자간담회에서 글로벌 진출을 향후 3~5년간의 중장기 전략 중 소개하며 “동남아 신흥시장뿐만 아니라 금융시스템은 발달했지만 고객 경험이 미흡한 선진국 시장까지 함께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주목되는 점은 해외에서 먼저 손을 내밀고 있다는 것이다. 리투아니아 중앙은행과 투자청 등 경제사절단이 2023년 이후 3년 연속 토스뱅크 사옥을 방문해 유럽 진출 시 적극 지원하겠다는 뜻을 전했다. 리투아니아에서 특수은행 인가를 받으면 유럽연합(EU) 전역으로 영업이 가능해진다는 점에서 유럽 진출의 교두보가 될 수 있다는 평가다.
또한 그동안 토스뱅크를 방문한 국제은행연맹 이사회 멤버들, 스위스 주요 은행 대표단, 아제르바이잔 은행협회 대표단 등과도 토스뱅크의 디지털 기반 혁신 성과 등을 공유하며 글로벌 금융 네트워크를 넓히고 있다.
이 대표는 “글로벌 무대에서도 지속가능한 성장을 만들어가기 위해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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