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인의 역량으로 이루는 성공을 넘어, 타인의 성공을 돕는 플랫폼을 만들 때 성공의 크기는 개인에서 사회로 확장된다.
[편집자 주]
우리는 오랫동안 성공을 개인의 능력과 성취로 평가해왔다. 하지만 한 사람이 풀 수 있는 문제의 크기에는 한계가 있고, AI가 개인의 지식과 역량을 빠르게 확장하는 시대에는 성공의 기준 역시 달라질 필요가 있다. 윤정구 교수는 성공을 역량·협동·협업이라는 세 층위로 나누고, 가장 큰 성공은 공동의 목적 아래 사람들의 역량을 연결해 ‘남들의 성공을 돕는 일에서 크게 성공하는 것’이라고 말한다. 개인의 성공을 넘어 함께 더 큰 성공을 만드는 것, 웰니스 리더십이 제시하는 새로운 성공의 기준이다.
역량에서 협동으로, 협동에서 협업으로
우리가 추구하는 성공의 층위는 결국 얼마나 가치 있고 거대한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가에 의해 결정된다. 난제의 크기가 클수록 해결 과정에서 창출되는 가치와 사회적 영향력 역시 커진다.
많은 사람이 성공을 개인의 성취라고 생각하지만 인간 사회의 성공은 홀로 완성되지 않는다. 성공의 크기를 결정하는 세 가지 기제가 있다. 개인의 역량(Competence), 상호이익을 위한 협동(Cooperation), 공동의 목적을 실현하는 협업(Collaboration)이다.
역량은 고도의 학습과 반복 훈련을 통해 개발한 독립적인 문제 해결 능력으로 개인의 인적자본을 형성한다. 주어진 문제를 혼자의 힘으로 돌파하는 힘이다.
협동은 공동의 이해관계를 표방하지만 본질적으로 참여자 각자의 이해관심을 충족시키기 위한 상호작용이다. 호혜성의 원칙 위에서 서로의 이익과 신뢰를 주고받지만, 자신에게 돌아오는 이득이 사라지면 협동할 이유 역시 약해진다는 한계가 있다.
반면 협업은 개인의 즉각적인 득실 계산을 넘어 공동의 상위 목적을 실현하기 위해 각자의 고유한 전문성을 융합하는 기제다. 개인의 몫을 먼저 계산하지 않고 공동의 성과를 만들어냄으로써 개인이 홀로 만들어낼 수 없는 거대한 사회적 자본을 창출한다.
개인적 성공과 관계적 성공의 한계
사회에 진입하거나 독립적인 전문가로 첫발을 내디딜 때 결정적인 것은 역량이다. 뛰어난 지능과 성실함으로 남들보다 탁월한 성과를 내는 것은 훌륭한 출발점이다. 하지만 한 개인의 역량만으로 풀 수 있는 난제의 크기에는 분명한 한계가 있다.
개인의 역량을 바탕으로 타인의 조력을 얻고 서로의 이익을 챙겨주며 신뢰를 주고받는 단계가 협동에 의한 관계적 성공이다. 흔히 ‘사회생활을 잘하는 사람’들이 이 단계에서 성공한다.
그러나 공동의 목적이 결여된 협동은 부서 간 장벽을 만드는 사일로 효과와 힘 있는 집단의 역량 독재를 낳을 수 있다. 이러한 내집단주의가 사회로 확장되면 학연·지연·직업적 특권 등을 매개로 서로의 이권을 지켜주는 폐쇄적 카르텔로 전락할 수도 있다.
개인의 역량도 뛰어나고 관계적 신뢰도 확보한 사람들 가운데 일부는 여기서 한 단계 더 나아간다. 바로 협업을 통한 ‘플랫폼 성공’이다.
남들의 성공을 돕는 플랫폼 성공
플랫폼 성공을 이루는 사람들은 사적 이해관계를 초월하는 공동의 존재목적을 정립하고, 그 문제를 해결할 핵심 인재들에게 절대적 환대를 베풀며 파트너십을 제안한다.
이들은 사교적 친교(Sociability) 자체를 목적으로 삼지 않는다. 공동의 과업을 수행하는 과정에서 사회적 결속(Associability)을 만들고 이를 거대한 사회적 자본으로 발전시킨다. 궁극적으로 타인의 성공을 돕는 운동장, 즉 플랫폼을 구축함으로써 개인의 성공을 사회적 성공으로 확장한다.
대표적인 사례가 리눅스와 깃을 창시한 리누스 토르발스다. 그는 자신의 코드를 독점하지 않고 전 세계 개발자들이 자유롭게 참여할 수 있는 개방형 협업 플랫폼을 구축해 오늘날 디지털 문명을 지탱하는 거대한 사회적 자본을 창출했다.
한국 역사에서는 세종대왕을 들 수 있다. 그는 백성의 소통과 번영이라는 공동의 존재목적 아래 장영실과 집현전 학사들의 전문성을 연결해 협업의 장을 열었다. 그 결과 훈민정음 창제와 과학기술 발전이라는 사회적 유산을 남겼다.
학전이라는 문화적 플랫폼을 만든 고(故) 김민기 선생과 진주에서 남성당한약방을 운영했던 김장하 선생 역시 자신의 성공을 넘어 다른 사람의 성장을 돕는 플랫폼을 만들어낸 사례다.
성공의 크기는 풀어내는 문제의 크기로 결정된다
인간의 성공은 홀로 완성될 수 없으며 결국 사람을 통해 찾아온다.
역량이라는 씨앗으로 출발해 신뢰를 바탕으로 타인과 손을 잡아야 하지만, 사적 이익을 주고받는 협동에 머물면 사일로와 카르텔의 덫에 빠질 수 있다. 진정한 성공의 거인들은 협업을 통해 협동을 완성한다.
공동의 존재목적을 중심으로 각자의 역량을 연결하고 타인의 성장을 돕는 플랫폼을 세울 때, 개인이 해결할 수 없었던 더 큰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 풀 수 있는 문제의 크기가 커지는 만큼 성공의 크기도 커진다.
역량에 기반한 성공이 개인적 성공이라면 협동에 기반한 성공은 관계적 성공이다. 그리고 협업에 기반한 플랫폼 성공은 사회적 유산을 남기는 성공이다. 개인의 역량에서 시작해 관계적 신뢰를 만들고, 이를 공동의 존재목적을 향한 협업으로 확장해야 한다.
결국 인간이 거둘 수 있는 성공의 크기는 얼마나 많은 것을 혼자 이루었느냐가 아니라 얼마나 많은 사람의 성공을 도울 수 있느냐에 의해 결정된다.
플랫폼 성공이란 ‘남들의 성공을 돕는 일에서 크게 성공하는 성공’이다.
오늘도 자신의 성공만을 좇는 데서 한 걸음 더 나아가, 남들의 성공을 돕는 일에서 ‘크게’ 성공하는 성공을 설계하고 꿈꿔보자.
윤정구 교수는 이화여자대학교 경영대학 명예교수로서 조직이론과 리더십을 연구하며 진성리더십과 목적경영을 중심으로 리더와 조직의 존재 이유를 탐구해왔다. 『복권사회의 정의』『진성리더십』, 『기업시민』『급진거북이: 진성리더의 변화전략』『황금수도꼭지: 목적경영이 이끄는 기적』등의 저서를 통해 한국 사회에 새로운 리더십의 방향을 제시하고 있다. 압축성장의 후유증으로 국민 대부분이 고기능 우울증을 진단받은 대한민국을 치유하는 웰니스 프로젝트인 <한방병원 프로젝트>를 수행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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