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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인간은 과연 하나의 모습으로 정의될 수 있는가’

최재영 작가는 오랫동안 ‘인간은 과연 하나의 모습으로 정의될 수 있는가’라는 질문을 탐색해왔다. 작품 속 얼굴과 신체는 완결된 모습으로 존재하는 것이 아니라 다양한 형태와 구조로 존재한다. 하나의 얼굴 안에 다른 얼굴이 보이고, 신체는 중첩되고 분절되며 다시 연결된다.

‘인간은 과연 하나의 모습으로 정의될 수 있는가’

‘인간은 과연 하나의 모습으로 정의될 수 있는가’

최재영 작가 동구 리아트센터서 9월 2일까지지 ‘존재의 형상’전

먹과 칼 이용한 스크래치작업부터 골판지 콜라주까지 대작 23점

2026년 08월 12일(수) 18:35

‘인간의 무게’

최재영 작가는 오랫동안 ‘인간은 과연 하나의 모습으로 정의될 수 있는가’라는 질문을 탐색해왔다. 작품 속 얼굴과 신체는 완결된 모습으로 존재하는 것이 아니라 다양한 형태와 구조로 존재한다. 하나의 얼굴 안에 다른 얼굴이 보이고, 신체는 중첩되고 분절되며 다시 연결된다. 독립된 존재는 ‘따로 또 같이’ 하나의 군집을 형성한다.

최재영 작가의 작품 세계를 가늠할 수 있는 전시가 열리고 있다.

‘인간’

지난 10일 개막해 오는 9월 2일까지지 동구 리아트센터에서 진행 중인 이번 전시의 주제는 ‘존재의 형상’. 모두 23점은 “먹과 칼에서 골판지까지, 인간 존재의 다면성을 탐구”한 대작들이다. 전시는 1990년대 중반 영국 유학 시절부터 현재까지 지속해온 회화적 탐구를 집약하는 자리다.

전시를 기획한 리아트센터 남궁윤 예술감독은 “이번 전시는 오랜 시간 탐색해온 인간에 대한 본질적인 질문과 맞닿아 있다”며 “질문과 연계된 새로운 물성, 형상화 기법 등을 다각도로 살펴볼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전했다.

최재영 작가의 ‘존재의 형상’전이 오는 9월 2일까지지 동구 리아트센터에서 열린다.

전시장은 하나의 거대한 인간 군상들로 구성돼 있다. 먹과 칼을 이용한 스크래치 작업을 비롯해 골판지 콜라주 신작이 한 공간에서 교차하며 서로 다른 재료와 제작 방식이 만들어내는 화면의 밀도와 물성은 작가의 고민의 흔적을 보여준다.

‘존재의 형상’이라는 주제가 말해주듯 작가는 인간, 존재, 관계, 정체성을 자신만의 방식으로 해석한다. 탐색의 깊이와 인간 본질에 대한 탐구는 자연스럽게 재료와 화구 등의 확장으로 이어졌다.

먹과 칼을 이용한 초기 스크래치 작업에서 2019년 이후 심화된 연작, 2025년부터 새롭게 전개하고 있는 골판지 콜라주까지 각기 다른 시간과 재료는 작가의 조형적 궤적을 관통하며 독창적 예술세계로 수렴된다.

1990년대 중반 영국 유학 시절, 담당 교수는 최 작가에게 서구 회화의 형식에 집중하기보다 동양 회화의 전통과 한국적인 재료를 새로운 관점으로 접근할 것을 권유했다. 캔버스와 유화물감에서 벗어나 두꺼운 종이와 먹을 선택하게 된 연유다.

이를 계기로 작가는 캔버스와 유화물감에서 벗어나 두꺼운 종이와 먹을 선택했다. 그러나 먹만으로 자신의 내면과 당시의 감정, 인간에 대한 고민을 충분히 표현하기에는 한계를 느꼈고, 결국 붓 대신 칼을 들었다. 검은 먹으로 뒤덮인 화면을 날카로운 칼로 반복해 긁어내자 먹 아래에서 흰 선이 드러나기 시작한 것이다.

‘인간의 무게’라는 작품은 인간이라는 존재론적 고민과 아울러 작가 자신의 창작의 무게로 다가온다. 중첩되고 연결되는 인간의 얼굴 그리고 다리로 대변되는 신체의 중첩은 누구에게나 드리워져 있는 본질의 무게를 은유한다. 한편으로 오늘을 사는 현대인들의 불안정한 자아와 관계의 구조를 드러낸 것으로 보인다.

‘인간’은 홀로 존립할 수 없는 인간의 나약함 그럼에도 따로 존재하고자 하는 열망이 투사된 작품이다. 외로움과 관계라는 길항의 상황에서 어느 편도 택할 수 없는 불완전성을 무수히 많은 선으로 구현했다. 표면을 제거하고 상처 내는 행위로 만들어지는 형상은 우리 삶의 불가해한 면들을 상징한다.

최 작가는 “창작 작업은 새로운 역할과 정체성을 요구받는 현대인의 존재를 탐구하는 데 초점을 두고 있다”며 “나는 누구이고 우리는 누구인가를 다양한 관계와 사회 구조 속에서 사유할 수 있었으면 하는 바람”이라고 밝혔다.

/박성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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