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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월세 내고 나면 월급 반밖에 안 남는데…맥주 한 잔에 2만 원이라는 파리 생활

열악한 교육환경에 항의하던 프랑스 학생 시위가 고물가와 공공서비스 불만을 만나 걷잡을 수 없는 폭력 사태로 번졌다. 파리 일부 지역에는 야간 통행금지가 내려졌고 이번 주말에도 대규모 시위가 예고됐다.

월세 내고 나면 월급 반밖에 안 남는데…맥주 한 잔에 2만 원이라는 파리 생활

클립아트코리아

열악한 교육환경에 항의하던 프랑스 학생 시위가 고물가와 공공서비스 불만을 만나 걷잡을 수 없는 폭력 사태로 번졌다. 파리 일부 지역에는 야간 통행금지가 내려졌고 이번 주말에도 대규모 시위가 예고됐다.

22일(현지시간) 로이터·AFP통신 등에 따르면 프랑스 내무부는 지난 17~18일 주말 시위에서 약 2400명이 체포되고 경찰관 약 1000명이 다쳤다고 밝혔다. 약탈과 방화로 최소 3000곳의 상점이 피해를 입었고 피해액은 수억유로에 이를 것으로 추산된다.

정부는 강경 대응에 나섰다. 세바스티앵 르코르뉘 총리는 19일 지역별 야간 통행금지 지침을 내렸다. 파리 경찰은 레퓌블리크 광장과 상업지구 레알 일대의 통행을 오후 11시부터 다음 날 오전 6시까지 막았다. 릴 등 북부 4개 도시는 오후 8시부터 통금을 시행했고 니스는 미성년자에 한해, 마르세유는 집회를 금지했다.

내무장관은 지난 20일 대테러 군 부대 병력을 주요 시설 경비에 투입한다고 밝혔고, 총리는 상황에 따라 통금을 추가 발령하겠다고 했다. 총리는 파리 전역 통금은 배제하면서도 국가비상사태 선포 가능성은 열어뒀다.

시위의 불씨는 교육환경이었다. 학생들이 시작한 시위에 물가 상승과 공공서비스 악화, 주거난에 불만을 가진 시민들이 합류하며 반정부 시위로 커졌다. 노란조끼는 24일 시위를, 주요 노동조합은 다음 달 5일 파업과 시위를 예고했다.

벨기에에서는 학생 시위가, 포르투갈에서는 생활비·주거비 항의 집회가 열리는 등 인접국으로 번지는 조짐도 보인다. 재정적자와 국채 금리 급등 우려까지 겹쳐 금융시장 불안도 커지고 있다.

파리 사는 취준생이 전한 현지 분위기

현지 분위기는 파리에서 6년째 사는 취업준비생 왕준경씨가 22일 MBC 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에 출연해 전했다. 프랑스에서 시위는 일상이지만 이번에는 고등학생에서 시작해 여러 계층이 합류했다는 점이 다르다는 설명이다.

통금은 일부 지역에 한정돼 일상에 큰 영향을 주지는 않는다. 다만 상점이 부서지고 자전거가 불타 도로가 막히는 영상을 본 시민들은 이번 주말 시위를 걱정하고 있다.

교육 현장에서는 교사가 병가를 내도 대체 교사가 없어 학생들이 교실에 앉아만 있는 사례가 뉴스로 전해졌다. 의료 인력도 인력과 근무환경 문제를 제기했고 9월에는 경찰관과 소방관이 처우 개선과 인력 확충을 요구하며 시위를 벌였다.

생활비 부담도 체감도가 높다. 왕씨가 사는 약 10평 원룸의 월세는 1000유로(방송 환산 약 150만원)로, 세후 월급이 2000유로라면 월세에만 절반 가까이 나가는 셈이다. 맥주 500cc 한 잔은 장소에 따라 한화 약 9000원이고 비싼 곳은 2만원에 가깝다.

대중교통 월 정기권 ‘나비고’는 2022년 75유로에서 현재 90유로를 조금 넘는 수준으로 올라 4년 새 20% 넘게 뛰었고, 내년에는 약 93유로로 오를 예정이라고 한다.

교육 현장의 불만으로 시작된 시위가 월세와 맥주 한 잔 값으로 상징되는 생활비 불만과 만나 폭력 사태로 번졌다. 24일 노란조끼 시위와 다음 달 5일 노조 파업을 앞두고 정부는 군 병력 투입과 통금 확대로 대응하고 있지만 사태가 가라앉을지는 불투명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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