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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유명희 전 통상교섭본부장 “미·중·EU ‘디지털 삼국지’…중견국들이 규범 연결해야”[2026 경향포럼]

“혼자 하겠다며 나아가는 독립성(Independence)이 아니라, 상호의존성(Interdependence)을 전략적으로 관리하는 것이 앞으로의 (통상정책) 방향이라고 생각한다.”

유명희 전 통상교섭본부장 “미·중·EU ‘디지털 삼국지’…중견국들이 규범 연결해야”[2026 경향포럼]

강연

유명희 전 통상교섭본부장이 17일 <2026 경향포럼>에서 중견국들의 협력 확대를 통한 WTO 체제의 보완 필요성을 강조하고 있다. 정지윤 선임기자

“혼자 하겠다며 나아가는 독립성(Independence)이 아니라, 상호의존성(Interdependence)을 전략적으로 관리하는 것이 앞으로의 (통상정책) 방향이라고 생각한다.”

유명희 전 산업통상자원부 통상교섭본부장(고려대 국제대학원 특임교수)은 17일 서울 중구 롯데호텔에서 열린 <2026 경향포럼> 세션2에서 ‘기술 패권 경쟁과 글로벌 통상질서의 재편’을 주제로 강연하면서 이렇게 밝혔다. 그는 “개방성과 효율성을 기본으로 하되 복원력과 안보를 바탕으로 균형을 잘 맞춰가야 한다”고 말했다.

유 전 본부장은 현재 통상질서의 특징을 ‘턴베리 체제’와 미국·유럽연합(EU)·중국을 중심으로 한 산업정책 경쟁,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이후 더욱 부상한 지정학적 중심의 경제질서라고 진단했다. 그는 이런 질서 속에서 미국의 관세와 투자 유인 정책, 초크포인트(전략적 병목 지점)가 가져오는 공급망 리스크, 부재한 인공지능(AI) 공통 규범 등을 기술 패권 시대에 영향을 미치는 요소로 제시했다.

유 전 본부장은 “도널드 트럼프 1기와 달리 2기에 들어 중국은 미국의 수출 통제에 곧바로 맞대응 조치를 내고 있고, 그러한 시스템이 마련된 상태”라며 “우리나라를 포함한 모든 나라엔 미·중 간 언제든 작동 가능한 기술과 자원 중심의 이중 수출 통제가 공급망 리스크로 작동할 수 있다”고 말했다.

유 전 본부장은 미국과 EU, 중국이 각각 다른 AI 규범을 갖고 있는 상황을 “디지털 삼국지”라고 정의했다. 그는 “혁신 촉진과 책임 있는 거버넌스 사이의 균형이 중요하다”며 “이렇게 파편화된 상태에선 규범 간의 상호운용성을 확대하는 게 중요한 방향이라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그는 “유연성이 중요한 오늘날엔 WTO(세계무역기구) 체제론 한계가 있지만 이것을 보완하기 위해 양자, 소다자 협력을 확대하면서 여러 이슈를 보완해 나갈 필요가 있다”며 “특히 중견국들이 파편화된 규범을 연결하는 역할을 맡아 WTO 체제가 커버하지 못하는 신통상 분야 등에서 새로운 질서를 만들 필요가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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