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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의술로 잇고 나눔으로 키운 12년…생명 살리고 희망 심었다

지난 17일 캄보디아 캄퐁스퓨주 광주진료소에서 서정성 아시아희망나무재단 이사장이 지역민에게 백내장 수술을 하고 있다.

의술로 잇고 나눔으로 키운 12년…생명 살리고 희망 심었다

의술로 잇고 나눔으로 키운 12년…생명 살리고 희망 심었다

캄보디아 광주진료소 개원 12주년…의료·문화 봉사활동

안과·내과·소아청소년과·치과 등 203명 진료 백내장 수술 7건

장학금 수여하고 심폐소생술 교육·반려동물 진료 등 재능 기부

2026년 07월 20일(월) 20:15

지난 17일 캄보디아 캄퐁스퓨주 광주진료소에서 서정성 아시아희망나무재단 이사장이 지역민에게 백내장 수술을 하고 있다.

사단법인 아시아희망나무(이사장 서정성)를 중심으로 꾸려진 ‘광주 봉사단’이 캄보디아 캄퐁스퓨주(州) 광주진료소에서 3박 5일 일정의 해외 의료·문화 봉사활동을 펼쳤다.

20일 아시아희망나무에 따르면 지난 16일부터 19일까지 진행된 이번 봉사활동에서 광주 의료진들은 안과와 내과, 소아청소년과, 치과 진료를 통해 총 203명의 현지 주민에게 의료 혜택을 제공했다. 이번 진료에서는 아시아희망나무에 기증된 엑스레이 장비가 처음 활용돼 흉부 엑스레이 촬영 등 다각적인 진료가 이뤄졌다.

올해 개원 12주년을 맞은 캄보디아 광주진료소는 지난 17일 기념식과 장학금 수여식을 시작으로 이틀간 진료와 교육, 문화 활동을 이어갔다.

진료에는 안과 서정성 이사장을 비롯해 내과 강주오 광주이주민건강센터 이사장, 소아과 정현경 도담소아청소년과 원장, 치과 안정민 광주이주민건강센터 운영위원·정읍시 보건소 공중보건의 등 의료진 10여 명이 참여했다.

안과 진료실 앞에는 먼 마을에서 온 주민들이 종일 줄을 이었다. 이번 봉사 기간에는 모두 7명이 백내장 수술을 받았다.

서정성 이사장은 “이 지역에는 안과 의사가 없기 때문에 안과질환이 있어도 그대로 지내는 주민이 많다”며 “대도시에서 수술받으려면 이동 시간과 비용이 많이 들기 때문에 광주 의료진이 온다는 소문을 듣고 멀리서 찾아온다”고 말했다. 이어 “12년 전만 해도 이곳에서 의사를 만나본 적이 있는 주민이 2.5% 정도밖에 안 됐는데, 지금은 20%에서 30%까지 올라가고 있는 등 진료소 운영 효과가 드러나는 것 같다”고 말했다.

내과 진료를 맡은 강주오 이사장은 “캄보디아에서는 의료보험 혜택이 충분하지 않기 때문에 감기 증상으로 병원에 가서 주사 한 번 맞아도 우리나라 돈으로 10만 원 이상이 나온다”며 “이 나라 국민의 최저임금이 월 30만 원 수준이라 상당히 큰 부담”이라고 설명했다.

소아청소년과에는 연신 콜록거리던 천스레이프(여·9)가 할머니 손을 잡고 차례를 기다렸다. 정현경 원장이 사탕과 캐릭터 인형을 건네며 말을 붙이자 굳어 있던 표정이 밝아졌고, 아이는 진료를 마친 뒤 인형과 스케치북을 품에 안고 웃으며 진료실을 나섰다.

지난 2013년부터 이곳을 찾은 정 원장은 “지난해 왔던 분들이 올해도 다시 찾아오고, 다음에는 언제 오느냐고 묻는다”며 “봉사하러 왔지만 현지 주민들과 함께 지내면서 오히려 더 많은 것을 얻어간다”고 뿌듯함을 전했다.

치과 진료실에서 환자를 보살핀 안정민 공중보건의는 “제약이 많은 환경에서 환자를 돌보려니 어려움도 있지만 이들을 도울 수 있어 보람차고 행복하다”고 웃어보였다.

광주 의료진이 한국으로 돌아간 뒤에도 진료소는 현지 의료진의 손으로 운영된다. 마으 보라(40) 의사와 와릭(여·27), 쏙컨(여·59) 간호사, 직원 다윈(여·23)씨 등이 진료소를 지키고 있다.

캄보디아 광주진료소 12주년 봉사활동에서는 진료뿐 아니라 응급처치 교육과 수의과 진료 등 다양한 재능 기부도 함께 이뤄졌다. 호남대학교 응급구조학과 이효철 교수와 학생들은 현지 학생 130명을 대상으로 심폐소생술과 자동심장충격기 사용법을 교육했다.

양하영 노아동물메디컬센터 대표원장과 전남대학교 수의과대학 서국현 명예교수 및 학생들은 인근 학교와 가정집, 마을 축사를 돌며 반려동물 및 가축의 건강 상태를 확인하고 예방접종을 실시했다.

캄보디아광주진료소에서 수의과 봉사단이 중성화 수술에 앞서 고양이의 건강상태를 살피고 있다.

이번 봉사 기간 광견병 예방접종 30건, 개 인플루엔자 예방접종 20건, 구충 32건, 고양이 중성화수술 5건이 이뤄졌으며 소 16마리와 돼지 6마리도 진료했다.

양하영 원장은 “주민과 동물이 함께 건강하게 살아갈 수 있는 환경을 만드는 것이 이번 봉사의 의미”라고 말했다.

서국현 명예교수는 “지난해까지 기증된 소 20마리 가운데 5마리가 죽었다는 이야기를 듣고, 올해는 건강검진을 통해 마르거나 폐사하는 원인을 확인하려 한다”며 “기부가 일회성으로 끝나지 않고 연속성 있게 이어질 수 있는 환경을 만들고자 한다”고 말했다.

한편, 캄보디아 광주진료소는 나눔과 연대의 5·18 정신을 계승해 의료 사각지대에 놓인 현지 주민들에게 실질적인 의료 혜택을 제공하기 위해 2014년 문을 열었다. 올해는 진료소 부설 문화센터와 게스트하우스도 마련돼 봉사단의 현지 거점이자 인근 학생들의 방과 후 활동 공간으로 활용되고 있다.

/글·사진 캄보디아 캄퐁스퓨=김진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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