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년 데이터센터 전력 수요 1050TWh 육박...원자력 선택 아닌 필수로
국내, 제11차 전기본 원전 비중 31.8% 상향...해외 원전 수주 기대감 높아져
원자력에 대한 필요성이 AI 시대 본격화로 높아진 가운데, 원자력 ETF도 각광받고 있다. 사진은 한국수력원자력 홈페이지의 원전돔 [사진=한국수력원자력]
친환경 발전 정책으로 밀려났던 원자력 에너지가 인공지능(AI) 붐으로 재조명되고 있다. 전력 수요 급증으로 인해 발전 분야의 '주역'으로 위상이 격상되고 있다.
22일 금융권에 따르면, 이러한 실물 경제의 구조적 변화가 우라늄 현물 시장의 수급 타이트닝과 맞물려 글로벌 및 국내 원자력 상장지수펀드(ETF) 시장으로의 강한 자금 유입을 촉발하고 있다.
국제에너지기구(IEA) 분석에 따르면 2026년 글로벌 데이터센터 전력 소비량은 1050TWh에 육박할 것으로 관측된다. 이는 데이터센터를 단일 국가로 가정할 경우 세계 5위 수준의 규모다. 특히 고성능 GPU가 밀집된 최신 AI 데이터센터의 단일 캐비닛 전력 소비량이 기존 대비 10배 이상 급증함에 따라, 24시간 안정적인 출력을 유지하는 원자력의 중요성이 절대적으로 높아졌다.
이에 대응해 메타, 아마존, 구글 등 글로벌 하이퍼스케일러들은 2026년 3월 기준 누적 745억달러(약 100조원)에 달하는 원자력 전력 구매 및 투자 계약을 체결하며 이른바 전력 사유화 단계에 진입했다.
국내에서도 제11차 전력수급기본계획에 따라 2038년 무탄소 전원 비중 70.0% 달성이 추진되면서 원자력은 자본시장 리레이팅의 선봉에 섰다.
이런 가운데, 상장 원자력 ETF 10종의 순자산은 2026년 연초 1조8551억원에서 4월 들어 3조6496억원으로 2배 가까이 증가했다.
국내 증권가에서는 대한민국 원자력 산업, 이른바 '팀 코리아'의 독보적인 글로벌 시장 내 수주 경쟁력에 대해 입체적인 분석을 내놓고 있다. 이민재 NH투자증권 연구원은 "미국 내 숙련된 원전 건설 인력의 부족으로 대형 원전의 독자적 건설이 불가능한 상황에서 한국의 실질적 참여가 필수적"이라고 진단했다.
ETF 구성과 선택시에는 우선 원자력 관련 기술을 보유한 대형주부터 시선이 모아지고 있다.
유재선 하나증권 연구원은 '두산에너빌리티 보고서'에서 미국 행정부의 전폭적인 지원과 연계된 대형 원전 및 소형모듈원전(SMR) 수주가 본격화될 국면에 진입했다고 분석했다. 황성현 유진투자증권 연구원 또한 글로벌 수주 모멘텀을 근거로 한전기술의 목표 주가를 20만원으로 상향 조정하며 시장의 확신을 뒷받침했다.
이 같은 산업 호조 속에서 ETF 시장 내 수익률은 자산운용사의 종목 구성 전략에 따라 차별화도 가능하다는 매력 또한 부각되고 있다.
이달 22일 기준 국내 주요 상장 원자력 ETF의 연초 이후 성과를 살펴보면, 신한자산운용의 'SOL 한국원자력SMR'과 삼성자산운용의 'KODEX 원자력SMR'이 각각 116.75%, 106.64%의 수익률을 시현한 바 있다.
한편 대형주 중심의 NH-Amundi자산운용 'HANARO 원자력iSelect'는 60.67%를 기록했다.
특히 미래에셋자산운용의 'TIGER 코리아원자력' ETF는 대형주 위주의 구성에서 탈피해 우리기술(9.9%), DL이앤씨(8.2%) 등 실질적인 부품 납품과 시공 능력을 갖춘 코스닥 중소형주를 적극 편입하는 전략을 취해 이달 22일 기준 연초 이후 141.75%의 수익률을 달성했다.
정의현 미래에셋자산운용 ETF운용본부장은 "미국의 AI 산업 병목을 해결할 현실적 대안은 한국의 원자력 공급망뿐이다"며, "글로벌 경쟁력을 갖춘 수출 밸류체인에 집중한 투자가 우수한 성과로 이어졌다"고 진단했다.
과거의 원자력이 비용 효율성은 높으나 위험한 선택지였다면, AI 시대의 원전은 국가의 기술 주권과 산업 경쟁력을 결정짓는 전략적 자산으로 떠오르고 있다. 자본 시장의 자금이 원자력 ETF로 집중되는 현상은 이에 대한 시장의 확신을 반영한다는 지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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