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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위기는 깊고 전환의 시간은 짧다

대한민국 경제 발전의 신화를 써 내려온 산업 도시 울산이 구조적 성장 둔화와 인구 감소라는 엄중한 기로에 서 있다. 주력 업종의 고용 흡수력이 약화되고 미래 세대가 수도권으로 이탈하는 현상이 고착화되면서, 도시 전체의 기초체력이 저하되고 있다는 경고음이 도처에서 들려온다.

위기는 깊고 전환의 시간은 짧다

대한민국 경제 발전의 신화를 써 내려온 산업 도시 울산이 구조적 성장 둔화와 인구 감소라는 엄중한 기로에 서 있다. 주력 업종의 고용 흡수력이 약화되고 미래 세대가 수도권으로 이탈하는 현상이 고착화되면서, 도시 전체의 기초체력이 저하되고 있다는 경고음이 도처에서 들려온다. 창간 20주년을 맞이한 울산신문이 제시한 대전환의 과제는 단순한 구호성 시책이 아니다. 낡은 성장 문법을 타파하고 도시의 생태계를 근본적으로 재설계해야 하는 생존 지상과제다. 이 거대한 도전을 성공으로 이끌기 위해서는 행정과 정치권, 시민사회단체와 시민 모두가 하나의 공동 운명체로 결속해 전방위적 혁신에 나서야 한다.

지금 우리에게 시급한 것은 위기의 깊이에 대한 공통의 인식과 이를 정면으로 돌파하겠다는 통합된 연대 의식이다. 울산의 재도약은 결코 행정 관청의 지휘나 특정 주체의 분투만으로는 도달할 수 없다. 정책을 통과시키는 의회, 현장에서 이를 집행하는 행정 부서, 지역 사회의 민의를 대변하는 단체들, 그리고 삶의 터전을 지키는 주인공인 시민이 각자의 이해관계를 내려놓고 하나의 대오를 형성해야 한다. 갈등을 보듬고 에너지를 모으는 '대타협의 협의 구조'를 정착시키는 것이야말로 대전환을 완수하는 유일한 해법이다.

제일 먼저 변화의 모범을 보여야 할 주체는 지역 정치권과 공직사회다. 현재 울산의 의정 지형과 행정 환경은 상호 신뢰와 긴밀한 조율이 그 어느 때보다 긴요한 상황이다. 소모적인 대립이나 정파적 이익을 앞세운 발목잡기가 이어지면, 지역 발전을 가속할 대규모 국비 유치와 자치 법규 정비는 표류할 수밖에 없다. 시와 의회는 소모적 논쟁을 지양하고 민생 현안을 선제적으로 다룰 구조적 소통 창구를 상시 가동해야 한다.

행정 역시 공급자 중심의 경직된 태도에서 벗어나 과감하게 규제를 완화하고 유연한 거버넌스를 정착시켜 정책 실행의 속도감을 확보해야 한다. 이와 동시에 시민 사회와 직능 단체들의 자발적 동참과 민관 협치 체계의 혁신이 수반돼야 한다.

울산시는 올해 '2040 도시기본계획' 확정을 앞두고 공간 구조 개편과 장기 발전 방향 수립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도심의 균형 발전이나 핵심 인프라 구축 같은 거시적 설계는 밀어붙이기식 행정이 아닌, 구상 단계부터 민관이 머리를 맞대는 구조에서 출발해야 한다. 다양한 이해관계가 얽힌 의제일수록 주민들이 직접 의견을 개진하고 조율하는 열린 토론의 장을 체계화해야 마찰 비용을 줄일 수 있다. 노동·복지·환경 등 각계 시민단체들도 정책의 감시자를 넘어 울산의 미래를 공동으로 책임지는 협력적 동반자로서 실현 가능한 대안을 적극 제시해 주길 바란다.

경제적 측면의 체질 개선은 울산의 내일을 가름할 핵심 승부처다. 기존 전통 산업에만 매몰되지 않고 도심항공교통(UAM), 미래 수소 에너지, 이차전지 등 차세대 초격차 신산업의 토양을 단단히 다져야 한다. 대기업이 이끄는 친환경 기술 전환의 속도에 발맞춰, 생태계 하부를 지탱하는 영세 기업들이 소외되지 않도록 자금과 인프라를 전폭적으로 확충해야 한다. 이 신성장 동력이 양질의 청년 일자리로 연결되고, 교육과 정주 환경이 하나로 결합하는 '지역 인재 선순환 생태계'를 확립해야만 인구 감소의 악순환을 끊어낼 수 있다.

정주 여건의 매력을 높이는 일도 미룰 수 없는 과제다. 삭막한 회색 산단의 이미지를 탈피해 삶의 질을 보장하는 정주 여건을 조성해야 한다. 관 주도의 동원형 행사를 축소하고, 울산이 가진 생태·자연 자원과 고유의 역사적 자산을 바탕으로 시민들이 직접 기획하고 향유하는 독창적 로컬 브랜드 축제를 키워가야 한다. 시민의 삶 속에 문화적 풍요로움이 깃들 때 비로소 청년들이 머물고 싶고, 외지인이 찾아오는 활력 넘치는 도시로 거듭날 것이다.

울산대전환의 성패는 행정과 정치가 쥐고 있던 권한을 내려놓고, 주민과 기업, 사회단체가 책임을 고루 나누는 '실행형 통합 플랫폼'을 얼마나 조속히 안착시키느냐에 수렴된다. 우리에게 주어진 혁신의 골든타임은 그리 길지 않다. 지금은 사소한 차이를 두고 유예할 여유가 없다. 모든 주체가 울산의 생존을 책임진 연대자라는 각오로 힘을 모아야 한다.  울산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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