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와대 정책실장의 발언을 두고 정치권이 시끄럽다. 김용범 정책실장은 SNS 글에서 AI 기반 전환으로 생기는 초과 이익과 초과 세수의 일부를 사회적으로 활용하는 방안을 언급하며, 이른바 '국민배당금' 구상을 제안했다. 구체적 활용처로는 청년 창업 자산, 농어촌 기본소득, 예술인 지원, AI 전환 교육 등을 거론했다. 이 발언이 알려진 뒤 코스피는 장중 큰 폭의 변동성을 보였고, 시장에서는 이를 사실상 '횡재세' 신호로 받아들였다는 해석도 나왔다. 이후 청와대는 내부 논의와 무관한 개인 의견이라고 선을 그었다.
국민의힘은 색깔론 공세를 펼쳤고, 일부 언론은 본질보다 자극적인 표현만 부각하며 침소봉대하고 있다. 그러나 정작 우리가 물어야 할 것은 따로 있다. 다가오는 미래 사회에 대해 준비하고 있는가 하는 점이다. 그런데 청와대 역시 정면 돌파보다는 한발 물러서는 모습을 보인다.
미래의 기업은 지금과 전혀 다른 모습이 될 가능성이 크다. 공장에는 사람 대신 로봇이 일하고, 생산설비는 인공지능이 통제한다. 넓은 공장을 지키는 것은 경비원 한 명과 경비견, 혹은 CCTV 몇 대뿐일 수도 있다. 기업은 더 이상 사람을 고용하지 않고 인공지능과 자동화 시스템을 고용하는 시대가 오고 있다.
오래된 우스갯소리도 하나 떠오른다. 포드 자동차 회장이 노조 간부와 함께 자동화된 공장을 둘러보며 말했다고 한다. "저 로봇들을 노조에 어떻게 가입시킬 겁니까?" 그러자 노조 측이 이렇게 되받았다고 한다. "회장님, 그 로봇들에게 자동차를 어떻게 파실 겁니까?"
짧은 대화지만 핵심을 찌른다. 사람들이 일자리를 잃으면 소비도 사라진다. 소비자가 없는데 기업이 만든 물건을 누가 사겠는가. 일시적으로 회사는 인건비를 줄여서 돈을 많이 벌 것이다. 그러나 생산은 넘쳐나는데 구매할 사람은 줄어드는 모순이 생긴다. 기업 역시 시장을 잃고 무너질 수밖에 없다. 기술 발전이 모두의 삶을 풍요롭게 만들지 못하면, 오히려 경제 전체를 흔드는 부메랑이 될 수도 있다.
세계적인 IT 기업 마이크로 소프트의 공동창업자인 빌 게이츠조차 "로봇세"를 이야기한다. 로봇이 사람의 일을 대신한다면 기업은 막대한 이익을 얻지만, 사회는 일자리와 세수를 잃게 된다. 그래서 그는 로봇에도 세금을 부과해 노동자 재교육과 복지 재원으로 사용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것은 공산주의도 아니고 색깔론의 대상도 아니다. 인공지능 시대를 대비하기 위한 현실적 고민이다.
그래서 세계는 이미 기본소득, 로봇세, 노동시간 단축 같은 문제를 논의하고 있다. 기본소득 찬반이 문제가 아니라, 재원 조달을 고민해야 할 시점이다. 그런데 우리는 미래에 대한 고민보다 아직도 자유시장이니, 빨갱이니 하는 낡은 단어에 갇혀 정치 공방에 에너지를 낭비하고 있다.
정치는 국민을 겁주는 색깔론이나 수십 년 전의 낙수 이론에 기대고 있을 상황이 아니다. 다가올 미래를 준비하는 지혜를 보여줘야 한다. 진짜 위기는 이념이 아니라 일자리가 사라지는 시대, 인간의 노동이 필요 없어지는 시대가 눈앞에 다가오고 있다는 사실이다. 이제는 '노동의 종말'에 대한 고민을 시작해야 한다.
<Who is>
이병록 국민주권전국회의 공동대표
정치학 박사
예비역 해군제독
전 민주평화통일자문회의 자문위원
이병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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