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경제

“이러다 다 죽는다” AI 속도조절론 급부상… 그러나 멈추기도 어렵다

글로벌 빅테크 리더들과 인공지능(AI) 연구자들 사이에서 AI 개발 속도를 늦춰야 한다는 목소리가 빠르게 확산하고 있다. ‘이대로 가면 공멸한다’는 위기의식이 업계 전반으로 번지는 모양새다. 그러나 선도 기업들의 속도 조절론에 반기를 드는 움직임도 뚜렷해지고 있다.

“이러다 다 죽는다” AI 속도조절론 급부상… 그러나 멈추기도 어렵다

글로벌 빅테크 리더들과 인공지능(AI) 연구자들 사이에서 AI 개발 속도를 늦춰야 한다는 목소리가 빠르게 확산하고 있다. ‘이대로 가면 공멸한다’는 위기의식이 업계 전반으로 번지는 모양새다. 그러나 선도 기업들의 속도 조절론에 반기를 드는 움직임도 뚜렷해지고 있다. 이에 더해 미·중 AI 패권 경쟁과 업체들 간 시장 주도 압박, 이미 투입된 막대한 데이터센터 비용 등이 얽히면서 현실적으로 ‘안전 브레이크’를 걸기 쉽지 않다는 평가가 나온다.

AI 속도 조절론을 둘러싼 빅테크 수장들의 시각차는 공개석상에서의 설전으로도 표출됐다. 다리오 아모데이 앤트로픽 최고경영자(CEO)는 15일(현지시간) 미국 샌프란시스코에서 열린 세일즈포스의 연례 ‘드림포스’ 행사에서 AI 안전을 위해 자체 점검, 업계 표준 정립, 국제 공조라는 3단계 접근법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그는 “자동차 회사에서 브레이크 문제나 제조상 결함으로 안전 문제가 발생했다고 가정해 보자”며 “이에 책임 있게 대응하는 방법은 자신의 기록을 먼저 돌아보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AI 속도 조절론은 기술을 동결하자는 뜻이 아니다. AI 기술은 앞으로도 계속 발전할 것”이라고 말했다.

반면 뒤이어 무대에 오른 젠슨 황 엔비디아 CEO는 정반대 입장을 제시했다. 황 CEO는 “안전은 최우선 과제이지만, 또한 공학적 문제”라며 “속도와 안전은 상충하지 않으며 동시에 달성할 수 있다”고 반박했다. AI가 아무리 복잡해도 결국 연산 체계일 뿐이며 안전성이 확보되지 않는다면 출시를 유보하면 된다는 주장이다. 그는 AI 안전 관련 규제 신설 논의에 대해 “시장의 통제력이 이미 작동하고 있으며 새로운 법도, 규제도 필요없다”고 일축했다.

두 AI 거물의 충돌은 현실적으로 AI 개발 감속에 나서지 못하는 업계의 딜레마를 보여주는 단면이다. 가장 큰 걸림돌은 미·중 간의 패권 경쟁이다. 미국이 안전성을 이유로 개발 속도를 조절하거나 관련 규제를 강화하면 중국에 주도권을 뺏길 수 있다는 우려가 작용하는 것이다.

AI 데이터센터 등 인프라 확충에 이미 천문학적인 자금을 쏟아부은 점도 개발 속도를 늦추기 어렵게 하는 요인이다. 마크 저커버그 메타 CEO가 “모든 AI 연구소는 모델을 안전하게 학습시킬 책임과 유인이 있으며 이를 위한 자체 조치를 취할 역량을 갖추고 있다”면서 개발 감속에 선을 그은 것 역시, 메타가 AI 후발 주자라는 현실이 반영됐다는 해석이 나온다. 배경훈 부총리 겸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도 이날 AI 속도 조절론과 관련해 “AI에 필요한 것은 ‘속도 조절’이 아니라 ‘속도 책임’이라며 “대한민국의 AI 시계를 늦추지 않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이재성 중앙대 AI학과 교수는 “기업 입장에서는 AI 모델 성능이 중국에 뒤처지는 순간 수익성 하락을 막을 수 없을 것”이라며 “모델 개발·고도화를 멈추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손재호 기자 sayho@kmib.co.kr, 박선영 기자 pomme@kmib.co.kr

이 기사 공유하기
페이스북X

이 기사를 추천합니다

i

댓글

0

후 댓글을 작성할 수 있습니다.

아직 댓글이 없습니다 이 기사에 첫 의견을 남겨보세요.

댓글 수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