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위원회가 중동 지역의 지정학적 긴장 지속에 따른 국내 산업계의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해 대규모 금융지원 대책을 가동했다. (일러스트=AI)
[위클리오늘=신하연 기자] 금융위원회가 중동 지역의 지정학적 긴장 지속에 따른 국내 산업계의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해 대규모 금융지원 대책을 가동했다.
이억원 금융위원장은 7일 정부서울청사에서 석유화학 및 정유업계 관계자들과 간담회를 열고, 원자재 수급 및 유동성 확보를 위한 정책 방향을 확정했다. 이번 회의는 중동 상황에 직접적인 영향을 받는 주요 업종을 대상으로 진행되는 릴레이 간담회의 첫 순서로, 기반 산업의 안정성을 선제적으로 확보하겠다는 취지다.
석유화학·정유산업의 전략적 중요성과 위기 상황
석유화학 및 정유산업은 원유 수급과 원가 구조가 중동 지역 공급망에 직결돼 이번 사태의 영향을 가장 먼저, 직접적으로 받는 분야다. 해당 산업은 자동차, 조선, 전자, 건설 등 국가 기간산업 전반에 기초 자재와 연료를 공급하는 핵심 기반산업으로 분류된다. 따라서 석유화학 산업의 위축은 실물경제 전반의 활력 저하와 생산 차질로 이어질 우려가 크다.
현재 관련 업계는 원가 상승과 유동성 부담 외에도 설비 가동 축소 등 복합적인 경영 위기에 직면했다. 특히 중국발 공급과잉으로 인해 산업 전반의 사업재편이 추진되는 상황에서 중동발 원자재 가격 급등은 기업들의 경영 부담을 더욱 심화시키는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유동성 공급 및 금융지원 체계 강화
정부는 피해 기업의 자금난 해소를 위해 정책금융과 민간금융을 합쳐 약 80조원 이상의 자금 지원 프로그램을 운영한다. 산업은행, 기업은행, 신용보증기금, 수출입은행 등 정책금융기관은 기존 20.3조원 규모였던 신규 자금 지원 프로그램을 24조3000억원으로 확대해 운영 중이다. 향후 추경안이 국회를 통과할 경우 지원 규모는 26조8000억원까지 늘어날 전망이다.
5대 금융지주를 포함한 민간 은행권에서도 53조원 이상의 자체 지원 방안을 마련했다. 이를 통해 중동 수출입 기업과 고유가·고환율 영향 업종, 협력업체 등에 신규 자금을 공급하고 기존 대출의 만기 연장 및 상환 유예를 지원한다.
실제로 3월 한 달간 약 10조7000억원 이상의 자금이 현장에 투입돼 유동성 애로 완화에 기여한 것으로 집계됐다.
P-CBO 차환 지원 및 산업 안정화 대책
회사채 발행을 통한 자금 조달을 돕기 위해 신용보증기금의 P-CBO 지원 방안도 개편됐다. 7일부터 중동 상황 피해 중소·중견기업이 최대 1년 이내에 만기가 도래하는 P-CBO를 차환할 경우, 상환 비율을 기존 10%에서 5%로 낮추고 후순위 인수 비율과 가산금리도 하향 조정한다.
이에 따라 1년 내 만기가 돌아오는 석유화학 기업의 P-CBO 발행 잔액 약 1700억원이 직접적인 혜택을 볼 것으로 예상된다.
출처=금융위원회 자료 재구성
또한, 국가적 차원의 원유 확보를 위해 한국석유공사의 유동성 확충 방안이 논의되고 있다. 산업은행과 수출입은행은 석유공사가 원유를 안정적으로 확보할 수 있도록 협업 지원 체계를 구축할 계획이다.
아울러 이달 중 조성이 완료되는 1조원 규모의 ‘기업구조혁신펀드 6호’를 통해 석유화학 등 6개 주력 산업의 사업재편과 재무구조 개선에 본격적인 투자가 이뤄질 예정이다.
이억원 금융위원장은 "중동 지역의 지정학적 긴장이 지속되면서 우리 경제 전반에 복합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다. 특히 석유화학 및 정유산업은 산업 생태계 전반에 영향을 미치는 기반산업"이라며 "산업계의 애로와 금융의 자금 공급 방향이 유기적으로 연계되어야 적시에 실효성 있는 정책이 만들어질 수 있다"고 강조했다.
간담회에 참석한 기업 관계자들은 사태 장기화 시 생산 중단 가능성을 우려하며 체계적인 위기 대응을 요청했다. 금융기관들은 긴밀한 모니터링을 통해 원자재 수급 및 외환 관련 장애 요인을 해소하는 데 최선을 다하기로 뜻을 모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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