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내일(21일)은 우리 경제의 거목이었던, 고 정주영 현대그룹 창업회장이 세상을 떠난 지 25년이 되는 날입니다.
무모해 보였던 '백사장 사진'에서 시작된 현대차의 역사가 이제는 로봇과 대규모 신산업투자라는 또 다른 시험대에 올랐습니다.
최 지수 기자가 짚어봤습니다.
[기자]
55년 전 정주영 회장이 영국 금융권의 문을 두드리며 내민 건 거북선이 그려진 500원짜리 지폐와 황량한 울산 백사장 사진 한 장이 전부였습니다.
조선소 건설 경험조차 없던 시절 '우리는 이미 400년 전 이런 철갑선을 만들었다'는 배짱 섞인 설득은 26만 톤급 유조선 두 척 수주로 이어졌습니다.
[고 정주영 현대그룹 창업회장 (1986년 중앙대 특강) : 5만의 1짜리 지도, 그다음에는 조선소 짓겠다는 백사장 사진, 그걸 들고 가서 '여기다 조선소를 지어서 네 배를 만들어줄 테니 사라' 이런 얘기죠.]
도전은 자동차로 이어졌습니다.
국산 모델 개발에 나선 끝에 1970년대 중반 포니가 출시됐고 현대차의 양산 체계로 연결됐습니다.
모두가 불가능을 외칠 때 그는 늘 같은 질문을 던졌습니다.
"이봐, 해봤어?"
[김해룡 / 울산대 경영학과 교수 : 이봐, 해봤어?"를 다른 말로 표현하면 '할 수 있다'라는 믿음이고 정신이거든요. 최초로 하는 것이 두려웠지만 할 수 있다는 마음으로 도전하자는 그런 (통용의 메시지입니다.)]
이 묵직한 유산은 'AI 로봇' 기업으로 변신하려는 손자의 도전으로 이어지고 있습니다.
[정의선 / 현대차그룹 회장 (25주기 추모 음악회) : 할아버님께서는 사람의 가능성을 믿으셨고 사람을 위한 혁신을 이루셨습니다. 할아버님의 정신을 이어받아서 더 나은 미래를 만들어 나가겠습니다.]
제조업의 틀을 깨고 소프트웨어 기업으로 탈바꿈하며 겪는 거센 진통을 어떻게 돌파하느냐가 현대차 앞에 놓인 가장 무거운 숙제입니다.
[이춘우 / 서울시립대 경영학부 교수 : 정주영 회장님의 '시련은 있어도 실패는 없다' 정신을 갖고 임한다면 현대차가 소프트웨어 분야에서도 독자적 기술을 더 확보할 수 있으리라고 기대를 합니다.]
과거 폐유조선으로 갯벌을 막아 땅을 일궜던 창업주의 집념은 이제 새만금 위에 미래 산업 생태계를 구축하겠다는 생존 전략으로 재현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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