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 좌측부터) 국민은행, 신한은행, 우리은행, 하나은행. 사진=각 행
시중은행이 청소년 마이데이터 서비스 도입을 본격화하고 있다.
마이데이터는 다양한 금융기관에 있는 금융정보를 통합 조회할 수 있는 서비스로 은행들은 청소년의 금융생활을 지원해 포용금융을 확대하는 한편, 잠재 고객을 선점하는 효과까지 노린다는 복안이다. 다만 청소년 마이데이터 관련 규정이 엄격한 만큼 서비스 차별화가 쉽지 않다는 점은 한계가 될 전망이다.
31일 업계에 따르면 주요 은행들은 너도나도 청소년 마이데이터 서비스를 뱅킹 앱에 탑재하는 방식을 선택하고 있다.
지난 26일 청소년 마이데이터 서비스를 도입한 국민은행은 KB스타뱅킹 앱에 있는 청소년 전용 서비스인 '지출홈'에 추가했다. 또 신한은행은 1월 말부터 신한 쏠(SOL) 앱에서 해당 서비스를 제공 중이다. 청소년 고객이 자산관리 탭을 누르면 마이데이터 서비스 화면으로 자동 연결되는 방식이다.
상반기 중 서비스 출시 예정인 하나·우리은행도 뱅킹 앱을 활용할 것으로 보인다.
청소년 마이데이터는 정부 정책의 일환이다. 지난 2024년 4월 금융위원회가 이용자 범위 확대를 골자로 한 '마이데이터 2.0 추진 방안'을 발표한 이래, 만 14세 이상 청소년은 법정대리인의 동의가 없이도 마이데이터 서비스에 가입할 수 있도록 법령이 개정됐다.
은행들이 이를 활용하는 건 우선 금융당국의 핵심 금융정책 기조 중 하나인 포용금융을 강화하기 위함이다. 금융 소외계층으로 분류되는 청소년의 서비스 접근성을 높여 건전한 경제 관념·습관 형성에 기여한다는 취지다.
청소년 고객은 은행들의 마이데이터 서비스로 △금융사별 계좌 내역 △체크카드, 직·선불카드 이용 내역 △직·선불전자지급수단(간편결제) 이용 내역 등을 통합 조회할 수 있다. 이를 바탕으로 용돈 기입장 없이 간편하게 지출을 관리할 수 있고 자신의 소비패턴도 분석할 수 있다.
금융권 관계자는 "청소년들이 (마이데이터로) 자신의 소비와 저축 흐름을 보다 쉽게 이해하고 관리할 수 있다는 점에서 금융교육 측면의 의미도 크다고 생각한다"며 "청소년 마이데이터는 단순한 금융서비스 확대를 넘어, 미래 세대가 올바른 금융 습관을 형성할 수 있도록 돕는 중요한 기반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청소년 마이데이터는 포용금융 관점 뿐만 아니라 10대 고객 선점에 유효한 전략으로도 기대를 받고 있는 모양새다. 은행 입장에서는 청소년 시절의 금융 경험이 주거래 은행 선택으로 이어지는 '락인(Lock-in) 효과'를 노릴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현재 국내 청소년 금융시장은 빠르게 확대되고 있지만 인터넷전문은행과 핀테크가 선점했다는 평가가 주를 이룬다. 이들은 편리한 가입과 이용은 물론, 급식표·시간표 등 생활 밀착형 서비스를 앞세워 10대 사이에서 인지도와 영향력을 빠르게 키웠다.
카카오뱅크의 경우 2020년 청소년용 선불전자지급수단 '카카오뱅크 미니(mini)'를 출시해 지난해 말 기준 가입자 수 275만명을 확보했다. 토스도 2021년 어린이·청소년 금융서비스 '틴즈'를 출시해 누적 가입자 300만명을 돌파했다.
시중은행이 청소년 고객에 관심을 늘리는 배경엔 이러한 인터넷은행·핀테크의 공세에 대응하고 잠재 고객 유치와 확보에 기여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감이 깔려 있다. 금융권 다른 관계자는 "마이데이터 서비스는 청소년이 자산관리에 새롭게 관심을 가지고 은행 앱을 이용하는 유인이 되고, 이후엔 락인 효과로 이어질 수 있다"고 말했다.
다만 청소년 마이데이터 서비스에 수집·활용 가능한 정보가 매우 한정적인 점은 한계가 될 것으로 보인다. 현행 신용정보업 감독규정상 만 19세 미만의 금융상품 정보는 예금성 상품과 직선불카드, 직선불전자지급수단만 수집·제공 가능하다. 신용정보도 본인 조회·분석 이외 목적으로 이용할 수 없다.
이에 시중은행도 계좌 조회, 소비 현황 분석 등을 지원하는 선에서 서비스를 제공하는 상황이다. 업계에선 인터넷은행·핀테크와의 경쟁이 치열한 가운데 서비스 차별화를 이루지 못한다면 고객 유치와 락인 효과도 제한적인 수준에 그칠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뉴스드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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