완주군이 ‘햇빛연금 기본사회’ 비전 선포식을 열고 재생에너지 기반 소득공유 정책 추진을 선언했다.
전북 완주군이 ‘농어촌 삶의 질 전국 1위’와 인구 10만 돌파라는 성과를 동시에 일궈내며, 지방소멸 위기 속에서 주목받는 사례로 떠오르고 있다. 단순한 인구 증가를 넘어 정주 여건 개선과 지역 활력 회복이 맞물린 결과라는 점에서 의미를 더한다. 특히 농촌이 ‘떠나는 공간’에서 ‘머무르고 선택하는 공간’으로 전환되고 있다는 점에서 정책적 시사점도 크다.
완주군은 대통령 소속 농어업·농어촌특별위원회가 지난해 5월 발표한 ‘농어촌 삶의 질 지수’에서 전국 1위를 기록했다. 정주 환경, 교육·문화, 의료, 교통, 공동체 등 삶의 질을 구성하는 주요 지표 전반에서 고른 평가를 받으며 종합 1위에 올랐다. 특히 농촌 지역의 한계로 지적돼 온 교통과 의료 접근성 개선에 집중한 점이 주효했다.
대중교통 사각지대 해소를 위해 노선형 소형버스 도입과 함께 마을버스, 행복콜버스, 으뜸택시, 통학택시, 장애인콜택시 등 다양한 맞춤형 교통수단을 운영하며 주민 이동권을 보완했다. 수요 중심의 교통서비스를 통해 고령층의 병원 이용과 일상 이동이 한층 편리해졌고, 생활 불편 해소로 이어졌다는 평가다.
완주군 ‘행복콜버스’가 농촌 교통 사각지대를 해소하는 선진 교통모델로 KTV에 소개됐다. 완주군 제공(KTV 화면 캡처)
의료 분야에서는 의료취약지를 중심으로 원격협진 서비스를 확대 운영하고 있다. 보건지소 의사와 방문간호사가 ICT 기반 화상 시스템을 활용해 진단·처방·상담을 진행하며, 만성질환 관리와 방문건강관리 등 맞춤형 의료서비스를 제공해 의료 접근성을 높이고 있다. 주민들 사이에서는 “생활 불편이 줄어들면서 지역에 대한 만족도가 높아졌다”는 반응도 나온다.
이 같은 변화는 인구 증가로 이어지고 있다. 완주군은 산업단지 조성을 통한 일자리 창출과 주거단지 공급, 교육 여건 개선을 병행하며 인구 유입 기반을 구축해 왔다. 테크노밸리 2산단을 중심으로 한 산업 기반은 청년층 유입을 이끌었고, 삼봉지구와 운곡지구 등 신규 주거단지는 가족 단위 정착을 가능하게 했다. 여기에 생활 인프라 확충이 더해지며 ‘직장을 따라 왔다가 지역에 정착하는’ 흐름이 점차 확산되고 있다.
완주군 방문간호사가 의료취약지 주민 가정을 찾아 혈압을 측정하고, 보건지소 의사와 화상 시스템을 통해 원격 협진을 진행하고 있다.
실제 성과도 수치로 확인된다. 완주군은 2023년 전국 군 단위 인구 증가 1위를 기록했으며, 인구 순유입률도 6.3%를 나타냈다. 2022년 이후 매월 평균 260여 명이 증가하는 흐름을 보이고 있으며, 3년 연속 인구가 증가한 기초지자체가 전국 21곳에 그친 점을 감안하면 의미 있는 성과로 평가된다. 이러한 증가세는 일시적 유입이 아닌 지속적인 정착으로 이어지고 있다는 점에서도 주목된다.
귀농귀촌 분야에서도 완주군의 강세는 두드러진다. 2015년 이후 귀농귀촌 유입 규모에서 전국 1위를 유지하고 있으며, 지난해에는 5675가구, 8314명이 유입돼 전북 전체의 37%를 차지했다. 체류형 농업창업지원센터와 귀농인의 집, 게스트하우스 등 단계별 지원 체계와 함께 주택·농지·교육·영농자금 지원이 연계되며 안정적인 정착을 뒷받침하고 있다. 마을 단위 환영행사와 공동체 활동 지원도 이어지면서 지역민과의 융화 역시 자연스럽게 이뤄지고 있다는 평가다.
완주군이 지난해 귀농귀촌인 화합한마당 행사를 열고 지역민과 이주민 간 소통과 교류의 장을 마련했다.
완주군은 이러한 기반 위에서 ‘햇빛소득 기본사회’ 모델 구축에도 나섰다. 태양광을 활용해 발생한 이익을 주민과 공유하는 ‘햇빛소득마을’을 통해 재생에너지와 지역 소득을 연계하는 구조를 만들겠다는 구상이다. 이를 위해 연구용역과 주민설명회, 관련 기관 협약 등을 추진하며 실행 기반을 마련해 왔다. 지역 주도의 에너지 소득 창출 모델이라는 점에서 향후 확산 가능성에도 관심이 모인다.
완주군은 농업경영인들과 간담회를 열고 지역 농업 현안을 지속적으로 논의하고 있다.
향후 완주군은 AI 기반 돌봄 서비스와 원격의료, 교육특구 연계 프로그램 등을 통해 정주 여건을 한층 강화한다는 계획이다. 인구 유입을 넘어 정착과 지역 활력으로 이어지는 선순환 구조를 공고히 하겠다는 전략이다.
완주군의 사례는 지방소멸 대응에 있어 일자리와 정주 여건, 공동체 회복이 결합될 때 실질적인 변화를 만들어낼 수 있음을 보여주고 있다. 농촌의 새로운 가능성을 제시하는 사례로서 주목된다.
■ 미니 인터뷰 / 유희태 완주군수
“머무는 농촌 넘어 선택받는 도시로”
유희태 완주군수
“완주는 이제 ‘머무는 농촌’을 넘어 ‘선택받는 도시’로 나아가고 있습니다.”
유희태 완주군수는 삶의 질 전국 1위와 인구 10만 돌파의 배경으로 ‘직원과 주민’을 함께 꼽았다. 그는 “현장에서 헌신해준 직원들과 변화를 함께 만들어온 군민들의 참여가 있었기에 가능한 성과”라며 “생활 속 불편을 하나씩 해결해온 과정이 지금의 결과로 이어졌다”고 강조했다.
이어 ‘햇빛소득’ 모델에 대해서는 “재생에너지로 발생하는 이익을 지역이 함께 나누는 구조는 앞으로 농촌의 중요한 해법이 될 것”이라며 “완주가 그 출발점이자 대표 사례가 되도록 만들어가겠다”고 밝혔다.
유 군수는 또 “인구 10만 달성은 끝이 아니라 새로운 시작”이라며 “아이부터 어르신까지 모두가 완주에서 살고 싶다고 느끼는 도시, 나아가 전국이 참고하는 모델을 만드는 데 모든 행정력을 집중하겠다”고 말했다.
완주=구정민 기자 koojm@agri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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