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권 민원분쟁 건수가 전년 대비 감소한 가운데, 시중은행과 인터넷전문은행의 흐름이 엇갈리고 있다.
홍콩 H지수 주가연계증권(ELS) 여파를 털어내면서 시중은행 민원은 급감한 반면, 인터넷전문은행은 비대면 거래와 금융사기 대응 과정에서 발생하는 민원을 중심으로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
23일 은행연합회에 따르면 지난해 5대 은행(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의 민원분쟁·소제기(중반복 제외) 건수는 625건으로 집계됐다. 전년(5092건) 대비 87.7% 감소한 수치다.
이는 지난 2024년 급증했던 홍콩 H지수 ELS 사태로 민원분쟁이 일시적으로 급증했던 데 따른 기저효과로 풀이된다. 실제 5대 은행의 민원 건수는 2023년 1169건에서 2024년 5092건으로 급증했다가, 1년 만에 다시 급락하는 흐름을 보였다.
은행별로는 대부분 큰 폭의 감소세를 나타냈다. KB국민은행은 166건으로 전년(1772건) 대비 90% 이상 줄었고, 신한은행(1513건→134건)과 하나은행(373건→62건)도 각각 90% 안팎 감소했다.
NH농협은행 역시 1371건에서 192건으로 86% 줄었지만, 건수 자체는 가장 많았다. 우리은행은 63건에서 71건으로 소폭 늘어 유일하게 증가세를 보였다.
반면 인터넷전문은행 3사(카카오뱅크·케이뱅크·토스뱅크)의 민원은 꾸준한 증가 흐름을 이어가고 있다. 민원 유형도 투자상품 손실 등 전통적인 분쟁과 달리, 비대면 거래 과정에서 발생하는 실무적 이슈가 중심이다.
카드 부정사용, 예금 중도해지, 지급정지 확인 및 해제 등과 관련된 민원이 대표적이다. 인터넷은행 3사의 민원 건수는 2021년 22건에서 2022년 25건, 2023년 32건, 2024년 72건으로 증가한 데 이어 지난해에는 100건을 웃돌았다.
특히 카카오뱅크의 증가세가 두드러진다. 다만 이는 금융사기를 막기 위한 대응 과정에서 발생한 민원이 상당 부분을 차지한다는 설명이다.
카카오뱅크 관계자는 “민원 증가는 보이스피싱 등 금융사기 피해를 막기 위한 지급정지 확인 및 해제 절차에서 발생한 건이 대다수”라며 “고객 수 대비 민원 건수는 은행권 내에서도 안정적으로 낮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은행권 전체 민원 규모는 줄어드는 흐름이지만, 민원 성격은 변화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금융감독원 집계 기준으로 여신 관련 민원이 33.3%로 여전히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한 가운데, 보이스피싱 관련 민원 비중이 20.1%까지 확대됐다.
은행권 관계자는 “홍콩 ELS 같은 대형 투자상품 이슈는 진정됐지만, 금리 불만 등에 따른 여신 민원과 금융사기 방지 과정에서 발생하는 지급정지 관련 민원은 꾸준히 발생하고 있다”며 “민원 규모는 줄었어도 유형은 보이스피싱 등 보다 일상적인 형태로 바뀌고 있다”고 말했다.
대한금융신문 이진희 기자 ljh@kbanker.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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