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대통령의 베트남 국빈 방문을 계기로 열린 한·베트남 비즈니스 포럼이 한국 주요 기업 총수들이 대거 집결한 ‘경제 외교 무대’로 펼쳐졌다. 재계 총수들이 한자리에 모인 가운데, 정부는 교역 확대 목표를 제시하고 기업들은 첨단산업 중심 협력 구상을 드러내며 양국 경제 협력의 질적 전환을 예고했다.
23일 포럼에는 최태원 SK그룹 회장 겸 대한상공회의소 회장을 비롯해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 구광모 LG그룹 회장,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 장인화 포스코홀딩스 회장, 정기선 HD현대 회장, 허태수 GS 회장, 손경식 CJ 회장, 조현준 효성 회장, 박지원 두산에너빌리티 회장, 정원주 대우건설 회장, 성킴 현대차그룹 사장, 최수연 네이버 대표 등 국내 주요 기업 수장들이 총출동했다.
정부 측에서도 경제·외교·안보 라인이 총집결해 사실상 ‘민관 합동 경제외교’ 형태를 띠었다.
현장 분위기도 눈길을 끌었다. 행사 시작 전 이재용·최태원·구광모·신동빈 회장 등 주요 총수들이 한데 모여 담소를 나누는 모습이 포착되며, 한국 기업 간 협력 네트워크와 베트남 시장 공략 의지를 동시에 드러냈다.
이재명 대통령과 한국 주요 기업 총수들이 23일 베트남 하노이 JW Marriott Hanoi 그랜드 볼룸에서 열린 한·베트남 비즈니스 포럼에 참석해 기념촬영을 하며 박수를 치고 있다. / 청와대 제공
“기회의 땅 넘어 파트너”…K기업, 첨단·에너지·AI 협력 전면에
이재명 “2030년 1500억달러”…공급망·에너지까지 확장
이번 포럼의 핵심은 ‘양적 확대에서 질적 전환’이다. 단순 생산기지 중심 협력에서 벗어나 첨단기술·에너지·디지털 중심 협력으로 구조를 바꾸겠다는 방향성이 분명하게 제시됐다.
최태원 회장은 “베트남은 더 이상 기회의 땅이 아니라 함께 미래를 만들어 나가는 파트너”라며 투자·무역, AI·첨단기술, 에너지 전환을 3대 협력 축으로 제시했다. 특히 “이제 남은 건 더 과감하게 협력하는 것”이라며 기업 간 실질 협력 확대를 강조했다.
기업들도 각자 역할을 분명히 했다.
삼성은 반도체 패키징 등 기존 투자 기반을 확장하고, LG는 글로벌 생산·R&D 협력 고도화를, 두산에너빌리티는 베트남 원전 및 에너지 인프라 진출 가능성을 언급하며 사업 기회를 모색했다.
특히 이재명 대통령은 이번 포럼을 통해 보다 구체적인 목표치를 제시했다.
이 대통령은 “지난해 양국 교역액이 946억달러를 기록했다”며 “2030년까지 1500억달러 달성도 충분하다”고 밝혔다.
이를 위한 전략으로는 ▲반도체·전기차 등 첨단 제조 협력 ▲희토류·에너지 자원 공급망 연계 ▲LNG·원전 등 전력 인프라 협력 ▲과학기술 공동연구 확대를 제시했다.
특히 “베트남의 생산 역량과 한국의 기술이 결합하면 어떤 위기도 극복할 수 있다”며 양국을 ‘글로벌 밸류체인 최적 파트너’로 규정했다.
베트남 “첨단 투자·기술 이전 요청”…투자환경 개선 약속
‘총수 외교’ 본격화…성과는 이제부터
베트남 정부 역시 적극적인 메시지를 내놨다. 레 밍 흥 총리는 한국 기업에 대해 첨단기술, 반도체, AI, 청정에너지 분야 중심의 ‘질적 투자 확대’를 요청하며, 기술 이전과 R&D 협력 강화 필요성을 강조했다.
아울러 제도 개선과 행정 개혁을 통해 보다 안정적이고 예측 가능한 투자 환경을 보장하겠다고 밝히며 한국 기업 유치 의지를 분명히 했다.
이번 하노이 비즈니스 포럼은 단순한 행사 수준을 넘어, 한국 주요 기업 총수들이 총출동한 ‘경제외교 플랫폼’으로 기능했다는 평가다.
정부가 목표를 제시하고 기업이 실행을 맡는 구조가 명확히 드러났다는 점에서, 향후 실제 투자·MOU 성과로 이어질지가 관건이 될 전망이다.
문화저널21 최재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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