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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이원두 칼럼] '인도 없이 AI 없다', 그 인도와 한국 손 잡았다

인도 최대 IT 기업인 인포시스의 난단 니레카 CEO는 14억이 넘는 인도인에게 우리식으로 말하면 주민등록번호에 해당하는 개인 번호제도인 '아달' 실현에 앞장을 서서 성공시켰다. 디지털 신분증에 해당하는 이 개인번호로...

[이원두 칼럼] '인도 없이 AI 없다', 그 인도와 한국 손 잡았다

이원두 언론인

이재명 대통령과 모디 인도 수상 간의 정상회담을 통해 한-인도 경제협력의 물꼬를 튼 것은 역사적 의미가 크다. 동시에 지금까지 수직 협력으로 이어져 온 베트남과의 경협을 수평으로 격상한 것 역시 높은 점수를 주어 마땅하다.

인도는 경제 발전 여지가 무궁무진한, 남아 있는 마지막 대국이며 베트남은 중국, 프랑스 미국의 압박에도 불구하고 19세기 식민지 시대이래 자주국으로서의 자존심 지키기에 총력을 쏟은 극소수 국가의 대표적 존재다.

그러나 무엇보다 주목할 점은 인도와의 경협 채널을 공식적으로 확대한 점이다. 한국과 인도 정상회담에 때를 맞춘 듯이 유럽연합이 인도와 20년 동안 밀당을 거듭해 온 자유무역협정 체결에 성공한 것만 보아도 인도의 비중을 짐작하고도 남음이 있을 것이다. 유럽연합이 협상 시작 20년 만에 FTA에 성공한 것은 트럼프가 훼손시킨 자유무역 질서회복을 위한 포석의 하나다. 그러나 한국도 마찬가지지만 지금 세계가 인도를 주목하고 손을 잡으려는 것은 '인도 없이 인공 지능(AI)없다'는 현실 때문이다. '인도는 AI를 필요로 하며 AI는 인도를 필요로 한다'고 할 정도로 동전의 앞뒤 면과 같은 관계가 되었다는 뜻이다.

인도의 인공지능(AI) 분야 강점은 두 가지로 요약된다. 첫째는 인력풀의 규모나 질이 모두 세계 정상급 수준이라는 점, 둘째 인도는 세계최대의 인공지능 시장으로 성장할 잠재력이 거의 폭발 직전이라는 점이다. 다시 말하면 인도는 세계 인공지능 업계에 인력을 공급하는 한편으로 미국 빅테크 제품의 최대 소비국이라는 뜻이다. 당장은 인공지능 제품을 직접 만들 수 없으나 수요는 거의 폭발적이라는 것이 업계와 학계의 공통된 분석이다.

잠재적인 수요가 '폭발적'이라는 예측의 배경에는 인도 전통의 카스트제도가 자리 잡고 있다. 거기다가 이른바 '불가촉천민'이라는 최하층 주민까지 안고 있는 인도는 이른바 평등과 정의는 거리가 멀다기보다도 거의 불가능한 나라다. 경제적 잠재력은 크지만 1인당 국민총생산(GDP)은 최하 수준이다. 빈부격차가 그만큼 심각한 나라가 인도다.

힌두교 카스트제도에 따른 불평등을 실질적으로 없애는 가장 빠르고 효과적인 방법으로 인도는 디지털, 사이버 평등을 선택했다. 인도 최대 IT 기업인 인포시스의 난단 니레카 CEO는 14억이 넘는 인도인에게 우리식으로 말하면 주민등록번호에 해당하는 개인 번호제도인 '아달' 실현에 앞장을 서서 성공시켰다. 디지털 신분증에 해당하는 이 개인번호로 은행 계좌 개설과 IPU로 불리는 즉시 결재 시스템이 폭발적으로 보급되었다. 적어도 금융부문에서는 카스트제도가 사실상 없어지게 된 것이다.

이를 모델로 삼아 카스트제도의 실질적 청산과 빈부격차 해소를 사이버 세계에서, 다시 말하면 디지털로 이룩하겠다는 것이 인도의 구상이다. 따라서 인공지능 수요도 그만큼 늘어나게 마련이다. 구글을 비롯하여 신흥기업인 안스로픽까지 인도에 공을 드리는 이유다.

해마다 졸업철이면 세계 각국이 인도의 23개 공과대학이 배출하는 1만 2천명을 스카우트 하러 인도로 몰려든다. 인도는 문자 그대로 '미래 테크 인재의 보고'다. 실리콘밸리 첨단분야 기술자의 20%가 인도 출신이며 이들은 소속 회사와 관계없이 서로 돕고 도움받는 동창 관계로 맺어져 막강한 파워를 자랑한다. 미국의 대학 졸업 이상의 테크 취업자의 23%가 인도 출신이다. 중국 출신 18%를 크게 앞지른다.

인도 첨단 인력이 미국으로 몰리기 시작한 것은 1990년대부터다. 지난 30여년 동안 이른바 '인도 네트워크'의 영향력도 상당히 커졌다. 미국과 중동 사우디아라비아, 아랍에미리트(UAE)가 합의한 인공지능 분야 협력도 세 나라에서 이미 기반을 잡은 인도인의 공적으로 본다. 사우디가 미국 AI 인프라에 투자하기로 한 2백억 달러를 집행할 사우디 데이터 센터 운영사 CEO가 인도인이다. UAE 역시 미국과 협업할 AI 기업 최고 경영진이 인도인이다.

이처럼 인도는 현재 인공지능 분야 인재를 세계에 공급하는 한편으로 자국이 필요로 하는 기기와 시스템 수입에 주력한다. 이번 한-인도 정상회담에서 합의한 '전방위 파트너 관계확대'에는 당연히 인공지능 분야도 포함된다. 인도가 양성한 인재를 자국 국내서 소화하지 못하고 해외에 내보내는 것은 인도 국내에 수용할 인프라가 거의 없기 때문이다. 따라서 한국도 인도 인재 수용을 위한 특단의 대책을 마련, 궁극적으로는 실리콘밸리와 경쟁할 수 있는 체제와 능력을 갖출 필요가 있다. 그것만이 인공지능 강국으로 나가는 길인 동시에 수로왕 이후 2천 년 만에 맞는 인도와 밀월을 재현할 역사적 기회를 살리는 길이 될 것이다.

<Who is>

이원두 칼럼니스트. 언론인. 번역가 한국일보 부장, 경향신문 문화부장 부국장 내외(현 헤랄드)경제 수석논설위원, 파이낸셜 뉴스 주필 한국추리작가협회 상임 부회장 등 역임

이원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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