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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원/달러 1530원 돌파…전쟁 장기화 땐 1600원 가능성도

최근 반도체 투자심리 위축까지 겹치며 금융계정을 중심으로 달러 수요가 확대된 영향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전규연 하나증권 연구원은 "확전 불안감이 심화되면서 안전통화 선호가 강화되고, 외국인의 국내 주식...

원/달러 1530원 돌파…전쟁 장기화 땐 1600원 가능성도

중동 전쟁 여파로 환율이 금융위기 이후 최고 수준까지 치솟은 가운데 추가 상승과 되돌림 가능성이 동시에 제기된다. 사진은 31일 신한은행 본점 현황판에 환율이 표시되고 있다. 사진=신한은행 제공

[서울와이어=김민수 기자] 중동발 지정학적 리스크로 원/달러 환율이 금융위기 이후 최고 수준까지 치솟으면서 외환시장 불확실성이 커지고 있다. 전쟁 장기화 여부에 따라 환율이 추가 상승할 수 있다는 전망과 함께, 사태 완화 시 빠른 되돌림 가능성도 동시에 거론된다.

1일 금융권에 따르면 전날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장중 1536.5원까지 올라 2009년 3월10일 장중 고점인 1561.0원 이후 약 17년 만에 가장 높은 수준을 기록했다. 주요 6개국 통화 대비 달러 가치를 나타내는 달러인덱스가 오후 들어 하락세를 보였음에도 원/달러 환율 상승폭은 오히려 확대됐다. 달러인덱스는 전일 대비 0.041 내린 100.432 수준이었다.

이번 환율 급등의 직접적인 배경으로는 중동 전쟁에 따른 안전자산 선호 심리가 꼽힌다. 이란과 미국 간 협상 관련 보도가 엇갈리는 가운데 이스라엘 남부 산업단지와 쿠웨이트 전력·담수 시설 등 중동 지역 피해가 이어졌고, 예멘 후티 반군 개입과 호르무즈 해협 통제 우려까지 겹치며 글로벌 원유 공급 차질 가능성이 부각됐다. 이는 달러 수요 확대와 원화 약세로 이어졌다.

여기에 외국인 자금 이탈도 환율 상승을 부추긴 요인으로 지목된다. 전날 유가증권시장에서 외국인은 3조원 가까운 국내 주식을 순매도하며 원화 약세 압력을 키웠다. 최근 반도체 투자심리 위축까지 겹치며 금융계정을 중심으로 달러 수요가 확대된 영향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전규연 하나증권 연구원은 “확전 불안감이 심화되면서 안전통화 선호가 강화되고, 외국인의 국내 주식 매도까지 겹치며 환율 상승 압력이 확대됐다”고 진단했다.

달러 강세 흐름도 환율 상승의 또 다른 축이다. 국제유가 급등으로 인플레이션 우려가 다시 커지면서 미국 통화정책이 예상보다 긴축적으로 유지될 수 있다는 전망이 달러 강세를 지지했고, 이는 원/달러 환율 상승으로 이어졌다.

김유미 키움증권 연구원은 “중동 전쟁 장기화 우려로 안전자산 수요가 확대되며 달러 강세가 지속되고 있다”며 “외국인 자금 유출이 동반되면서 환율 상승 압력이 더욱 커졌다”고 분석했다.

다만 최근 원화 약세는 단순한 대외 변수만으로 설명하기 어렵다는 시각도 있다. 주요 통화 대비 원화 절하 폭이 상대적으로 크게 나타나는 가운데, 외국인의 국내 주식 매도 확대 등 금융계정 요인이 환율 상승을 더 자극하고 있다는 것이다. 경상수지를 통한 달러 유동성은 비교적 견조하지만 금융시장에서의 자금 유출이 원화 약세를 키우고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전날 환율 상승세는 당국 발언 이후 더욱 가팔라지는 모습도 나타냈다. 신현송 한국은행 총재 후보자가 “현재 환율 레벨 자체에 큰 의미를 부여하지 않는다”고 밝힌 뒤 원화 약세가 더 뚜렷해졌기 때문이다. 시장에서는 이를 당국의 적극적인 환율 방어 의지가 약한 것으로 해석하는 분위기도 형성됐다. 이후 한국은행은 시장 심리와 쏠림 현상이 뚜렷해지고 다른 통화와 괴리가 심해질 경우 대응하겠다는 취지의 메시지를 내며 진화에 나섰다.

그럼에도 현재 환율 수준을 과거 외환위기나 글로벌 금융위기와 같은 구조적 위기로 보기는 어렵다는 평가가 우세하다. 당시와 달리 외환보유액, 경상수지, 대외건전성 지표가 비교적 안정적인 수준을 유지하고 있어서다. 전 연구원도 현재의 1500원대 환율은 구조적 위기라기보다 전쟁에 따른 일시적 충격과 원화 절하의 결과로 접근할 필요가 있다고 봤다.

향후 환율 흐름은 전쟁과 국제유가, 외국인 수급에 좌우될 전망이다. 단기적으로는 상승 압력이 우세하다는 분석이 나온다.

박형중 우리은행 이코노미스트는 “고유가 상황이 진정되지 않을 경우 환율 상단이 추가로 열릴 수 있다”며 “현재와 같은 지정학적 리스크와 에너지 가격 상승 흐름이 이어진다면 1600원 수준까지 상승 가능성도 배제하기 어렵다”고 내다봤다.

다만 전쟁 리스크가 완화될 경우 환율이 빠르게 안정될 수 있다는 전망도 함께 나온다. 지정학적 불안이 진정되고 국제유가 상승세가 꺾이면 안전자산 선호와 달러 강세가 동시에 완화될 수 있어서다. 최근 누적된 강달러 포지션과 위험회피 심리가 되돌려질 경우 환율도 하향 안정 흐름을 보일 가능성이 있다는 분석이다.

박상현 iM증권 연구원은 “이란 사태가 진정되고 유가가 안정되지 않는 한 환율 하향 안정은 쉽지 않다”며 “결국 고유가 흐름이 환율 방향을 좌우하는 장세가 이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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