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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이제 우리도 동아시아연합을 모색할 때가 되었다

세계에서 가장 강력한 제조업 능력을 갖추고 있으며, 또한 디지털과 AI혁명에서도 미국과 경쟁할 수 있는 유일한 지역이다. 이제 한국의 정치지도자들도 보다 적극적으로 동아시아연합을 모색해야 할 시기가 왔다. 이정덕...

이제 우리도 동아시아연합을 모색할 때가 되었다

이정덕 전북대 교수

이란 공습 직전의 미국-이란 협상에 참여했던 영국의 파월 국가안보보좌관은 이란이 놀랄만한 양보를 해서 합의에 가까워졌다고 생각했는데 미국과 이스라엘이 갑자기 공격해서 놀랐다고 말했다. 미국의 국가대테러센터 켄트 국장은 “전쟁을 시작한 것은 이스라엘과 그들의 강력한 미국 내 로비단체 때문이었다”고 주장하며 사임했다.

이란을 공격하면서 네타냐후의 형사재판이 미뤄졌고, 트럼프의 엡스타인 연루에 대한 관심도 약화되었다. 네타냐후와 트럼프가 자신의 치부를 가리기 위해 이란을 성급하게 공습한 것은 아닌지 하는 의심이 늘어나고 있다. 위기에 처한 통치자들이 국민들의 관심을 외부로 돌리는 일은 항시 벌어지기 때문이다.

특히 세계 패권국가인 미국의 대통령인 트럼프의 결정은 세계에 심각한 영향을 미친다. 트럼프는 변덕스럽게 말을 바꾸며 세계 석유값을 급등락시키고 있고 동맹국들에게 참전하지 않으면 가만두지 않겠다며 협박하고 있다. 석유의 대부분을 중동에 의존하는 동아시아 국가들에 미치는 영향은 특히 심각하다.

트럼프의 독단적인 결정들이 유가상승과 인플레이션에 영향을 미쳐, 동아시아경제에도 치명타를 가할 수 있다. 1974년부터 석유가격이 4배 폭등하며 동아시아 경제에 치명타를 가했다. 한국에서도 물가상승율이 년 20% 이상으로 치솟고 무역적자가 커지고 금리가 크게 올라 국민들의 생활이 매우 어려워지며 나라가 크게 흔들렸었다.

미국은 2차세계대전 이후 타국들을 미국에 묶어두기 위해 대체로 경제적 정치적 혜택을 주는 방식으로 동맹으로 끌어들이는 패권국가였지만, 이제 미국만의 이익을 위해 무차별적으로 무역보복이나 경제제재나 군사협박을 일삼는 이기적인 패권국가가 되었다.

트럼프가 무조건 미국의 말을 듣고 미국의 이익을 위해 봉사하라고 협박을 하자, 미국의 동맹국들이 하나둘 미국을 피하고 있다. 이번에도 미국이 이란을 폭격하면서 동맹국들에게 보인 태도는 미국을 따르기 어렵게 만들고 있다. 물론 이전부터 관세전쟁이나 영토분란이나 강압적 태도로 동맹국들이 미국을 따르기 어렵게 만들었다. 그래서 동맹국들이 점차 미국에 등을 돌리고 있다.

압도적인 미국과 소련의 패권에 대응하기 위하여 유럽은 일찍 유럽연합을 만들어 상당히 강력한 세력을 형성했다, 그래서 미국의 관세보복 과정에서도 유럽연합은 상대적으로 유리한 결과를 얻어냈고,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략에도 협동 대응할 수 있었고, 미국이 이란을 공격할 때도 공개적으로 비판할 수 있었다. 하지만 동아시아(동북아+동남아)는 개별국가로 나뉘어 있기 때문에 미국이 잘못해도 미국의 눈치만 보고 있다.

미국이 갈수록 자국의 이익만을 위한 강압적인 패권국가가 되고 있고 앞으로 이러한 경향이 더 심해질 것으로 보여, 이에 대비해 동아시아국가들도 연합하여 유럽연합처럼 보다 체계적인 협동과 보다 강력한 세계적 발언권을 확보해야 한다. 또한 동아시아연합을 통해 동아시아 내의 불필요한 갈등과 서로에 대한 악감정도 줄이고 동아시아의 협동을 강화해 초강대국들에게 휘둘리지 않을 필요가 있다.

물론 세계나 동아시아 정치구도상 바로 동아시아연합을 만들 수는 없지만, 단계적으로 서로의 불신과 혐오를 줄여나가고 점차 이견을 조정해 나가면서 느슨한 네트워크에서 몇단계에 걸쳐 유럽연합과 같은 수준으로 발전시킬 수 있다. 미국의 압박이나 전쟁에서 또는 세계적 갈등에서 동아시아국가들이 항시 가장 손해를 보는 이유도 각자도생하고 있기 때문이다.

동아시아연합을 결성하여 협동하면 동아시아의 이익도 지키고 세계를 더 좋은 방향으로 선도하는 영향력도 키울 수 있다. 동아시아는 인구규모도 세계에서 가장 크며(24억명), 경제규모도 세계에서 가장 크다(세계수출의 50% 정도 차지하며, 실질GDP로는 미국의 두 배를 넘고, 명목GDP로는 미국과 비슷하다).

세계에서 가장 강력한 제조업 능력을 갖추고 있으며, 또한 디지털과 AI혁명에서도 미국과 경쟁할 수 있는 유일한 지역이다. 이제 한국의 정치지도자들도 보다 적극적으로 동아시아연합을 모색해야 할 시기가 왔다.

이정덕 <대구경북과학기술원 초빙석좌교수>

이정덕 대구경북과학기술원 초빙석좌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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