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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웅웅" 드론 소리 감지...크랜베리, 영상 사각 메운 '청각 지능'

한화비전이나 엑시스처럼 전용 반도체(SoC)를 활용하는 대신, 엣지 AI 소프트웨어 아키텍처를 활용하는 구조다. 이 대표는 "모든 데이터를 서버로 보내지 않고 현장에서 1차 분석을 한 뒤 필요한 메타 데이터만...

"웅웅" 드론 소리 감지...크랜베리, 영상 사각 메운 '청각 지능'

이은혜 크랜베리 대표가 PTZ 카메라와 음향 감지 장비가 결합된 멀티모달 시스템의 원리를 설명하는 모습.(사진=디일렉)

감시카메라(CCTV)에는 사각지대가 있다. 화재 현장의 경우 연기가 카메라 시야를 가리면 내부 상황 파악이 어렵다. 영상만으론 운동장 구석에 모여 있는 학생들의 괴롭힘 여부도 판단하기 쉽지 않다. 여기에 소리를 더하면? 가령 "펑"하는 폭발음이나, "살려주세요"라는 구조 요청, 일반적인 대화 데시벨을 넘는 고함 등이 포착된다면 사고 인지율은 비약적으로 높아진다.

지난 13일 구로 사무실에서 만난 크랜베리 이은혜 대표는 10여 년간 CCTV를 판매하며 영상 분석 중심 물리 보안의 한계를 체감했다고 회고했다.

이 대표는 "조명, 사각지대, 원거리, 가림 현상 등으로 영상만으로 놓치는 상황이 많다"며 "카메라 수는 중요하지 않다. 중요한 건 사건을 더 빨리 정확하게 아는 것"이라고 말했다. 음향과 영상을 동시 분석하는 멀티모달 기능은 사후 대응 위주인 CCTV 한계를 메울 핵심 기술이라며, 크랜베리의 '엣지 사운드 AI 솔루션'을 설명했다.

◇ 데이터가 곧 실력...400만 음원 자산 확보

엣지 사운드 AI 솔루션의 핵심 기술은 'MMVSA(Multi-Modal Video&Sound Analysis)'와 'WLSA(Weakly Labeled Sound Analysis)·AST(Audio Spectrogram Transformer)' 등 두 가지다. 기존 음향 분석이 단일 음원의 주파수 특성에 의존했다면, MMVSA는 소리와 영상 데이터를 고차원 벡터로 변환해 실시간으로 통합 분석한다.

특히 크로스 어탠션(Cross attention) 알고리즘으로 이벤트 맥락을 파악해 단순 소음과 실제 위급 상황을 구분할 수 있도록 했다. 여기에 일부 데이터만으로 전체 데이터 패턴을 스스로 학습하는 'WLSA'와 시간에 따라 바뀌는 소리 특성과 주파수 패턴을 분석하는 AST 모델을 더했다. 이은혜 대표는 "MMVSA가 융합 판단 엔진이라면, WLSA·AST는 소리를 이해하는 음향 지능"이라고 설명했다.

이 대표는 "현재 약 400만건의 음원 데이터를 확보했다"고 밝혔다. 음원 데이터는 멀티모달 기능을 고도화하는 핵심 자산이다.

크랜베리는 스마트시티(방범), 국방, 헬스케어, 산업 시설물 등 도메인별로 특화된 '맞춤형 음원' 확보에 주력하고 있다. 실험실 데이터와 현장 데이터 간 괴리가 크기 때문이다.

이 대표는 "야간 골목길은 비명, 무인 주차장은 차량 충돌음에 더 집중해야 한다"며 "CCTV 설치 환경이 저마다 다르기에 각 수요처에 실질적인 도움이 되려면 세밀한 튜닝이 필수"라고 했다.

◇ 방산으로 사업 확장...소리로 '드론' 탐지

최근 회사가 공을 들이는 분야는 국방이다. 군은 드론을 영상으로 감지하기 전, 특유의 날갯짓 소리를 먼저 인지할 수 있는지 크랜베리 측에 문의한 것으로 전해진다. 크랜베리는 이러한 니즈를 반영, 소리만으로 총기 기종을 분류하는 특허를 냈다.

현장 밀착형 데이터를 쌓기 위해 지자체 실증 사업에도 적극적이다. 이달 부천시, 사천시, 장성군, 장수군 등에 조달청 혁신제품 공급 사업을 수주한 것 역시 멀티모달 고도화 일환 중 하나다.

크랜베리의 음향 분석은 엣지단에서 이뤄진다. 한화비전이나 엑시스처럼 전용 반도체(SoC)를 활용하는 대신, 엣지 AI 소프트웨어 아키텍처를 활용하는 구조다.

이 대표는 "모든 데이터를 서버로 보내지 않고 현장에서 1차 분석을 한 뒤 필요한 메타 데이터만 전송한다"며 "이렇게 하면 지연 시간과 네트워크 비용을 줄이되, 실시간 대응력은 높일 수 있다"고 설명했다. 다만 특수 목적용 36배 줌 PTZ(Pan-Tilt-Zoom) 카메라, 음향 인식 장비 등은 직접 제조·생산한다.

이은혜 크랜베리 대표가 구로 사무실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사진=디일렉)

◇ 2029년 IPO 추진...올해 매출 2배 목표

해외 진출 계획을 얘기할 때에는 영업 출신답게 실리를 추구하는 면모가 묻어났다. 이 대표는 "해외용 제품을 미리 개발하기보다, 파트너와 최적화 과정을 논의해 즉각 협업 가능한 곳부터 공략 중"이라고 말했다. 판매 환경이 조성된 시장에 우선 집중해 리소스 낭비를 막겠다는 것이다. 실제로 태국과 말레이시아에는 샘플 공급을 마쳤다.

크랜베리의 궁극적인 지향점은 '재난 안전 플랫폼'이다. 이를 위해 영상·음향 결합 모델을 넘어 열, 진동, 환경 데이터까지 아우르는 멀티 센서 구축을 염두하고 있다고 이 대표는 전했다. 그는 "사람이 접근하기 어려운 대규모 발전소나 산업 시설물에서 미세한 이상 징후를 예측하는 시스템에 대한 수요가 높아지고 있다"면서 "로봇이나 휴머노이드가 발달하는 피지컬 AI 시대에 크랜베리의 음원 분석 기술이 하나의 표준이 되길 바란다"고 강조했다.

시장조사기관 마켓앤마켓에 따르면, 글로벌 지능형 영상 분석 시장 규모는 2023년 83억달러(약 12조2400억원)에서 2028년 226억달러(약 33조3500억원) 규모로 성장할 전망이다.

지난해 크랜베리 매출은 53억원이다. 2024년(25억원)보다 112% 증가했다. AI 안전 보안 수요 증가와 멀티모달 확장 전략이 맞물린 결과다. 회사는 올해 목표로 전년 대비 2배 성장과 투자 유치를 제시했다. 2029년 코스닥 시장 기업공개(IPO)도 추진한다.

이 대표는 "물리 보안 시장은 단순 녹화, 사후 확인에서 실시간 상황 인지 중심으로 전환되고 있다"며 "관제 자동화와 엣지 기반 처리 수요가 확대되는 흐름 속에서 위험 인지 전문 기업으로 입지를 강화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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